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상을 받을 때,
노미네이트 되었던 폴란드 영화이지요.
소년원에 수감 중인 스무살 청년 다니엘은 가톨릭 신부가 되고 싶었습니다.
출소해 어느 마을 목공소에 일자리를 얻으러 간 그곳에서 엉겁결에 신부 행세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다니엘은 가짜 신부 행각이 들통나기는커녕 파격적이고 도발적이지만, 진짜 신부보다 더 신부다운 언행으로 오히려 마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게 됩니다.
그러던 중, 다니엘은 마을 주민 7명이 숨진 비극적인 교통사고에 대해 듣게 되었고
사고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었으며, 마을 외부인을 가해자로 만들기 위해 사고의 진실이 은폐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사고 은폐에 마을의 정치적 권력을 가진 시장이 개입됐고 주임 신부마저 이에 침묵해온 상황.
다니엘은 문제 해결에 나섭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폴란드에서 약 3개월 동안 신부를 사칭한 한 소년의 이야기가 매스컴에 대서특필된 적이 있었지요.
성직자가 되고 싶었던 이 소년은 결혼식과 세례식, 장례식 등을 집전했고 실제로도 이 가짜 신부는 전임자였던 진짜 신부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다니엘의 교통사고 개입은 '종교의 정치 참여'라는 문제에 도달합니다.
다니엘은 교통사고에 대해 다수의 마을 구성원이 아닌 소수의 외부인에 관심을 둡니다.
힘이 약하고 소외된 자가 피해자였을 가능성을 생각하지요. 마치 소년원 안에서의 자신처럼.
그는 진실의 은폐와 다수의 침묵에 저항하면서 '참여'의 의미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참여'란 종교 집단의 정치 권력화도, 부당한 정치 권력에 대한 복종도 아닌, 소외된 자들의 편에서 정의와 평등의 실현에 그 목표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사회 밑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도 사회의 정의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것...
충격적이면서 독특한 영화였습니다.
tip:
이 영화는 폴란드 남동쪽 슬로바키아와의 국경 부근에 있는 작은 마을 '야스리스카'(Jasliska)에서 찍었다.
폴란드는 그리스 정교를 믿는 많은 동유럽 국가와 달리 인구의 90%가 가톨릭 신자인 유럽의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다.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서 오랜 세월 외세의 침략에 시달려온 탓인지 독실한 신자들이 많다.
야스리스카는 매우 작은 마을이지만, 유대인 대학살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불행한 역사를 갖고 있다.
1941년 1천명이 안 되는 마을 인구 중 330명이 유대인이었지만, 나치의 대학살 광풍이 몰아친 이후 불과 10여명만이 살아남았다.
영화에서 이주 주민이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둔갑한 교통사고 이야기 뒤에는 이 마을 유대인이 겪었던 비극적 역사의 그림자를 보여준다. 역사 속 가톨릭과 유대인의 오랜 반목을 떠올리게 한다.
첫댓글 확 끌어당기는 영화네요. 꼭 챙겨봐야겠어요.
선거때마다 어느 후보자에게 줄 서는 종교를 보는 쓴 맛.
진실에 눈 감고 돈을 좇는 종교지도자들.
직접적인 생명에 관련된 코로나에도 정치색을 입히던 종교인들.
얼마전 다수의 수다인가 거기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다 나와 이야기하던데
재미있더라고요.
좀 충격적인 영화였어요. 우리에게는 선과 악이 공존힌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고.
다수의 수다- 나도 재미있게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