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홀트 메스너의 약력입니다.
“1944년 이탈리아 남티롤 출생
어린 시절부터 돌로미테 산군을 오르고 등반을 익혔다.
20대에는 알프스를 500회 이상 등반했다.
1970년 낭가파르밧 등정을 시작으로, 1986년 10월 16일 로체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16년에
걸쳐 인류 최초 히말라야 8,000미터 14좌 완등이라는 신화를 이루어냈다.
특히 1978년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을 해냈고, 8,000미터급
봉을 단독 등반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는 히말라야 고봉 등반에서, 대규모 원정대를
조직하는 종래의 방식에서 벗어나 한두 명이 장비를 직접 짊어지고 올라가는 독특한 알파인
스타일을 개척했다. 또한 단순히 고봉을 오르기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가장 어려운 루트를
선택했다. …… ”
스위스의 의사이자 히말라야를 체험한 등반가인 에르와르 위스 뒤낭은 높이 7,500미터가 넘
는 곳을 ‘죽음의 지대’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6,000미터 고소에서 적응할 수 있다. 그러나 7,000미터를 넘으면 고도 적응이 어려
워진다. 이 고도에서는 적응한다 해도 그 시간이 제한된다. 휴식을 취해도 이미 소비한 에너지
를 넉넉히 보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순응 한계를 어느 정도까지 높일 수는 있겠으나 그것도
그다지 기대하기 어렵다.
고도 7000미터에 이르면 처음에 목이 아프다가 대수롭지 않던 염증이 악화되며 궤양이 일어
난다. 동상은 유기조직에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한층 어려운 고비에 이른다. 심장이 적응할 수
없게 되어 팽창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며 비타민 부족으로 식욕을 잃는다. 이처럼 생리학적으
로 자기의 한계를 벗어난 높은 곳에 지나치치게 오래 머무는 자는 결국 ‘하얀 죽음’의 제물이
된다.”
라인홀트 메스너에게서의 등반에 대한 정의입니다.
등반은 – 어떤 가능성
등반은 – 모험
등반은 – 적극적인 자연 체험
등반은 – 유희이면서도 창조적인 스포츠
등반은 – 존재를 인식하는 행위
등반은 – 죽음과 맞서서 얻는 깨달음
등반은 - ‘천국’에서 ‘지상’으로 옮아감
등반은 - ‘차안’과 ‘피안’을 얻는 다리
등반은 – 높은 의식세계에 대한 탐구
등반은 – 하나의 가능성
“그동안 나는 등반가로서 해보지 않은 일이 거의 없다. 마음먹었던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냈
다. 낭가 파르밧에서는 동생을 잃었고, 한밤중에 매킨리 꼭대기에 서기도 했다. 등반 따위는
집어치워야겠다고 나 역시 몇 번이나 생각했는지 모른다. 등반 – 그것은 정말 병일까?”
그는 정상에 서거나 어떤 성과를 얻는 일에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산에 오르는가?’
하고 의문하며,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죽음의 지대』를 썼다고 합니다.
오이겐 기도 람머의 다음과 같은 말에 메스너도 동의합니다.
“요즘에 산에 가면 전보다 훨씬 아슬아슬한 극한 상황까지 나 스스로를 몰아세운다. 그런데
미리 말해두지만, 죽어도 좋다는 기분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반대로, 바로 그러
한 순간에 나의 내부의 가장 깊은 곳에서 악착같이 살아야겠다는 강렬한 힘이 솟아오르는 것
을 경험하고 싶기 때문이다.”
메스너의 정상에 대한 의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정상에 서고 싶어 한다. 그 정상이란 반드시 산의 꼭대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
니다. 하나의 종점이자 모든 것이 모여드는 곳, 소재가 생성하고 그 모습을 바꾸는 지점이라는
뜻이다. 이 지점은, 적어도 상징적인 의미에서, 세계가 ‘무’로 바뀌는 곳으로서 모든 것이 완결
되는 끝이며 마력이나 자력처럼 나를 끌어당기는 지점이다”
그는 가끔 8,000미터 봉우리에 그대로 눌러앉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합니다. 등반의 본래 뜻은
정상에 머무는 일이 아닐까? 겨우 도망쳐 나온 세계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는 람머가 통속 알피니즘의 새로운 파벌을 만들었다고 비판합니다.
람머의 말입니다.
“인간의 행위 가운데 험준한 고산에서 벌이는 고독한 투쟁만큼 강인한 체력과 견고한 지성,
그리고 정신력을 끝까지 불러일으키고 여러 방면으로 긴장시키는 것은 없으리라.”
등반에 대한 메스너의 결론입니다.
“그러므로 나에게 등반은, 시인 고트프리트 벤의 말을 빌린다면 ‘죽음에 도전하는 삶’인 것이
다. 물론 넓은 의미에서 볼 때 등반은 병이라고 할 수 있다.”
라인홀트 메스너 지음, 김영도 옮김, 『죽음의 지대』(한문화, 2007)
사진은 2014월 10월 5일(일) 구리 꽃단지에서 찍었습니다.
코스모스 축제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갔습니다.
먹거리가 풍성하였습니다.
거기서 탁주 1병 걸치고 알딸딸하여 코스모스를 둘러보았습니다.
역시 꽃의 감상은 약간 취한 기분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