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을 잘못 알고 있는 말 가운데 '영부인(令夫人)'이 있는데, 대다수가 '대통령의 부인'을 지칭한다고 알고 있고 한자로는 '領夫人'으로 쓴다고 억지 부리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말은 대통령의 부인만을 뜻하는 고유어가 아닙니다. 남의 부인을 높여 부르는 경칭으로, '부인(夫人)'과 같은 뜻으로 옆집 아주머니나 회사 상사 부인이나 기혼 여성이면 누구나 '영부인'이란 호칭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令)'은 예의를 갖춰 남의 가족을 부를 때 붙이는 접두사로 옛날에는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를 때, '부인' 외에 '영부인, '영실(令室)', '내상(內相)', '합부인(閤夫人)' 등의 말을 썼는데, 모두 사라지고 '영부인'만 남았죠. 그런데 그 뜻이 왜곡되고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또, 남의 부인을 높여 부르거나 직장 상사의 아내를 호칭할 때 '사모님'이라 하는 게 통속화되어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호칭입니다. '사모님'은 자기를 가르친 '스승의 부인'을 말하는 것으로 상사의 아내도 굳이 쓴다면 '영부인'이 옳은 호칭입니다. 다만 이 말을 쓸 때는, 남편을 이르는 말을 붙여 '아무개 님의 영부인 OOO' 식으로 씁니다.
예를 들면, '영부인께서도 잘 계신가?', '이 분은 OOO 선생님의 영부인입니다', 'OOO 사장의 영부인인 OOO 여사를 소개합니다', '대통령 영부인 OOO 여사'가 바른 표현이며 간혹 '어부인(御夫人)'이라고 쓰는 이들도 있으나 이는 일본식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대통령님'으로, 부인은 '영부인(令夫人)님'으로 부르는 것이 맞고 '영부인' 대신에 학덕이 있고 현숙한 여자를 높이어 일컫는 말인 '여사(女士)'를 써서 '여사님'으로 써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