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철통같이 굳게 믿었던 신념이 어느 순간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험들을 하곤 한다. 이는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강력한 체계인 과학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뉴튼의 만유인력은 그야말로 우주의 원리를 정밀하고도 엄밀하게 설명해준다고 굳게 믿었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그 신념을 깨트려버렸다. 뻔히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도 있는 확실한 '물질'이 사실은 존재할 수도 있고 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그래서 확률적으로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양자역학은 또 어떤가.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과학이 더 발전하면 아마 이러한 양자역학도 새로운 이론에 의해 흘러간 원리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하물며 과학이 이럴진대, 욕망을 위해서 온갖 의심과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현대 사회야 말로 하면 무엇하겠는가. 기껏 계란판의 재료가 될 종이 쪼가리에 찍혀있는 잉크의 문양이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앵무새처럼 지저귀는 TV 아나운서의 입에서 나오는 공기의 진동을 도대체 뭘로 믿는단 말인가. 내가 진짜라고 믿는 것은 어디까지가 진짜인 것일까? 굳이 철학자 데카르트까지 꺼내지 않더라도 의심하지 않으면 인간의 자격 요건이 약간 빠지는 것은 아닐까. '의심'은 사실 힘든 과정이다. 원래 가지고 있는 사고 틀에서 옆으로 비껴가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고, 항상 최적화를 추구하는 우리의 게으른 뇌는 새로운 일을 하기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 때 뇌가 우리를 설득하는 가장 좋은 논리는 "저거 음모론이야'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더 이상 생각을 할 필요도, 의심을 할 필요도 없고 그냥 편안해진다.
그래서 이 게으른 뇌를 질타하는 차원에서 나 혼자만의 음모론을 되씹어 보고 싶다. 21세기 들어 유난히 난무하는 음모론을 나 혼자만의 상상으로 뇌를 달래본다. 아래에 나오는 이야기는 전혀 근거도 없고, 과학적 사실이 뒷받침되지도 않는 나 혼자만의 상상에 불과한 허구이기 때문에 진실 여부를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재미 삼아 지껄여 보는 것 뿐이다.
1. 천안함 사건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북한 소행에 의한 폭침'인듯 하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이 침몰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가죽 잠바를 입고 침몰 현장을 찾아 "내가 배 만들어봐서 아는데 이건 폭침이 아니다'라고 했기 때문이다. 물론 달이 바뀌고 지방 선거가 다가오자 갑자기 북한 소행으로 바뀐 것은 우연에 불과했을 것이다. 이외에도 희생자 추모식에서 미군 장교가 '정례적인 한미 훈련 중 발생한 사고'였다는 인터뷰나, 북한제라고 꺼내온 며칠 만에 몇십년치 녹이 쓸어 버린 어뢰 잔해나 그 잔해에 '1번'이라고 모나미 잉크로 써진 글씨, 또는 동해에서나 서식하는 가리비 종패가 미사일추진체에 붙어 있는 기 현상, TNT 250Kg의 폭파로 배가 두 동강 나는 와중에도 깨지지 않았던 형광등이나 폭심 바로 위에 있었으면서도 고막 이상이나 관절 골절 당한 수병 하나 없는 상황은 뭐 덤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아주 개인적인 망상으로 천안함은 북한에 의한 폭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2. 박근혜 당선
사실 워낙 박빙인 게임이어서 어느 쪽이 이기든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게임(?)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선거를 치르는 정부의 대빵이 거짓이라곤 전혀 할 줄 모르는 이.명.박이었다는 것이다. 4대강이다 자원 외교다 방위산업이다 하면서 탕진한 돈이 수백조원에 이르는데 그 중에 어찌어찌 길을 잃은 눈먼 돈이 일부라도 만약 자신의 해외 계좌나 혹은 자식의 소유로 되어 있는 계좌에 저절로 찾아들어와 있는 경우라면, 새로 바뀌는 정부에 의해 오해(?) 받기 딱 좋은 일 아니겠는가. 내가 만약 이명박이라면 이러한 오해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써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그걸 빌미로 후계 정권과 딜을 할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에 걸친 전국 각 투표소 단위별 여론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서 만약 투표 결과를 조작하더라도 의심할 수 없을 정도의 비율로 조절할 것이다. 당연히 개표기도 새로 마련하고, 그 개표기를 조작하는 컴퓨터도 새걸로 다 맞춘 다음 조작 가능한 통신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외부 통신 포트를 반드시 사양에 넣도록 하지 싶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그 새 노트북들은 계속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서둘러 처분해버리지 싶다. 이 세상 누구보다 스스로 정직하다고 자부하는 이명박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내가 만약 이명박이었으면 그랬을 수도 있겠다 싶다는 뜻이다. 물론 거래 상대방에게 '나의 노력'의 결과물임을 보여주기 위해 51.6 이라는 숫자가 필요했을 수도 있지 않았겠나 싶기도 하다.
3. 론스타 사건
이미 잊혀진 사건 축에 드는 건이지만 사실 아직도 끝난 사건은 아니다. 론스타가 제기한 국제분쟁소송(ISDS)에 우리 정부가 패해서 배상금을 물게 됐고, 근 3천억원 가량의 배상금을 물어야 하는데 그 잘난 한동훈 장관께서 되지도 않을 항소를 하겠다고 우기는 바람에 지금 현재 추가적인 이자 배상액만 100억 넘게 불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 사건은 미국 텍사스에 근거지를 둔 론스타의 이름을 빌려 우리나라 모피아들과 검은 머리 외국인, 그리고 고위 정치인들이 국민 돈을 네바다이한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엉터리 같은 승인 절차와 일부러 패소하여 국민 세금으로 마지막 한방울 까지도 챙겨주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싶을 정도다. 문제의 발단이 된 외환은행을 이명박의 친구인 김승휴가 회장으로 있던 하나은행이 흡수해서 마무리 지은 건 덤. 그때 한탕씩 해쳐먹었던 모피아들은 여전히 잘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역시 국민 돈 빼쳐먹는게 표시도 안나고 제일 안전하면서도 잡짤하다 싶다.
4. 세월호 사건
사건 발생 10년이 다 돼가는데도 여전히 사고의 개요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모양이다. 바꾸어 말하면 사건을 밝힐 수 없다는 뜻일 것이다. 저절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고'가 아닌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그 배의 주인이 양우회라는 국정원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거나, 사건 초기 사람들 눈을 돌리기 위해 국정원이 나서서 몇날 며칠을 아무 연관도 없던 구원파와 유병언에게 눈길을 쏠리게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 급히 해경 레이더 데이터 조작 등 세월호 항로 조작을 시도하였던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그 때문에 당시 세월호 항로 관련 자료들은 이리 저리 몇번이나 바뀌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사고 조사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필요했던 세월호의 쌍둥이배였던 오마나호는 두달도 채 안된 그해 6월에 경매에 부쳐 저 멀리 베트남으로 팔아버렸다. 세월호가 침몰은 하되, 인명 희생없이 승객과 승무원을 다 구할 수만 있었다면 정권은 정권대로 믿음직한 국민들의 등대가 되어 지지율이 치솟고, 양우회는 양우회 대로 보험회사 두꺼비에게 '헌 배 줄게 새 배 다오''하는 식의 윈윈 결과가 될 수도 있었지 않았겠나 싶었지만, 밤새 뭔 지랄을 했는지 늦잠 자던 어떤 여자 때문에 일이 꼬여버렸던 건 아니었나 싶은 의심이 있다.
5. 이건희 사망
이건희는 공식적으로 2020년 10월 25일에 죽었다고 한다. 물론 나는 개인적으로 그가 2014년 5월 16일 오전 10시 경에 사망했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는 그날 이건희 사망과 관련한 속보가 오전에 돌았다가 오후에 돌연 사라졌던 것도 있고, 또 이건희가 삼성병원에 입원한 이후로 죽을 때까지 근 7년 동안 공식적으로 면회를 한 사람이 직속 가족(와이프와 자식)외에는 최지성 비서실장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삼성은 예전 공채 시절에 신입사원 연수를 하면 에버랜드 뒷산에 묻혀있는 창업자 이병철회장의 묘를 일일이 참배시킬 정도로 예의(?0에 충실한 기업인데, 감히 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이 쓰러져 있는데 사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고위 임원놈들이 회장님 병실 앞에서 무릎꿇고 울면서 기도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는게 말이 안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회장님이 2014년에 진짜로 돌아가셨더라면 이재용은 당시에 상속세를 제대로 낸 다는 가정하에 지금처럼 삼성전자를 위시한 삼성그룹을 지배할 수 없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참 얼마나 다행인가, 비록 말 한마디 못하고 가족과 비서실장 외 누구 한명의 문병도 받지 않다가 상속과 승계가 완성되니까 딱! 죽어주는 그 아빠의 배려가.
덤으로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건희 회장의 공식 사망일인 2020년 10월 25일은 음력으로 9월 9일이고, 음력 9월 9일은 중양절이라 하여 떠돌이 귀신들에게 밥 차려주는 제삿날이기도 하다. 즉, 2014년 5월 16일에 죽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그날 자식놈의 새끼가 제사를 지내주지 않는다면 귀신은 굶을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불쌍한 귀신들에게 제삿밥 차려주는 날이 바로 음력 9월 9일이고, 2020년의 경우에는 양력으로 10월 25일이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제 9월 9일에 제사를 지내주기만 하면 진짜 제삿날은 아니지만 젯밥을 얻어 먹을 수 있으니 이 어찌 복이 아니리오. 하필 이 날짜를 정한 그 자식의 배려가 참 눈물나게 효성스럽지 않은가.
위에서 말했다시피 이 내용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고, 진실도 아닐 뿐더러 그저 나 혼자만의 망상에 불과하다. 그러니 이헛소리들이 옳다 그르다 따지기 전에 저런 이상한 생각을 하는 놈도 있구나...하고 재미로 봐주면 되지 싶다. 하도 이상한 부부 년놈이 이상한 짓만 하고 다니는 꼴을 보다 보니 뭐 재밌는 이야깃 거리 없나 싶어서 주절주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