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설날입니다.
가족이라고는 달랑 우리 가족만 모여 조촐한 아침식사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시어머님께 세배를 하고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86살이신 어머님...과연 영화를 보실런지에 대해 자못 궁금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너희들이나 다녀오라고 싫다하시며 핑계 아닌 핑계를 대시며 귀찮아 하시더군요.
아마...자식들이 모이지 않는 쓸쓸한 명절이 우울하게 하셨나 봅니다. 도통 일어나려 하지 않으시는 것을 겨우 꼬셔서(?) 모시고 움직였답니다.
그나마 우리 부부의 눈치 보지 않으시려고 일어 나시는 것을 알면서도 우울한 기분을 알기에 부득부득 우겨 모시고 나갔습니다.
아들 며느리와 처음으로 가는 영화관을 우울하게 따라 나서시는 그 모습이 오히려 짠 해 졌습니다.
영화는 “하모니”
잘 보고 나왔습니다. (시어머님이 중간에 계셨고 우리 부부가 양쪽으로 나란히 있었음)
너무 슬픈 영화라 눈물을 얼마나 삼켰는지 나중에는 명치끝이 아파오더군요.그렇다고 시어머님옆에서 엉엉울 수 없어 참았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우는 것만 보았다”라는 짤막한 말씀 한 마디였답니다.
생각해보면 통기타연주하며 노래하는 저에게는 정말 좋은 시간이었지만 어머님을 고려하지 않았던 저의 실수였기에 불편했던 영화기도 했습니다.(당신 자식중에 하나의 얘기인지라...)
어머님은 좋으셨나 봅니다. 영화관 가실때와 다르게 돌아오셔서 이곳 저곳에다 전화 통화로 무척 자랑을 하시는데 왠지 가슴이 울려오더군요. 2시간 넘는 시간을 어두운 영화관에 앉아서 함께 해 주신 그 시간을 우리 부부는 영원히 잊지 못할것입니다. 어쨌든 돌아오는 추석에는 시어머님을 모시고 다시 좋은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건강하시기만을 바라며...
영화 관람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우리 부부와 시어머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