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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삶의 터전 바다 생태계 파괴하는 투기를 멈춰라”
도쿄와 일본 국회 앞에서 울려퍼진 한·일 시민들의 함성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투기 중단을 위한 한일시민도보행진이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서 1600km의 대장정을 마쳤다. 오염수 방류가 예고된 6월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출발하여 이날 도쿄 일본 국회 앞에 이르기까지 장장 86일간의 행진이었다.
행진단에 참여한 정영훈 촛불완성연대 상임대표(시인)가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글을 시민언론 민들레에 보내왔다.
1. 서(序)
후쿠시마의 ‘도쿄전력’ 방사능 오염수(후쿠시마 지역 원전이지만 실제로는 도쿄전력의 원전임) 방류 중지를 위한 한일시민도보행진이 시작된 것은 지난 6월 18일이었다. 그 오염수 방류가 예고된 중대한 시기에 이원영교수(전 수원대, 국토미래연구소장,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장)를 중심으로 ‘방사능 오염수 방류중지 한일시민도보행진’이 꾸려진 것이다.
한일시민도보행진은,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앞에서 출발하여 부산까지 500여km,그리고 배로 바다를 건넌 후 시모노세키에서 도쿄 국회 앞까지 1100여km, 모두 1600여km를 86일간 걸어서 9월 11일에 마무리 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실행되었다. 핵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주요 인사들과, 하루평균 20km를 2일 이상 함께 걸은 시민들의 메시지를 기록해서 책(서간문집)으로 만들어 도쿄의 일본 국회의사당 등에 전달하고자 준비되었다. 한국 최고품질의 한지와 일본 최고품질의 먹을 구해서 한일시민공동행동의 취지를 살리고자 했다. 그리고 그 사본을 일본내각, 한국의 정부와 국회에도 전달키로 했다. 그리고 그 모든 여정은 SNS를 통해 지구촌 주민들께 공유했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행진 때뿐 아니라, 일본에서의 도보 행진에 재일동포 2세, 3세를 포함한 수 많은 일본인들이 함께했다. 그분들은 일본의 귀한 의인들이다. 전체적으로 민주, 정의의 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미약한 것으로 보이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그분들은 참으로 훌륭한 분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
2. 9.11. 오후 2시 신바시역 광장
드디어 9월 11일 오후 2시, 10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부터, 기차로만 3시간 이상 걸리는 후쿠시마를 위시한 전국 곳곳에서 핵오염수 방류 중지의 뜻을 가진 일본 시민들 수백 명이 신바시역 광장에 몰려들었다. 어떤 분들은 하루 전에 도쿄에 와서 행진을 하고, 근처에서 숙박한 후 행사에 참석했다.
9월 11일 신바시역 행진 전 집회.
한국에서는 필자(촛불혁명완성연대 대표, 촛불행동 운영위원), 최자영 교수(현재 외국어대 등에서 강의. 촛불혁명완성연대 공동대표), 김정미 선생(전 교사, 촛불혁명완성연대 위원), 조상호(전 세종시 부시장, 새로운생각연구소장), 차윤화(도보행진일지 영어 번역)님 등이 참석했다. 위 5인은 한국인이 주도한 <방사능오염수 방류 중지 한일시민 도보행진>의 최종적 도쿄 행사에 한국인들이 빠지면 안되겠기에 5박 6일 또는 3박 4일로 어려운 걸음을 했다.
평상시에 없었던 규모의 시민들이 각종 현수막과 깃발, 피켓, 몸자보를 준비하여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모여들자 일본 경찰들이 당황하여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본 시민단체 운동을 이끄는 기무라 마사히데 상의 사회로 여러 사람의 소개와 인사말이 있었다. 이원영 교수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일본정부는 엄청난 판단착오를 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일을 국민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저질렀다. 민주국가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부가 잘못하고 있을 때는 국민이 직접 바로잡아야 한다. 이제 가서 바로잡자."
주로 우리 말을 일본어로 통역해 주고, 일부 일본말을 우리 말로 통역해 주신 분 중에 타카시 니시다상이 있다. 그는 재일동포들이 많은 동네에서 살면서 한국인들과 가깝게 되었고, 이태원 참사에서 일본인 친구를 잃었다고 한다. 더탐사의 일본어 번역일도 함께 하고 있다. 통역일을 주로 하는 재일동포 3세 김민화씨도 수고를 많이 했다. 그는 공부를 많이 했고, 한국과 일본의 정세와 속성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한국인 이원영 교수가 앞장서 많은 일본 시민들을 이끌어 함께 일본의 핵오염수방류 중단을 위한 대규모 행진과 행사를 하게 된 상황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행진 출발 전 기념사진(가운데 이원영 교수, 그 왼쪽 조상호 소장, 맨 왼쪽이 필자)
3. 행진, 도쿄전력 앞
집회 및 행진은 일부러 신고하지 않았다 한다. 신고하면 오히려 차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집회를 하고 행진을 하니 명색이 민주국가를 표방하는 일본의 경찰은 그것을 제지하지 못했다. 대신 행진 중 구호나 마이크 사용은 안 하는 것으로 협의되었다. 그러나 행진 때마다 외치는 의분에 찬 시민들의 함성을 막을 수는 없었다. 구호를 외치지 말라는 경찰의 경고가 한동안 있었지만, 구호는 계속되었다. “호사노 오센스이오 우미니 나가스나!(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마!) 호사노 오센스이오 우미니 스테루나!(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마!) 코도모가 아부나이 오센스이오 나가스나!(아이들이 위험하다, 오염수를 버리지마!)...“
일행은 도쿄전력 회사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미리 연락을 받은 듯 도쿄전력의 담당직원이 나와 한일 도보행진단의 항의문을 접수하였다. 대표단이 항의문을 엄중하게 읽어내려가는 동안 도코전력 직원은 죄인처럼 정중하게 서 있었다.
4. 일본 국회에서의 역사적 행사
마침내 행진단이 국회 앞에 도착했다. 수백 명의 시민들이 그 앞 인도에 길게 늘어섰다. 일본 시민단체 대표는 그냥 거기서 행진단이 할 말을 하고, 중위원의장실에 가서 준비한 것을 전달하되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일 국회측 입장을 수용하고자 했다. 이원영 교수는 사람들이 다니는 협소한 길에서 그렇게 할 수 없다, 바로 앞 국회건물 안쪽으로 넓은 공간이 있으니, 거기에서 공개적으로 행진단의 입장을 발표하고, 중의원의장에게 준비한 것들을 시민대중 앞에서 공식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해달라, 그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원영 교수의 주장이 국회의 실무자와 입회한 의원에게 일부 받아들여졌다. 절충안으로 국회의원회관 건물 안의 사민당 부당수이자 참의원 의원인 오오츠바키 유코 의원실로 가서 의원 입회하에 국회의장 보좌(청원과)에게 공식적인 전달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시민운동가의 한 분인 구와노 야스오상이 일본 국회에 바라는 일본시민단체와 이원영 교수 공동 작성의 긴 진정서를 끝까지 읽었다. 중의원 의장을 대리하여 중의원 의장 보좌가 청원서를 받았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시민들 수백 명의 강력하고 정중한 주장이 담긴 서한문집 세 권을 보여주고, 그 서한문집과, 행진단의 86일간의 활동기록을 앨범화한 USB를 담은 상자를 전달했다.
일본 중의원에 진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이어서 최자영 교수와 필자 등이 공동으로 작성 추진하여 수백 개 한국 시민단체와 기관들이 연서명한 한국시민선언문을 구와노상이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낭독했다. 그는 그 많은 한국의 시민단체명을 일일이 일본어로 소리를 내어 읽었다. 이원영 교수의 네트워크 '생명탈핵실크로드' 다음에 '참여연대'를 쓴 것은 일본인들에게도 알려진 단체임을 고려한 것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행진에 적극 결합하고 소통한 촛불혁명완성연대, 촛불행동 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Korean Catholic Federationfor Justice),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국어민회총연맹, 노무현재단, 다른백년, 민생경제연구소/안진걸TV, 향린교회, 민족작가연합, 전국참교육동지회, 예수살기,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수백여 단체와 기관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 이름까지 모두 읽는 데 10분이상 걸렸다. 한글 원문을 함께 담은 선언문을 필자가 한국시민을 대표하여 일본 국회에 전달했다. 그 요지와 전문은 본 기사 뒤에 싣는다.
5. 경제산업성 앞(카슈미가세키역)에서의 일본시민 집회
일본 시민들은 한일도보행진 마지막 날에 맞춰 한일 공동의 행진과 집회를 계획하고 준비했다. 이원영 교수와도 잘 아는 쿠로다 상을 비롯한 후쿠시마 주민들은 그 일정에 보조를 맞추어 9월 6일부터 주요 장소를 매일 20km씩 걸어서 도쿄에 도착했다 한다. 그들은 경제산업성앞으로 이동하여 집회를 이어갔다.
역시 이원영교수가 주 발언자로 나와 원전과 핵오염수의 문제를 학술적으로 이야기하고, 시민운동적 해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본의 주요 시민단체 인사들,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해 보상 대책 변호사, 사민당 국회의원 등이 다양하게 참석하여 발언과 연설을 두시간 넘게 이어갔다.
한국인들이 소수여서 한국말 통역이 되지 않아 무슨 말씀들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옆에 있던 김민화 씨를 통해 일부 이야기를 들었다. 후쿠시마 주민은 원전 사고로 생업을 박탈당하고 교토로 피난한 이야기를 했다. 소송은 100명 이상이 참여하여 일단10월 말까지 진행된다 한다. 쿠슈지역 참의원의 이름은 우연찮게도 ‘후쿠시마 미즈호’였다. 그 참의원은 한일 공동행동의 중요성을 말했다. 사람들을 깨우치고 시민들의 활동을 의회 활동에 활용하겠다 했다. 국회에서 원전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원전을 20년 주기로 점검하여 노후 원전 제로화(영구 가동 중지)를 추진하겠다, 도쿄전력을 매일 방문하여 보고를 받고 정확한 데이터를 요구하겠다 한다.
경제산업성앞 집회 모습. 후쿠시마 미즈호 의원이 연설하고 있다.
한편, 필자로서는 시민운동이나 대규모 집회가 활발하지 않은 일본의 상황을 느낄수 있는 면도 있었다. 이원영 교수가 한일 도보행진단을 꾸려서 함께 당당하게 치고 나가 일본 시민사회를 흔들어놓아 평상시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행동하게 했지만,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산업성 앞 집회 참석 중 놀라운 만남이 있었다. 그때 필자는 부인이기도 한 김정미 선생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왠 젊은 여자분이 “혹시 한국인이세요?” 하고 물어 왔다. 그렇다고 하고 이야기를 나눠 보니, 그분은 한국에서 여러 일을 하다가 수년 전쯤 그 주변 건물에 있는 한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 중이라 했다. 오늘 우리 집회가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퇴근 길에 정문으로 나와 참석하고자 했더니, 회사에서 집회하는 곳 쪽으로 나가지 못하게 통제를 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뒷문쪽으로 나가 돌아서 왔다 한다. 일본은 그런 식으로 은밀히 내부적 통제를 하기 때문에 집회나 시위가 확산되기 어렵다 한다. 그리고, 일본인들은 취업이 힘들고 월급도 적어서 주택 대출 등 갚고 나면 근근히 생활하기 빠듯한 상황이라 다른 사회적 문제 등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 그래서 일본인들 대다수는 남의 일이나 사회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그 문제 관련 서로 의견을 나눈 바, 유럽처럼 기본 생활 복지가 안되기 때문에 생계에 급급하게 된다는 데 공감했다. 거기에 언론에서 거의 문제제기를 안하기 때문에 그 경향은 더욱 심해진다, 교육을 통해서 사고력을 길러 주는 것도 아니라서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김민화 씨는 나라를 벗어나기 어려운 섬나라의 특성상 본성적으로 국가 권력의 억압에 대한 두려움이 클 수 있다는 점도 말했다. 나는 유교와 같은 정신 가치가 중시된 우리나라 역사와 달리 오랫동안 사무라이가 세상을 지배했기 때문에 신민(臣民)적 특성을 갖게 된 면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는 것을 말했다. 우리로서 정말 걱정되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 일본식의 정책을 펴서 한국 시민들을 일본 시민들처럼 만들려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6. 히비야 도서관에서의 보고 및 강연, 한국시민선언 발표
저녁 7시부터 히비야 도서관에서 한일 도보 행진 보고 및 강연, 질의응답, 토론의 자리가 마련 되었다. 그 자리는 얼마간의 입장료를 내고 참석하는 자리였다. 한국인 5명과 일본 시민들 약 60여 명이 모였다.
그 행사 전체의 내용은 일본의 한 유튜버가 영상에 담았다.
이원영 교수는 그동안의 생명탈핵실크로드 행진에서 만난 달라이라마, 바르톨로메오스 정교회 세계총대주교님의 말씀에 따라 한국과 일본 원전 문제 해결에 더욱 노력하게 되었음을 말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이 후쿠시마의 도쿄전력 원전 사고 이후 민주적 토론을 거쳐 국민투표로 원전을 폐기하기로 하거나, 지은 원전도 가동을하지 않는 결정을 한 사례를 들어 진정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날 마지막 행사는 핵오염수 방류 중단 한국 시민 선언 발표였다. 일본 국회에 전달한 선언문을 수십 명의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선언문은 “한국민의 대다수는 후쿠시마 핵오염수(독극물) 방류를 적극 반대한다. 한국 국민들의 의사를 백안시하는 한·미·일 3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로 시작한다. 그리고, “일본뿐 아니라 한국 윤석열 정부 자체의 비민주성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고 지적한다. “파렴치한 민낯을 들이미는 일본과 미국은 식민지배의 구태를 잇는 독선의 파시스트이며, 이를 옹호하는 윤석열 정부는 반국가적 꼭두각시 호구이다”라고 신랄하게 말한다.
또한 “유사 과학공화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으로서의 한국은 ‘비과학적인 과학’의이름으로 민의가 짓밟힐 수 없”음을 주장한다. 일본은 “세계 각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구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바다의 생태환경을 오염시키는 방향으로 이기적이며 침략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단언한다. “오염수 방류는 30년으로도 끝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 “해양 오염 방지 의무를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약 192조, 194조, 207조 위반, 핵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한 런던협약 위반 범죄, 전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 방사능 방류의 테러”임도 분명히 한다. 작성 주체인 IAEA조차 보고서의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표명한 그 보고서를 ‘과학’이라 우기고 방류를 감행하는 일본 정부, 그 일본 정부를 편드는 미국과, 민의를 전면 부정하는 한국의 독재 정부에 맞서서 한국 시민은 궐기한다고 밝힌다. 끝으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국체와 자유, 민주, 독립을 지키고, 인류 공영의 생존권 수호를 위해, 핵오염수 방류를 중단 시킬 때까지 치열하고 줄기차게 싸워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7. 마무리
방사능 오염수 방류 저지 한일 시민도보행진은 9.11.밤 한일 양국의 민주주의와 정의, 생명 탈핵, 평화 체제 구축에 대한 다짐과 친목의 시간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내렸다.
행사를 모두 마친 후 행진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밤 늦은 시간에도 많은 이들이 끝까지 남아 있다.
<핵오염수 방류 중단 한국 시민 선언>
(Declaration of Korean Citizens)
‘방사능오염수 방류중지 한일 시민 도보행진’에 이은 지속 투쟁을 위하여
한국민의 대다수는 후쿠시마 핵오염수(독극물) 방류를 적극 반대한다. 한국 국민들의 의사를 백안시하는 한·미·일 3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2011.3.11.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만인 2023.8.24. 일본이 그 사고에 의한 핵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 캠프데이비드 한·미· 일 모임(2023.8.18.)과 그 직후 감행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즈음하여, 일본 수상 기시다는 “한국의 도움이 컸다”(JTBC News, 2023.8.24.), “윤석열에 대한 고마움을 배려하여 방류를 늦춘 것이다”[요미우리(読賣)신문, 2023.8.23./고발뉴스, 2023.8.23] 등 취지의 발언을 했다.
기시다의 발언은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한국을 한국 국민이 아니라 대통령 윤석열의 것으로 보는 것이다. 기시다의 눈에 방류를 반대하는 절대 다수 한국국민은 존재하지 않는 허깨비에 불과하다. 한국은 민초의 뜻이 우선하는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윤석열의 뜻대로 지배되는 독재국가인 것이 된다.
둘째, 기시다는 일본이 “윤석열의 도움 없이도”, 주변국에 미치는 환경오염에 대한 어떤 배려도 없이, 언제라도 마음대로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수 있다는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 윤석열 정부 자체의 비민주성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과 북한은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를 범죄로 규정하고나섰으나, 미국은 ‘과학’이라는 구실로 방류를 옹호하고 나섰다. 검증조차 부실하여허술하기 짝이 없는, 이른바 ‘과학’아닌 ‘과학’의 이름으로 주변국의 반대를 묵살하였다. 파렴치한 민낯을 들이미는 일본과 미국은 식민지배의 구태를 잇는 독선의 파시스트이며, 이를 옹호하는 윤석열 정부는 반국가적 꼭두각시 호구이다. 애초에 ‘과학’은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 불완전, 과도기적 지식에 불과하다. 하물며 진정한 의미의 ‘과학’도 아닌 유사 ‘과학’은 사이비이며 사기이다. 유사 과학공화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으로서의 한국은 ‘비과학적인 과학’의 이름으로 민의가 짓밟힐 수 없다.
어설픈 ‘과학’의 이름으로 한국민의 민의를 짓밟는 미·일 양국은 20세기 초(1905) 은밀하게 가쓰라-태프트 조약(1905.7.29.)을 체결한 제국주의 미·일의 재판(再版)이다. 그때 일본과 미국이 필리핀과 한국을 먹이로 두고 침탈할 공간을 분할했다. 그 조약이 체결되기 이미 10년 전(1894) 일본은, 일제 침략에 항거하는 조선의 동학농민을 진압 학살했는데, 그 학살은 일본군과 한국 관군의 합작품이었다.
그때 관군의 역할을 윤석열 정권이 저지르고 있다. 2018년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자문기구인 ‘ALPS 소위원회’에서 오염수 처리의 5가지 방안(해양방출/수증기방출/수소방출/지하매설/지층주입)이 제시되었고, 일본 시민사회는 고체화방안도 제시했으나 일본 정부는 해양투기를 결정(2021)했다. 세계 각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구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바다의 생태환경을 오염시키는 방향으로 이기적이며 침략적인 결정을 내렸다.
기시다와 윤석열은 부실한 IAEA 보고서를 짐짓 과학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IAEA는 적정한 ALPS(다핵종제거설비. 원 뜻은 선진적 액체처리기) 성능검증을 하지 않았고 방사성 물질의 생물학적 농축에 대한 문제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거액 의뢰에 따른 용역 결과물로서의 IAEA 보고서는 무책임하게도 그 표지에 “보고서 내용에 따른 어떤 파생적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를 명기했다.
현재까지 발생한 약 135만 톤의 오염수를 향후 30년간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재도 매일같이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녹아버린 핵연료봉을 수습하는 것 또한 잘 진행되고 있지 않으므로 앞으로 오염수는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30년으로도 끝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을 일본 자신이 자백했다. 일본 핵오염수 방류는 해양 오염 방지 의무를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약 192조, 194조, 207조 위반이다. 또한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한 런던협약(1975년 발효, 1993.11. 저준위 방사성 물질 포함 모든 방사성 폐기물 해양투기 금지)을 위반하는 범죄 행위이며, 전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 방사능 방류의 테러이다. 작성 주체인 IAEA조차 보고서 내용에 대해 숫제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그 보고서를 ‘과학’이라 우기고 이기적으로 핵오염수(독극물) 방류를 감행하는 일본 정부, 그 일본 정부에 편승한 미국과 이른바 ‘과학’을 앞세워 민의를 저버리는 한국의 독재 정부에 맞서서, 한국 시민은 궐기한다.
‘핵오염수 방류 중지’ 현수막과 몸자보를 널리 보이고 외치며, 수많은 한일 시민들과 함께 지난 86일 동안, 광화문 이순신 장군상 앞에서 도쿄 국회앞까지 장장1600km를 걸어간 ‘방사능오염수 방류중지 한일 시민 도보행진’(단장 이원영 교수)의 대장정에 아낌없는 지지와 동참의 마음을 보낸다. 우리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국체와 자유, 민주, 독립을 지키고, 인류 공영의 생존권 수호를 위해, 핵오염수 방류를 중단시킬 때까지 치열하고 줄기차게 싸워나갈 것이다
2023. 9.11.
핵오염수 방류 중단 한국 시민 선언 참가 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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