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군복무를 마치고 거의 3년만에 서울에 왔어요..
오래간만에 온 동생의 저녁을 아무거나 대충 해줄 수가 없어서 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제부터 계속 참 유치하지만,, LA갈비가 먹고 싶은거예요...
과일 몇가지랑 양파같은 양념을 갈아서 덩어리들은 적당히 제거하고 그 즙만 넣고
얼마전에 외삼촌 버섯하우스에서 따 온 양송이 버섯도 넣고, 지난번에 삼계탕 해먹고 남은 대추도 넣고 엄마가 준 인삼도 넣고....
그렇게 기대에 부풀어 장을 보러 갔는데요...
분명 몇 달 전에 여동생이랑 장 볼 때 봤던 가격에서 두 배가 올라버린 거예요...
이럴줄 알았으면 홈쇼핑에 나오는 구본길 대가가 양념했다는 거 사서 먹을걸...--;;
속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몇 번을 망설이다가 못 사고 그냥 발길을 돌렸어요..
집에 화장지가 떨어져서 화장지도 사고...
김치찌개 해먹으려고 삼겹살 좀 사고...
고기 좋아하는 동생 때문에 쇠고기 조금 사고...
어묵도 좀 사고...동생 좋아하는 컵라면도 몇 개 사고...
그랬더니 5만원이 넘어버렸어요...
제 살림 규모에 한 번에 5만원을 써버렸다는건 정말 큰 거거든요...
그동안 물가가 올랐네 어쩌네 해도...
별로 신경 안쓰면서 쓰는데 많은 제약 안 받으면서 살았다고 생각하는데요..
철저히 제 생각이지만요..
어젠 정말...
이젠 더 졸라맬 허리띠도 없는데 더 조여야겠구나란 생각이 들었구요...
왜 돈이 안 돌고 이상한데로만 몰리는지 알거 같았아요...
오늘도 집안의 어머니 혹은 누이 혹은 여동생...
혼자 사는 분이라면 자기자신..
가족들의 혹은 형제자매의 혹은 자신의 밥상을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아끼고 아끼면서 또 최선을 다해 그 밥상을 준비하는지...
집에 들어가서 밥먹기 전에 한 번 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고마워합시다...
더욱이 비싼 재료로 만든 반찬이 올라왔다면
그걸 사기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어떤 것을 포기했을...
어머니 혹은 누이 아니면 자기 자신에게 한 번쯤 고마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