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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대소동
올해 초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Instagram)을 인수했을 때 페이스북은 한 때는 독립적이었던 이 사진 서비스의 충성스러운 사용자들을 위해 무엇인가 크게 한 건 할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렇기는 커녕 페이스북은 12월에 인스타그램의 프라이버시 정책을 업데이트해 사용자들에게 아무런 보상도 없이 광고를 위해 사진과 개인정보를 사용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당연히 커뮤니티의 격렬한 반발이 뒤따랐다. 인스타그램은 이들을 설득하려 노력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인스타그램 서비스의 순수함이 사라져 버렸다.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의 쥐 죽은 듯한 출시
소니는 5인치 터치화면, 쿼드코어(Quad-core) 프로세서, 후면 터치 패널, 가정용 게임기의 경험을 재현하는 듀얼 썸스틱(Thumbstick)이 탑재된 자사의 최신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비타'(PlayStation Vita)에 올인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의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게임업체의 지원도 넉넉치 않은 상황이다. 닌텐도(Nintendo)의 3DS처럼 가격을 인하하면 판매량인 증가하겠지만 소니는 이미 올해에는 가격인하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플레이스테이션 비타는 뛰어난 하드웨어 사양에도 불구하고 '느린 출발'이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MS, 윈도우 폰 7 사용자를 외면하다
윈도우 폰 8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단말기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야심작이다. 윈도우 폰 8은 윈도우 8과 커널을 공유하기 때문에 앱 개발과 포팅(Porting)이 용이하다. 또한 키즈 코너(Kid's Corner), 증강현실 카메라 앱, 엑스박스 뮤직 지원, 스카이드라이브와의 연동 등 뛰어난 기능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윈도우 폰 8 이전의 단말기에는 이런 업그레이드가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윈도우 폰 7 사용자들은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없다. 대신 아마 내년 초 즈음에 출시될 윈도우 폰 7.8에 만족해야 한다.
구글 TV의 부질없는 지배권 다툼
구글 TV가 일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 스마트 폰 TV 플랫폼에는 구글 플레이(Google Play)를 통해 영화와 쇼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기능, 완전히 새로워진 프로그래밍 지침,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대형 화면으로 유튜브 비디오를 재생할 수 있는 기능 등 필수적인 기능이 탑재돼 있다. 하지만 구글 CEO 에릭 슈미트가 '2012년 중반까지 구글 TV가 새로운 TV 시장의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비친 탓에 올해의 '실패작'으로 기억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은 좀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블랙베리 10의 감감 무소식
간간이 비보만 들려올 뿐 블랙베리의 제조사 RIM(Research In Motion)은 2012년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기업은 새로운 주력 제품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지난 6월에는 블랙베리 10의 출시를 2013년 초로 연기하기도 했다. RIM은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자사의 운영체제를 더욱 완벽하게 다듬고 연휴기간 동안의 불필요한 과다 경쟁을 피하기 위해 출시 일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RIM이 시간을 끌수록 블랙베리의 존재감과 시장 점유율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새로운 OS는 최소한 유려한 외양을 자랑한다. 어쩌면 RIM은 단지 '극적인 컴백'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윈도우 8의 밋밋한 출시
희소식부터 시작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 출시 첫 달에 4,000만 개의 라이선스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전반적인 PC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Surface) 태블릿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윈도우 8 태블릿의 판매량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한다. 게다가 시장에서 윈도우 8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노트북-태블릿 하이브리드 제품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윈도우 8의 실패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첫 조짐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애플의 길 잃은 지도 서비스
애플은 iOS 6에서 새롭게 개발한 자사의 지도 앱으로 구글의 데이터 및 서비스를 대체하면서 자사의 웹 사이트를 통해 '가장 아름다운 지도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정확하지 않은 지도 데이터와 왜곡된 이미지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하면서 애플의 자랑은 한낱 환상에 불과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사실, 반발이 너무 거센 나머지 애플의 CEO 팀 쿡은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하고 상황을 해결할 때까지 사용할 대안을 제시했다. 애플의 웹 이트에 게시되었던 해당 앱에 대한 자화자찬도 조용히 사라졌다. 이런! 애플이 경쟁 제품을 추천하다니! 스티브 잡스가 저승에서 통탄할 일이다.
페이스북의 IPO 대실패
페이스북의 주식 공개는 최근 IT 업계의 IPO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사건이었지만 단 몇 개월 만에 주가는 반 토막이 났고 최근에야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소셜 네트워크가 10억 명의 사용자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2013년 자사 모바일 제품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 하겠지만 올해 언론과 재무 분석가들이 내놓은 의견이 그리 쉽게 잊혀지지는 않을 것이다.
루미아 920 퓨어뷰의 카메라 소동
출시 2개월 전에 루미아 920 스마트폰을 발표한 노키아는 경쟁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탈환하기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던 퓨어뷰의 카메라 기술 관련 광고 비디오와 사진이 가짜로 판명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들 비디오와 사진이 노키아의 스마트폰이 아니라 전문적인 사진작가와 다른 카메라가 동원돼 촬영된 것이다. 해당 기업은 신속하게 자사의 실수에 대해 사과했지만 해당 카메라의 실제 뛰어난 성능을 감안할 때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지각색의 보안 침입
웹 서비스가 해킹 당하는 일이 더 이상 놀랄 뉴스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데이터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기업의 무능력함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해자포스(Zappos)는 2,100만 개의 기록을 지켜내지 못했고 링크드(Linked)의 암호 650만 개가 해쉬 처리되어 온라인 상에 공개됐다. 이하모니(eHarmony)는 150만 개의 사용자 기록을 도난 당했다. 비록 모든 데이터가 암호화돼 있기는 했지만 일반적인 것들은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다. 따라서 암호(password)를 'password'라고 지정해 두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야후 CEO의 추문
야후가 많은 사람들이 걱정할 만큼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 CEO였던 스콧 톰슨의 이력 조작 증거가 공개되면서 재기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게 됐다. 결국 톰슨은 사임했지만 야후에겐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것 같다. 야후는 구글의 전 경영진이자 제품 지향적인 마리사 메이어를 CEO로 임명하면서 그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스코의 우중충한 클라우드 라우터
일반 사용자용 인터넷 라우터는 IT 업계에서 그리 큰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올 여름 시스코가 자사의 '클라우드 커넥트'(Cloud Connect) 서비스를 지나치게 열성적으로 홍보하면서 이런 관행이 깨졌다. 펌웨어(Firmware)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사용자들에게 자동으로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라우터 설정에 대한 손쉬운 원격 접속을 허용한다. 문제는 시스코가 서비스 조건에 사용자의 사용 이력 기록과 성인물 시청, 저작권이 존재하는 파일의 배포 금지 등을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반발로 인해 시스코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자사의 서비스 조건을 변경했으며 기존의 펌웨어로 되돌리는 명확한 방법을 제공해야 했다.
업그레이드 약속 저버린 모토롤라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현재 구글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위한 업그레이드를 시의 적절하게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이 기업은 올해 자사의 몇몇 스마트폰에 대해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Gingerbread)에서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e Cream Sandwich)로의 업그레이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을 삼을 꺼리는 있다. 안드로이드 4.1 젤리빈(Jelly Bean)을 구동할 수 있거나 구동하는 신형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100달러를 지원받는다는 것이다.
SOPA와 PIPA
올해 미국의 상원과 하위 의원들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바로 인터넷 전체를 적으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저작권 침해가 의심되는 웹 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인 SOPA와 PIPA를 비준하는 과정에서 양원은 구글과 위키피디아 등 자사의 사이트에 대한 검열에 맹렬히 항의하는 기업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그러자 해당 법안의 지지자들이 갑자기 지지를 철회했다. 이것은 인터넷의 자유의 승리이자 엄격한 해적단속 조치가 취해지기를 바랬던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대실패라 할 수 있다.
매스 이펙트 3(Mass Effect 3)의 분노를 부르는 엔딩
비디오 게임 매스 이펙트 3은 시리즈 전반에 걸쳐 사용자들이 내린 결정을 반영해 웅장한 결말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용자들의 행동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시시한 제멋대로의 결말이 제공됐고 이에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해당 시리즈의 개발사인 바이오웨어(Bioware)는 추가 엔딩으로 사용자들을 달래려 했지만 사용자들의 분노는 이미 극에 달했다. 결국 바이오웨어와 게임 공급업체인 EA(Electronic Arts)의 명성에 금이 갔고 대작 게임의 대명사였던 해당 시리즈의 명성에도 먹칠을 하게 되었다.
울트라북의 실패
2011년 중반 인텔이 울트라북의 개념을 도입할 당시만 해도 그 포부는 매우 컸다. 인텔은 2012년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노트북의 40%가 울트라북일 것이라고 장담했다. 비록 인텔이 공식적인 수치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그리고 인텔이 40% 목표치를 달성했다 하더라도 이것은 초박형 경량의 정의를 왜곡한 상대적으로 '뚱뚱한' 제품의 판매량 덕분일 것이다. 이런 것들은 애플의 맥북에어와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
온라이브(OnLive)의 갑작스러운 붕괴
원격 서버로부터 고급 게임을 스트림(Stream) 서비스 하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미래의 게임 서비스로 자리잡을 전망이지만, 지금 당장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온라이브 역시 같은 문제를 겪었으며 올해 초 다른 업체가 인수해 창업자와 상당 수 직원을 정리해고 하면서 부활하게 됐다. 현재 어쌔신 크리드 3(Assassin's Creed 3)와 보더랜드 2(Borderlands 2) 등의 새로운 대작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한 때 촉망되던 게임마저 정체된 상태여서 새로운 게임의 전망은 더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온라이브 게임 서비스가 건재하기는 하지만 최근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사업의 약점이 노출돼 클라우드 게임 개념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됐다.
안드로이드에 반격당한 MS '윈도우 폰' 광고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폰 7.5에 대한 자신감으로 무장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매장 방문자들은 자신의 휴대폰으로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여 윈도우 폰을 사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을 이길 경우에 100달러(약 10만7,000원)의 상금을 거머쥘 수 있었다. 물론 이 시합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유리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한 블로거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을 이겨쏙 해당 매장이 상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얼굴에 먹칠을 하게 되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사과하고 상황을 바로잡았지만 해당 이벤트가 처음부터 조작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드러나게 됐다.
룰즈섹(Lulzsec)의 흥망성쇠
해커 집단 룰즈 시큐리티(Lulz Security)는 해킹에 관한한 명성이 자자했지만 당국이 해당 집단의 리더로 알려진 사람을 체포하자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비밀리에 체포된 헥터 자비에르 몬슈는 해커집단 내부에서 붕괴를 조장하는 밀고자로 활동했다. 이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두자.
넥서스 Q, 아무도 원치 않는 미디어 스트리머
구글은 자사의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잘 생긴 금속 재질의 구형 물체를 넥서스 Q라고 소개했다. 음질 향상을 위한 앰프가 내장된 단순한 미디어 스트리머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셋톱 기기들보다 훨씬 비싼 300달러라는 가격을 매겨놓고도 유튜브, 구글 플레이 뮤직(Google Play Music), 구글 플레이 비디오(Google Play Video) 콘텐츠만 지원한다. 구글이 I/O 참석자들에게 이 기기를 무료로 제공하기는 했지만 행사장을 벗어난 곳에서 제한적인 기능만 지원하는 비싼 미디어 스트리머를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구글은 넥서스 Q의 출시를 무기한 연기하고 사전 예약한 몇몇에게만 해당 기기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접한 마지막 소식이다.
http://www.itworld.co.kr/slideshow/79491/%E2%80%98IT+%EA%B1%B0%EC%9D%B8%EB%93%A4%EC%9D%B4+%EC%89%AC%EC%89%AC%ED%95%98%EB%8A%94%E2%80%99+2012%EB%85%84+%EA%B0%80%EC%9E%A5+%EC%B0%B8%ED%98%B9%ED%95%9C+%EC%8B%A4%ED%8C%A8%EB%8B%B4+20%EC%84%A0?slide=20#slideshow_anc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