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귀촌은 텃밭 가꾸기 부터의 시작이다. 일상속에 자연을 벗삼으며 살고자 하는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한 실행 전 단계로 시작하는 것이 텃밭 가꾸기다.
조그만 텃밭을 구해 고추 몇 포기에 쑥갓이며 갖은 채소에 상추심고 토마토며 오이등을 심어 놓고 틈 나는대로 잡초 뽑고 거름주어 믿음에 의심 없이 내손으로 내 먹꺼리 재배해서 때때로 조금씩 해다 먹는 재미 그것이 텃밭 가꾸는 재미 일 것이다.
厲響思淸遠 (여향사청원) 그 울음 소리가 때로는 처량하고 아프다 去來何依依 (거래하의의) 머물 곳을 찾지 못하고 오락가락 하는구나 因値孤生松 (인치고생송) 그러다 홀로 자란 소나무를 찾아 歛翮遙來歸 (염핵요래귀) 먼 길 날아온 날개 접고 쉬노라. - 栖栖失群鳥 -
세상이 험하니 행여 농약은 많이 하지 않았을까 또 도로변에 심어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 이나 공해의 영향은 없었을까 아니면 비료를 너무 많이 하지는 않았을까 라는 불신시대
내 가족 내 입으로 들어 갈 것이니 조금 못생기면 어떠랴 또 벌래가 조금 먹었으면 어떠랴 웰빙을 지향점에 두고 시작 한 텃밭이니 채소의 성장이 균일하지 않아도 잘 생기지 않았어도 무공해가 제일 좋단다.
나야 천성이 게을러 시골에 있는 밭도 놀리는 형편이지만 주변에는 부지런한 지인들이 많아 텃밭 이야기를 자주 한다.
아예 세컨하우스 구해 텃밭에 농사 지으며 복잡한 도심에서 일어나는 민갑하고 날카로운 일상을 잊고 거짖없는 자연을 벗하며 내가 흘린 땀의 댓가 만큼만 바라는 욕심없는 삶을 살아가는 분들도 적지 않다.
물론 본업이 전도될 수는 없고 모두의 이야기는 은퇴 후의 인생 이모작이다. 더러는 은퇴를 앞둔 지점 부터 준비를 해오다 아예 귀촌을 하신 분도 있지만 보통의 경우 세컨하우스를 구해놓고 시골과 도시를 오고가며 텃밭 가꾸는 분들이다.
田疇生潤水增波(전주생윤수증파) 밭 이랑 물에 젖어 잔물결 출렁대고 農務應從夜雨多(농무응종야우다) 농사철 접어들제 밤비도 많이 내리노라 庭草漸長花落盡(정초점장화락진) 뜰앞의 풀 차츰 자라는데 꽃은 이미 저버리니 一年春色夢中過(일년춘색몽중과) 일년의 좋은 봄철, 꿈 속으로 지나가네. - 春日(춘일) / 수향각 원씨 -
지난 주말 이다. 직장 생활을 30년 정도 같이 했던 지인은 고추밭에 약치러 간다고 단톡에 올라 욌길레 얼마나 심었냐고 물었더니 150포기 라는데 그 정도면 김장 고추는 안사도 되겠다 했는데 산성비에 병충해 까지 고추 농사의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분은 도시에서 자란 탓인지 시골에서 자란 내가 볼때는 모험적이고 무모하게 도전을 하는 것 같다. 밀양 초동면에 텃밭 구해 놓고 농막까지 지어서 욌다갔다 재미를 붙이고 있는데 이러다 재미를 붙여 귀촌 하지나 않을까 개대반 염려반 이다.
역시 같은 직장에 몸담았던 분으로 또 다른 한 분은 마산 구산면에다 세컨 하우스 구해 놓고 유유자적 텃밭 가꾸는 재미로 인생 이모작을 즐기시는 분 또 다른 한 분은 고성 동해면에다 세컨하우스 구해 놓고 집에 딸린 텃밭에서 재미를 붙이고 정년 후의 인생 이모작의 여백을 채워 가기도 한다.
말이 쉬워 텃밭 가꾸기지 농사는 농부의 발걸음 소리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지않은가?
농사란게 파종이나 모종의 이식 때는 비가 오는 주기도 잘 맞춰야 하고 집초도 자라기 전에 사전 관리를 해야 하고 또 병충해 예방 관리도 해야 하는데 텃밭이다 보니 규모의 경제가 되지 않으니 약을 치는 것도 그렇고 그냥 두자니 병이 와서 못쓰게 되고...
농사는 타이밍 인데 때에 맞춰 잡초 제거 비료 주기 농약 치기등 결코 쉬운 것이 아닌 일이 농사 일인데 도회에서 지내면서 시골에 오고가며 텃밭을 가꾸는 것이 그래서 더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전원 생활과 텃밭 가꾸기에 취미가 있는 내 절친중의 한친구는 시골에다 세컨하우스에 제법 넓은 텃밭을 구해 놓고 곡식 빼고는 자급자족이 될 만큼의 농사를 짓는데 워낙에 본인이 취미도 있어 하고 본인이 원해서 하는 일이니 즐기면서 하는 모양이다.
지난 주말 잠깐 다녀왔는데 이친구는 텃밭 가꾸기가 거의 예술의 경지로 정작 시공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보가 더 농사를 야무지게 잘 짓는다 해야 할 것이다.
고추며 야채를 심은 텃밭의 밭 이랑의 놀골에는 섬은 부직포를 깔아 잡초가 뿌리조차 내릴 수 없게 하였고 밭 가장 자리엔 각종 과수를 심어 얄매가 달리고 자라는 과정을 보며 자기 만족의 재미를 더해 가고 때가 되면 결실과 수확의 재미를 누리는 전원 생활을 즐긴다.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가자 田園將蕪胡不歸 (전원장무호불귀) 논밭이 묵어 가는데 내 어찌 돌아가지 않으랴 旣自以心爲形役 (기자이심위형역) 지금까지 스스로 마음을 몸의 부림 받게 하였으나 奚惆悵而獨悲(해추창이독비) 어찌 근심하며 슬퍼만 하고 있으리오 - 귀거래사중 일부 /도연명 -
도연명의 귀거래사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텃밭 한켠에 하우스 지어 토종닭 몇마리 풀어 놓아 친구가 생각나면 친구 불러 닭백숙에 막걸리 한잔 기울이는 날의 재미도 그가 누리는 특권이고
또 어느 날엔 삼겹살 구워 놓고 싱싱한 야채 뜯어 삼싸 먹으며 주거니 받거니 오고가는 소주잔이 친구간에 더하기 정도 그가 누리는 귀거래사의 낙일 것이다.
텃밭 & 전원생활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즐기면서 하는 것은 인생의 더하기 삶이 되는 것이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거나 잠깐의 유혹에 빠져 순간의 재미를 위해 하는 것은 근심의 삶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