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에서 당구연맹으로 돌아갈 선수가 있을까, 있다면 과연 몇 명이나 돌아갈까’
대한당구연맹은 최근 PBA 선수에 대해 4월말까지 연맹에 등록신청하면 즉각 복귀를 허용하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당구계 안팎에서는 PBA에서 당구연맹으로 돌아갈 선수숫자에 대해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구연맹 방침이 알려진 직후 ‘직접적인 당사자’인 PBA 선수와 당구연맹 선수 등 8명에게 의견을 물어봤다.
질문 결과, 복귀인원에 대해 △50명 △50~100명을 예상한 답변이 많았고 △거의 없다 △30명 △200명으로 점치는 응답도 있었다.
앞서 당구연맹은 최근 정기이사회와 대의원총회를 거쳐 △PBA선수가 일정기간 내(~4월말까지) 연맹에 등록을 신청하면
곧바로 당구연맹 선수로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정을 고쳤다. (4월말 이후 등록신청자는 등록 1년 후에 당구연맹선수로 활동 가능)
이는 지난 2019년 PBA 출범때 PBA로 간 선수를 즉각 등록말소하고, 다시 당구연맹에 등록하더라도 3년이 지나야 활동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대폭 풀어준 것이다.
당구연맹 선수로 활동하다 PBA에 등록한 선수는 2019년 359명, 2020년 50명, 2021년 4명 등 모두 413명이다.
8명에게 의견을 구한 결과, 당구연맹 선수와 PBA 선수 공히 1부투어에선 연맹으로 복귀할 선수는 거의 없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2부와 3부투어 선수 중에서는 돌아갈 선수가 제법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질문에 응한 선수들은 PBA에서 연맹으로 복귀할 만한 이유로 △PBA의 승자독식 구조 △톱클래스 빼고 비전이 없는 점
△턱없이 적은 상금 △연맹 당구대회 문화(체육관대회와 동료간 교류)에 대한 향수 등을 꼽았다.
특히 당구를 도민체전 종목으로 채택하는 시도가 차츰 늘어나면서 중장년 선수 중에 시군체육회 자리에 관심을 보이는 선수가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않았다.
반면 PBA에서 당구연맹으로 갈 선수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연맹때보다 많은 대회와 상금 △우승땐 거액의 상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
△(2, 3부투어선수에겐) 1부투어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 △미디어 노출 확대 등이 제시됐다.
질문에 응한 답변을 가감없이 소개한다. 질문은 △당구연맹의 제재완화로 PBA에서 당구연맹으로 돌아갈 선수는 몇 명쯤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두 가지였다.
◆PBA 1부투어 중위권 선수
=2부와 3부투어 중심으로 100명 가량 갈 거 같다. 나도 1부리그 3년차인데 올해 상금이 300만~400만원대다.
성적이 뛰어난 선수는 연맹에서나 PBA에서나 똑같이 잘 나간다. PBA는 상금이 승자독식이다보니 중간정도 선수들은 회의를 느낀다.
2부, 3부투어에 있어봤자 기회가 얼마나 오겠나. 주변 지방선수들은 대회때마다 적지않은 경비가 나간다며 더 힘들어한다.
◆당구연맹 중위권 선수
=2, 3부투어에서 많이 올거 같다. PBA로 갈 때는 각자 큰 꿈을 갖고 갔지만 실망을 많이 한듯하다.
대회도 적고 톱클래스 빼고는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더라.
프로가 원래 승자만 빛보는거 아니냐. 전부터 제재만 풀어주면 당구연맹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수들 얘기를 많이 들었다.
50~60명 정도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도 당구연맹 회장
=PBA 선수 중 시도연맹 회장에게 당구연맹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얘기하는 선수들이 적지않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PBA로 갔다가 실망하는 눈치다. 당구연맹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제재기간3년은 너무 길다는 의견이 많았다.
당구연맹으로 복귀할 선수는 아무래도 1부투어 선수는 거의 없고, 2, 3부투어에서 50명 가량 올 것으로 예상한다.
◆PBA 1부투어 중하위권 선수
=PBA 중하위권 선수는 당구연맹때도 몇몇 선수 들러리였는데, PBA에서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상금도 생각보다 얼마 안돼 고민이 된다.
그렇지만 선수는 대회에 많이 출전하고 미디어에 많이 노출돼야 한다.
1부투어는 그런 장점이 있다.
1부투어 하위권과 2, 3부투어에서 30명 정도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구연맹 상위권 선수
=PBA가 우리나라 당구발전에 큰 기여를 한 점은 인정한다. 초중고 학생 등 저변이 넓어지고 미디어노출이 확실히 많아졌다.
개인적으로는 PBA가 더 발전하길 기대한다.
그러나 과거 함께 뛰었던 선수들에게서 당구연맹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 것도 사실이다.
PBA는 상위권인 20위도 연간 상금이 1000만원밖에 안된다.
PBA 출범할 때 ‘당구로 먹고살게 해주겠다’고 해서 많은 호응을 얻었는데, 실망하는 선수들이 제법 있더라.
더욱이 도민체전 확대에 관심 많았다. 1~3부에서 50~100명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
◆PBA 드림투어 선수
=당구연맹대회는 8강 올라가야 상금이 100만원이다.
PBA도 1부투어 상위권 외에는 상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드림투어는 우승자 제외하고 톱10 상금이 연간 100만원대다. 분명 성에 안찬다.
그러나 2부, 3부투어 선수들에게는 1부투어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점이 당구연맹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젊은 선수들에겐 더 그렇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당구연맹으로 돌아갈 선수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PBA 1부투어 중상위권 선수
=50명 정도 가지 않을까. 1부투어 보다는 2, 3부투어 선수 중 성적이 어중간한 친구들이 고민을 하더라.
특히 2, 3부투어는 당구장서 대회를 하기 때문에 과거 체육관대회에 대한 향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2부투어 상위권 선수만 해도 1부투어에 진출, 승부를 보려하기 때문에 대상자가 거의 없다고 본다.
다만, 도민체전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더라. 시군 체육회에 들어가면 연봉이 1000만~3000만원 되는걸로 알고 있다.
체육회에 들어간다는 보장만 있다면 1부투어 선수도 갈 수 있다고 본다.
◆당구연맹 중위권 선수
=최대 200명까지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3부투어 선수들은 대회도 축소되고 그것도 답답한 당구장에서 경기한다.
예전 연맹 체육관대회와 거기서 오랜만에 동료를 만나는 ‘정’ 등 그런 문화를 그리워하는 선수도 있다.
특히 40대 중반 이후 선수들은 체육회와 실업리그 등을 고려해 상당수 당구연맹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본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