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바로보기-13

태권도 바로 보기 13 - 국기원, 그 성역의 실상 국기원, 그 성역의 실상 1백 5십만 태권도인의 숙원사업이 '태권도 중앙도장'이름으로 출범, 1972년 11월 30일 완공됐고 이듬해 1973년 2월 6일 '국기원'으로 개명,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늘날 태권도의 세계 메카로 발전한 국기원은 일명 세계태권도본부(World Taekwondo Headquarters)라 하고 로고에는 세계태권도센터(World Taekwondo Center)라 별칭하고 있다. 국기원은 영동구릉 역삼 공원 부지에 위치하고 있다. 성동구 역삼동 산 76번지에서 현주소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635번지이다. 현재 국기원이 차지하고 있는 5천여 평의 토지와 건물은 국기원 법인의 소유재산이 아니고 소유자는 강남구청으로 되어 있다. 국기원 법인은 아직도 독립적인 삶이 아니라 강남구청의 신세를 지고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듯 하다. 국기원, 그 성역의 실상을 가감 없이 투영해 보자. 중앙도장(국기원) 개원 대한태권도협회는 1969년부터 태권도를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 발전시키려면 우선 각 관을 통합, 관리할 수 있고 또한 당시 1백50만 회원들의 수련의 전당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중앙도장의 목표를 세우고 우선 자금확보에 들어갔다. 당시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김용채는 국회의원 신분으로서 자금확보의 일환으로 70년 국회추경예산에서 2천 8백여 만원 지원을 받는데 성공했다. 1971년 1월 17일 제 7대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운용은 전임 회장의 숙원 사업인 태권도 중앙도장 건립에 착수, 그 기공식을 1971년 11월 19일 가졌다. 서울 성동구 역삼동 산 76번지 역삼 공원부지에 총 공사비 1억5천만 원이 투입되는 중앙도장의 건축주는 대한태권도협회이고, 시공자는 보성산업주식회사였다. 중앙도장의 설계도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이광노 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한국 태권도의 상징적인 모습을 건축에 담고자 네모형의 건물에 사방의 출입문과 청기와의 지붕, 팔괘에 부합하는 8개의 원주기둥을 건물 전면에 배치하는 등 우리 전통 문화를 접목, 무예 도장의 면모를 갖추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최홍희는 "그후 서울에 세워진 국기원 건물은 당시 김종찬 사범의 친척이 만든 설계도를 약간 변경하여 지은 것으로 역시 내가 생각한대로 복마전으로 이용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1967년도에 이미 태권도센터 건립할 것을 정부 고위층이나 뜻 있는 인사들에게 호소했으나 마이동풍이었다고 술회하고 있다.(『태권도와 나 2』1998:98) 그가 주장하고 있는 현 국기원 설계도에 대한 위작이라는 주장은 지금이라도 사실적인 증빙 자료를 제시할 수 있어야 객관적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이 역사적인 중앙도장의 준공에 기여한 업체로는 삼성을 비롯한 동양고속·대농·OB·진로·동일방직 등에서 공사비의 재정적 도움을 주었고 건축자재는 쌍용에서 시멘트, 인천제철에서 철근, 동아기업에서 목재, 벽산에서 지붕, 한국유리와 동광유리에서 유리를 협조해 주었다. 착공한지 3백 76일만인 1972년 11월 30일 준공을 본 중앙도장의 규모는 2천3백평의 대지위에 연건평 1천1백 89평(1층 6백76평, 2층 3백22평, 3층 1백11평, 지하실 85평)에 경기장 이외에도 관람석· 강의실· 사무실· 샤워실· 탈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현 국기원 시설규모는 준공 당시보다 다소 평수가 늘어났다. 1996년 정면 뒤 부문의 1m폭 확장공사로 넓혔기 때문이다. 현 국기원의 시설은 경기장을 포함 샤워장 1곳, 사무국 3곳(국기원, 지도자연수원 및 세계태권도연맹), 강의실 2곳, 탈의실 2곳, 자료실, 원장실, 부원장실 및 총무이사실, 기심회의장실 등이 마련돼 있다. 국기원의 발자취 개원이래 국기원에서는 각종 태권도대회와 연수교육·강습 및 승단·승품심사 등 수 많은 국내외적인 주요 행사를 실시하여 왔다. 1973년 5월 제1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 세계태권도연맹 창설이 있었고, 아시아선수권대회, 국제 심판 강습회, 지도자 교육, 국내 심판 강습, 승품·단 심사, 국내 각종 주요 대회, 외국인 특별 수련회, 연무시범대회, 한마당 등 개최 또는 실시하여 현대 태권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태권도의 올림픽채택 영광의 뒷면에는 그간 국제스포츠인사를 초청, 국기원에서 보인 태권도시범대회의 업적이 밑거름 또는 발판이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국기원이 앞으로도 세계 스포츠사에 빛나는 태권도 메카로 남기 위해서는 그 본연의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재단법인 국기원의 설립 목적은 정관 제1장 총칙 제1조(목적)에 분명히 하고 있다. " 이 법인(法人)은 고유한 한국문화의 소산인 태권도를 범국민 운동화하여 국민의 체력 향상과 건전하고 명랑한 기풍을 진작시키고, 범세계적으로는 태권도의 전통적인 정신과 기술을 올바르게 보급시켜 국위선양을 도모함으로써 민족문화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태권도 심사권 1979년 12월 29일 체육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의원 총회에 건의된 사항을 받아들여 그간 대한태권도협회에서 대행하여 오던 승품 및 승단 심사업무를 국기원에서 실시하기로 하고 1980년 3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당시 심사비 배분은 20%를 각 시도지부 및 연맹, 30%를 대태협 보조금 그리고 태권도지 대금조로 400원 등 결정하고 1973년 이후 현재까지 지급되어 오던 각 일선 도장의 할당금은 실효성이 없으므로 이를 폐지했다. 국기원의 심사 규정은 1972년 3월 1일 제정이래 그 동안 8차례 개정됐다. 종래의 소년부와 일반부로 구분. 발행되고 있던 단증제도를 1975년 소년부 심사규정 및 자격칭호 개정을 하여 소년부 단(段)을 품(品)으로 변경, 3품제를 채택해 오다가 98년 개정, 99년 1월 1일부터 4품제를 시행하고 있다. '품'에 대한 제정의 취지에서, '품'이란 원래 왕조시대의 관직에 서열이나 계급으로 표시하는 정일품(正一品), 종일품(從一品) 등의 호칭이다. 관직의 벼슬을 호칭하는 품이 우리 태권도 어린이 유단자들에게 부쳐진다는 것은 한편으로 좀 어색한 일이라 생각이 들기도 하나 단 한편 깊이 파고들면 그런 경박한 속단을 내릴 수 없다. 그 이유로, '품'이란 사람이 지고 즉 그 내면에 담겨져 있는 풍부한 교양과 다듬어진 인격이 그대로 풍겨지는 것을 우리들은 인품 또는 품위, 품격이라고 한다(중략). 이러한 품의 제도는 우리 태권도사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쾌사(快事)인 것이다.(계간 『태권도』 1975, 15호) 품과 단의 구분은 15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는 정신력, 판단력, 지구력, 기능력 등이 일반부 수련자들보다 부족함을 이유로 소년부의 실력 평가 기준에 따른 계층을 윤허하는 칭호를 품으로 제정하였다. 그리하여 도복과 띠에서도 구분하고 있다. 도복상의의 깃과 띠에서 각각 흑색(black)과 자색(red) 2cm폭으로 나란히 색상을 하고 흑색이 위에 위치하도록 돼있다. 태권도에서 이 '품'에 대한 상이한 개념으로서 '품새'에서의 품, 동작과 품의 관계에서 품, 품계에서 품 등 다양하다. 그런 반면 태권도 '단' '단증'의 개념을, "태권도 수련과정에서 1급 다음에 진급되는 단계이다. 1단에 승단되면 충분한 기술과 원만한 인격을 지닌 태권도인으로 인정되며 국기원 회원이 될 수 있고, 국내의 태권도 대회에서 선수로 활약할 자격을 갖게 된다".(『신선 체육대사전』 진보 1995) 김병운은 단증의 개념을, "태권도 승단 심사를 통해 기량의 정도를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하여 수여하는 개인 기술 등급이다. 이것은 육체적으로 단련된 기량 즉 형이하학적 개념과 무도인으로서 바른 인간 정신이라는 형이상학적 개념을 심사하고 거기에다 일정 기간의 수련기간과 연령 등을 종합 평가한 증명서이다"라고 규정했다.(국제태권도신문 2001, 제30호 ) 무도의 특성은 수련의 과정을 평가하여 품계를 제도화하여 그것이 그 사람의 인격으로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단은 태권도의 질서이며 예(禮)(규범)이며 인격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급·품·단으로 지정되는 제도는 태권도 기량의 합리적인 평가에 의한 자격이다. 그렇다면 최고 단의 보유자는 누구이며 승단 제도의 규정을 잠깐 살펴보자. 국기원 심사 규정 8조(승품, 단 연한 및 연령구분) 1항(연한 및 연령 구분)에 의하면, 10단제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지금껏 9단을 상한제로 채택하는 듯하다. 10단제를 제정해 두고 실제 9단까지만 심사를 실시하는 이유를 아무도 모르고 있다. 승단시 각 단에 해당하는 연한구분을 해두고 있는데 9단에서 10단 승단에 대한 연한구분을 명시해 두지 않고 단지 연령구분을 60세 이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10단 보유자는 실존인물로는 김운용 한사람이다. 이병로의 추서 단과 사마란치 전 IOC위원장에게 명예 10단을 윤허한 것이 전부이다. 우리의 전통적 관념으로는 무도에서 9단이 최고단으로 알고 있는데 김운용 10단에 대한 이해와 인지도가 궁금할 뿐이다. 그는 과연 언제 누구에 의한 추천과 심사를 거친 것인지, 아니면 오직 아부성의 몇몇 원로들에 의해 상징적으로 단을 윤허한 것인지에 대한 전말은 미궁에 빠져 있다. 97년 통계에 의하면, 무도에서 입신의 경지라 상찬(賞讚)되기도 하는 9단의 보유자는 126명이다(『국기원 25년사』 1997:297)고 하는데 현재 150여 명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태권도에서 10단, 9단의 보유자는 유가(儒家)에서 말하는 성인(聖人)에 해당한다고 간주할 때, 뚜 웨이밍에 의하면 "성인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에게 부과된 역할을 회피 하지 않고, 인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실천한다. 마찬가지로 그는 결코 멈추지 않는 열정적인 학생이기 때문에, 자신의 동료로부터 '최고의 스승'으로 존경받는다. 그는 생활의 기술을 익히기 위해 기초적 학문과 위대한 학문에 열중하며, 인간을 궁극적으로 인간으로 만드는 덕을 수양하는데 결코 지치지 않는다".(『뚜 웨이밍의 유학 강의』 1999:97)라는 구절은 우리들의 마음을 일깨워 줄 듯 하다. 국기원 단(段)의 무용론 최초로, 국기원 단에 대한 불신운동은 1983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제6회 세계 대회때 발생되었다. 당시 유럽태권도연맹 회장이며 독일태권도협회 회장 하인쯔 막스(Heinz Marx)에 의해 제기되었는 데 유일의 이유로 국기원은 단증 발급에 있어 원칙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국기원의 행정을 비난하며 한차례 무용론을 폈다.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반대파 태권도인에게 단증을 발급하고 있다는데 반기를 든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을 비롯하여 동조하는 세력이 점차 늘어나 1989년 WTF 총회에 앞서 AD-HOC위원회의 보고가 있었다. 그러나 국기원 단증 무용론의 큰 파동은 1991년 그리스 아테네 제10회 세계대회 때 유럽연맹 회장직을 승계한 스페인협회장 마르코 사일러(Marco Saila)가 주동했다. 그는 국기원 승단 행정은 원칙이 없다고 비난하며 여러 문제점을 들어 전세계 회원국에 선동적 반대운동을 펼쳤다. 그해 세계연맹 총회에서 그 문제로 인해 격한 토론이 있었다. 그러한 분위기를 가까스로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은 김운용 총재의 답변, 2년 내로 해결하겠으니 시간을 달라고 함으로써 일단락 되었다. 그 결과 단증 업무문제를 AD-HOC위원을 구성, 다루기로 결의되었다. AD-HOC 위원회 국가협회와 그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해외 한인사범 간의 심사 및 추천권 문제, 심사권 위임 문제, 심사비 배분 문제, 지역적 특수성과 국민소득의 격차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일괄 조정키 위해 구성된 AD-HOC위원회는 첫 회의를 1992년 4월 21/22일 국기원에서 열렸다. 이 회의는 한국 서울에서 3회, 필리핀 마닐라에서 1회 모두 네 차례 가졌다. 국기원과 WTF(세계태권도연맹) 간 합동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국기원 대표 2명; 엄운규 부원장, 김병운 차장, WTF대표 2명; 이금홍 사무총장, 송상근 차장 그리고 각 대륙별 대표 1명씩; 핸슨(Josiah Henson) 부총재(팬암), 마르코 사일러(Manuel Marco Saila) 부총재(유럽), 다위시(Abdel Karim Darwish) 부총재(아프리카), 콜멘 리(Coleman Lee) 집행위원(아시아) 였다. AD-HOC위원회의 최종 합의 사항은; 1. 응심자에 대한 국기원 승품·단 심사 추천권은 국가협회가 자국내의 회원을 70%이상 장악하고 원활한 심사업무를 집행한다고 인정될 경우, 해당된 국가에서는 개별 추천권은 허용되지 않는다. 2. AD-HOC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현재 75개국을 협회 중심국가(1군국가로 분류)로 선정하였으며 이들 국가는 92년 9월 1일부터 승단 심사 추천권을 적용하도록 하였으며, 그 외 국가협회는 개별 추천권을 갖는다. 3. 승단 심사가 협회 중심국가로 선정된 국가는 5단 이하 단증은 소속 협회장과 국기원 원장 공동 명의로 발급된다. 단 국가협회 중심국가로 분류되지 않은 국가협회의 단증은 국기원 원장 명의로 발급된다. 4. 연간 단증 신청서 수량이 많은 국가(연 2천매 이상)는 심사비를 조정할 수 있다. 이 경우는 3단 이하에 한해서 적용된다. 5. 1993년 1월 1일부터는 국가협회 단증 발급은 일체 허용이 안되며 발급시는 WTF 규약에 의거 제재 조치한다. 이와 같이 국기원은 이 위원회의 회의 결과, 단증 무용론에 대한 문제점을 일단은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반면 국기원의 권위는 그만큼 추락된 것으로 봐야할 것이며 세간에 회자하는 '국기원은 단증 공장'이라는 등식을 언지무익(言之無益)에서 진언성실(眞言誠實)이 되게 할 수는 없는 걸까? 심사비 배분 국기원에서 제정된 승단 심사비는 국내와 국외가 다르고, 국외 심사비는 다시 1군 소속이라 부르는 협회 중심국가와 그 외국가를 구분, 1군 국가에게는 협회 지원금조로 40%배분해 주고 있다. 반면 그 외 국가 및 개별 추천 심사비는 100% 국기원의 몫이다. 단 예외가 있는 것은 9개관에 한해 심사비 20%를 관장의 몫으로 배분하고 있다. 이 제도는 국기원 초기 단계에서부터 관습적으로 혜택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모순은 10개관의 통합, 관 폐지에 따른 국기원 단일 체제에서도 유독 9개관 관장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는 것은 관의 뿌리를 인정하는 듯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여기서 잠깐 관 통합 과정을 보자; 1977년 8월 1일 관 통합 제 8차 회의가 국기원 원장실에서 열렸다. 결의내용은 지금까지 10개관을 통합하여 일개 관으로 정하는 데 명칭을 태권도 총본관이라 칭하기로 결정하였다. 총본관장에는 물론 김운용, 부관장은 이종우, 엄운규, 사무총장 이남석, 감사 이병로, 강원식이었다. 그 다음 해 1978년 8월 5일 태권도 총본관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10개관을 폐쇄하기로 합의했다. "관 통합이 태권도의 고질적인 분파의식을 버리고 좀더 알찬 태권도 세계화의 원동력이 된다는데 의견을 모아 결의문을 채택하게 되었다"라는 변과 10개관 관장 및 두 사람의 입회인이 서명했다. GNP가 낮은 국가의 협회는 국기원의 초단 심사비가 현 70$임을 감안하면 상상할 수 없는 액수이다 . 이럴 경우 WTF에 특별 경감을 위한 사유서를 제출, 신청하게 되면 상응한 혜택을 주고 있기도 하다. 국가협회 중심국가의 경우, 연 1천 매의 단증 신청시 5단 이하의 심사비는 별도의 협의로서 박리다매(薄利多賣) 정책을 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심사비 배분은 현재 시도협회 40%, 중앙협회 15%, 국기원 45%로 각각 책정돼 있다. 지난 해 12월 전무협의회는 '심사비 배분 조정하자'는 결의로 국기원 40%에서 25% 하향, 대태협 10%, 시도협회 5% 상향 등 현실에 맞게(?) 조정하기로 결의했다고 한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심사비는 어떻게 배분되는 것일까? 그것은 전부 국기원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심사비 가운데서 각 승단에 따른 국내 심사비에 상응한 액수는 국기원의 몫이고 차액은 세계연맹 재원이 되고 있다. 국기원과 WTF 국기원과 WTF 간의 밀월은 계속되고 있다. 국기원은 세계태권도본부로서 WTF는 세계태권도를 대표하며 168개 회원국을 통할하고 있는 공인 국제기구이다. 1972년 11월 30일에 개원한 국기원에서 대한태권도협회 주최, 주관으로 제1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1973년 5월 25∼27일 기간에 열렸고 이어 5월 28일 세계태권도연맹이 창립되었다. WTF의 창립은 국기원의 개원으로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WTF사무국은 국기원 건물내에 소재하고 있다. 국기원과 WTF사무국은 강남구청의 신세를 지고 있고 WTF는 산하 전세계 회원국 태권도인들의 승단 심사비라는 재원을 국기원에 지원하고 있어 국기원과는 주종(主從)관계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나 두 단체간 관계성은 불분명해 유권적 해석상의 문제는 아전인수(我田引水)적 논쟁을 야기할 수도 있을 듯 하다. 1974년 8월 7일 제정된 국기원 정관 제4조(사업) 5항에 의하면, "태권도 국제기구인 세계태권도연맹과 국내기구인 대한태권도협회 후원"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반면 1973년 5월 28일 제정된 세계태권도연맹 규약 제1조 (목적과 명칭) 5항에 의하면, "본 연맹은 태권도의 정신철학, 기술 개발 및 승단사정에 관하여는 고유 태권도의 본산인 국기원이 시행하고 있는 것을 장려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규칙 제4조(선수) 1.(자격) 3) "국기원 또는 세계태권도연맹이 발행한 단증 소지자"로 규정해 두었다. 이렇듯 두 기구는 상부상조의 밀월관계에서 지평을 넓히고 있으나 언제든 그 관계가 불편할 때는 쉽게 미련을 접을 수도 있을 듯 하다. 두 기구의 정관 제정일로 보면 분명 세계태권도연맹이 국기원에 우선하고 있다. 8·9단 고단자 심사 국기원 심사규정에 의하면 6단 이상을 고단자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5단 이하의 심사권은 각 시도협회에 있고 국기원은 단지 6단 이상의 심사를 국기원에서 분기별로 집행하고 있는데 국내는 6단 이상부터 서류 심사제를 지양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건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8·9단 고단자 승단심사에 한해 국기원은 실기제를 실행하고 있다. 언제, 어떠한 연유에서였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1993년 1월 6일 국기원 앞으로 한 장의 팩스가 전송되다. 발신인은 뉴욕에서 태권도 도장을 경영하고 있는 강용구 사범은 김종욱 9단의 도장광고문안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강 사범은 국기원 앞으로 "현명하신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 이런 광고로 인해 태권도를 사랑하고 봉사하는 젊은 사범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고 호소이다. 문제의 광고 내용 일부를 보면, "무도계의 암적 인물들에게 속지 말고 뉴욕주에 있는 유일한 공인 9단이 이끌며 미국 주니어 올림픽 커미티와 미국 태권도 유니온의 허가를 받은 믿을 수 있는 도장에 다니십시오. 성취의 기쁨을 느껴보십시오" 등. 문제의 발단은 1969년에 국기원 5단으로 승단한 김종욱 사범이 하루아침(1992)에 9단 보유자라며 회원모집 광고가 실마리였다. 이 단서가 결코 말썽을 빚게됐고, 그것이 동기가 돼 국기원 8·9단 심사는 일체 서류심사제도를 없앴다. 원장인 김운용은 누구를 막론하고 예외 없이 실기심사에 의한 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그 이후로 월단 및 서류심사 특혜가 사실상 폐지된 것이다. 외국에서 오는 응심자의 경우 지금도 국기원 8·9단 고단자 승단 심사는 비공개로 실시하고 있다. 비공개 실기심사를 고집하고 있는 국기원의 행정은 옳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해외에서 국기원 또는 세계연맹에 단 조회, 각종 호소 등을 하는 사례가 적잖다. 또 가끔은 현지 변호사로부터 증빙자료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그 만큼 국기원 승품·단 심사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을 듯하다. 국내의 경우도 예외일 수 없다. 시도협회에서 실시하는 승품 심사의 경우 지나칠 정도로 형식적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시간 기다려 2분만에 '심사 끝' '심사 방식·제도·일정 재고해야' '심사체계 미흡… 학부모 원성 커져'라는 소제목과 '승품 심사 개선방안 검토 시급'이라는 제목의 머리기사가 대변하고 있다. (태권도신문 2001: 제240호) 『국기 태권도 교본』 『국기 태권도 교본』은 전세계 태권도인의 유일한 지침서이다. 배가 항해를 하는 데 나침반은 필수이듯 태권도 교본은 태권도인의 필수적 학습교재이다. 1987년 11월 30일 국기원 편(編)에 의한 국기원(발행처)에서 발간된 700쪽의 대작은 태권도 원로와 교수로 구성된 지도위원, 태권도인과 태권도 교수들이 편집에 참여 완성되었다. 현재 이 교본의 판권은 국기원에서 오성출판사로 이양되었다. 쇄를 거듭하며 판매되고 있으며「오성 체육시리즈 19」보급판은 1993년 1판 1쇄 발행에 이어 현재 13쇄로 부쳐져 서점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문제는 두 가지 이유가 우리들을 슬프게 하고 있다. 하나는 국기 태권도 교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점. 다른 하나는 오성출판사는 독자를 분명히 기만하고 있다. 책이란 판을 거듭할 때는 반드시 오자 내지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아 재판을 발행해야 하는 것이 출판의 양심인데, 이 책은 그것을 전혀 무시하고 있다. 한 걸음 나아가 판권이 오성출판사에 있는 이상 책표지(발행처)에도 '오성출판사'로 밝혀야 하는데 '국기원' 명시는 태권도인을 기만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그대로 이 교본에 따라 해외에서도 각국어로 번역 발간되고 있어 국기원의 꼴이 말이 아니다. 지금 문화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서 태권도문헌 문화마저 향유할 수 없는 걸까. 국기원 정관 제1장 총칙 제4조(사업)는 8개항의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해를 거듭하며 정관 개정은 최선책이 될 수 없다. 전세계로부터 들어오는 심사비는 태권도인의 혈세(血稅)에 해당되며 그 재원이 결코는 국기원과 세계연맹을 현존(現存)케 하는 동력이라고 볼 때, 투명한 행정을 펴야 하는 것이다. 진정 태권도가 한국문화의 국기로서 전세계 태권도인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국기 태권도'의 정체성 회복은 면모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자성과 실천'이 뒤따라야한다. 국기원은 본연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태권도 문화의 전통을 쌓을 수 있기 위해 국기원은 누구를 위한, 즉 존재 소이(所以)와 당위(當爲)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 실천의 길(道)은 역(易)의 리(理)로 다스려야 함이 도의 가르침이다. 그 역리의 첫 삽질은 정관 제3장 (인원) 제14조 (인원의 종류와 정수) 1. "이사장 1인(원장)"의 조항 개정작업이 바람직하다. '이사장(理事長)이 바로 원장(院長)'이라는 '이상한 조항'이 의미하는 것은 태권도 1인 체제 독재를 방조하며 30년 무소불위(無所不爲), 우상숭배의 단서가 되고 있다. 국기 태권도의 본산이라 자처하는, 한 푼의 재산도 없는 외화내빈의 국기원, 그 성역의 실상을 바로 알고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 우리 모두는 국기원 맹(盲)에서 탈피해야할 것이다. -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소장, 용인대 겸임 교수) 덧글쓰기 | 엮인글 쓰기 이 포스트를.. 국궁만들기 [펌] 태권도 바로보기 - 13 국궁만들기 [펌] 태권도 바로보기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