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의 중요성/정임표
문장 중에서 가장 으뜸인 문장은 성경, 불경, 역경, 서경, 시경 같은 경전이다. 경전의 사전적 의미는 변치 않는 도리를 담은 책, 또는 성현의 말씀과 행실을 적은 책을 말한다. 문학을 이해하기 전에 경전을 먼저 공부해야 함은 경전이 불후의 문장이 되는 때문이다. 경전이 불후의 문장이 되는 이유는 그 표현의 기교가 문학적인 탓도 있지만 그 전하는 이치가 불후의 진리가 되는 때문이다. '옛 성현들은 모두 사물의 자연스런 이치에 마음의 근본을 두고 하늘의 문채(文彩)를 관찰하여 항구불변의 이치와 우주만물의 운행질서와 변화를 이해하고자 하였고, 또 인간세상의 일들을 관찰하여, 영구불변인 하늘의 도(道)로서 인세(人世)의 교화를 완성하고자 그 이치를 궁구하여 문장으로 지어서 경전으로 남겼다.(문심조룡/유협). 그래서 경전은 어느 시대만 유익한 것이 아니라 영세토록 유익한 책으로 남아서 읽히는 불멸의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문장을 다루는 일을 주된 일로 삼는 작가는 내가 지을 문장에 담을 그 정신과 뜻을 경전에서 찾아서 그걸 문학적으로 드러낼 때(형상화 시켜 낼 때) 불후의 명저를 남길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이 말을 하는 것이니 모름지기 문학의 길을 걷는 분들은 곁에다 늘 경전을 가까이 두고 경전이 전하고자 하는 정신을 깊이 음미하고 깨닫는 것이 우선이라 할 것이다. 허창옥 선생의 “내 생애의 책 100권” 목록의 가장 첫 순위에 성경(구약, 신약)이 올라 있음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단테의 신곡, 톨스토이의 부활, 도스토에프스키의 죄와 벌 같은 모든 고전들이 그 상상의 연원은 성경이었음을 주목할 일이다. 인간 내면에 끓어오르는 오욕칠정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을 통해 그 모순과 부조리를 천지만물의 운행 질서에 비춰 드러내 보여 자기성찰을 도모하려 함이 모든 문학의 기본 뼈대임을 안다면 한 층 더 훌륭한 수필을 써 낼 수 있을 것이다.(201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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