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힘들어지고 최근 충청과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자 국내 여행객들이 대거 동해안으로 몰리면서 속초관광수산시장과 해변 쪽 콘도와 호텔 숙박업체 등이 이른 피서특수를 누리고 있다. 시장상인회와 콘도·호텔 업계는 예년에는 보통 피서 성수기가 시작되는 이달 하순부터 피서객이 몰렸는데, 올해는 지난달 말부터 벌써 피서특수가 시작됐다며 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14일 오후 속초관광수산시장 닭전골목. 평상시 같으면 평일 오후라 한산해야 할 닭전골목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튀김 점포는 이미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고, 평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점포 앞에도 물건을 사기 위한 긴 줄이 만들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관광객들이 뜸한 화요일에는 문을 닫은 점포들도 있었지만, 이날은 문 닫은 점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상인들은 그래도 평일 오후라 좀 한산한 편이라며 지난달 하순부터는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한 상인은 “아직 피서 성수기가 아닌데도 지난달 하순부터 피서객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며 “어찌 됐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 좋다”고 했다.
또 다른 건어물 상인은 “예년 이맘때보다 피서객이 많은 몰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가족 단위 피서객이다 보니 지갑을 잘 안 열어 점포 매출에는 그리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대형주차장을 위탁 관리하고 있는 속초시설관리공단도 올해 이용 차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고 했다.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최근 대형주차장 하루 이용차량은 주중 1일 2,700~2,800대, 주말은 4,000대를 넘어선다.
공단 관계자는 “주차 차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며 “주말에는 주차할 공간이 거의 없어 차량들이 진입에 애를 먹는다”고 했다.
한두삼 속초관광수산시장상인회장은 “지난해보다 피서객이 증가했다”며 “피서 성수기인 20일부터는 더 많은 피서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역주민들은 될 수 있으면 이 기간에 이용을 자제해 주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한 회장은 이어 “피서객이 증가해 좋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이 찾다 보니 혹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다”고 했다. 설악권 콘도·호텔 업계도 최근 이른 피서특수를 반기고 있다. 주영래 설악콘도호텔협의회장(속초시번영회장)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힘들어지면서 피서객들이 이곳으로 몰려 코로나19 발생 초기 10%에 불과하던 설악권 콘도·호텔 업계의 객실가동률이 최근 주말에는 100%, 주중에는 70~80%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주 회장은 이어 “내륙 쪽 콘도와 호텔 등은 단체관광객을 유치해야 하는데 단체관광이 아직 활
성화되지 못하면서 해변 쪽 업소들보다는 객실가동률이 조금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설악신문 고명진 기자 속초관광수산시장에 이른 피서특수로 피서객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오후 속초관광수산시장 닭전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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