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기도
당신 손에 언제나 할 일이 있기를
당신 발 앞에 언제나 길이 나타나기를
바람은 언제나 당신의 등 뒤에서 불고 당신의 얼굴에는 항상 해가 비치기를 이따금 당신의 길에 비가 내리더라도 곧 무지개가 뜨기를
이웃은 당신을 존경하고 불행은 당신을 아는 체도 하지 않기를
- 켈트족의 기도문 中 -
1월의 기도/윤보영
https://www.youtube.com/watch?v=cFND42i0P4s
종일
뿌연 미세먼지
우리들의
올 한해는 이러지 않겠지
거실에서 해 뜨는 모습을 보려고 했더니 온통 하늘이 뿌옇기만 하다
구름이 낀 것은 아니지만 희끄므레한 안개가 해를 가렸다
해돋이 보기 글렀다
올핸 마음속 해돋이를 보아야지
무탈하고 평화로우며 건강한 한해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해돋이 볼 수 없어 다시 잠 한숨
일어나니 어느새 8시가 넘었다
사골국물과 식은 밥데워 한술
어제 술이 과해서인지 밥 맛이 영
집사람은 새해 부탁이라며 술을 조금만 줄이란다
그래 나도 새해 다짐으로 절주
매일 술 취하는 것은 결국 건강을 해칠 수가 있다
한 살 더 많아지니 다른 것보다 술부터 줄여야겠다
아주 몸 상태가 좋을 때만 한잔씩 하는 걸로
다짐이 잘 지켜질까?
강아지들이 잘 논다
둘이서 장난도 잘 치고 엄마가 곁을 좀 내주면 얼른 젖꼭지부터 찾아 빤다
사골국에 사료를 말아주었더니 조금씩 먹는다
밥을 주면 더 잘 먹는다
그러나 어미가 먼저 독차지
새끼들이 먹으려고 가까이 가면 으르렁 하고 쫓아 버린다
새끼들을 먹이 경쟁 상대로 여기는 것같다
이젠 따로 먹이를 주어야겠다
병아리들과 닭들에겐 싸래기 한바가지씩
내 생각엔 한바가지면 충분할 것같은데 그래도 녀석들 항상 배고파 한다
밖으로 내보내질 않아 더 그러나?
닭들에겐 밭에서 배추를 한포기 뽑아 다 던져 주었다
배추가 눈 속에 있다
저 눈이 언제 다 녹을까?
이곳은 아직 산이나 들판이 모두 눈으로 덮여 있다
양지쪽도 눈이 다 녹질 않았다
참으로 눈이 많이 왔다
이게 다 물되면 저수량이 좀이라도 불어 날건데
아주 서서히 녹고 있어 보탬이 안된다고 한다
올 삼월 안에 큰비 내려 해갈을 시켜주어야할건데...
어느새 아홉시 반
집사람은 발목이 많이 아파 성당에 못가겠다고
나만이라도 다녀 와야겠다
성당에 가니 차를 댈 수 없을 정도로 주차장이 꽉 찼다
어차피 미사 보고 차가 빠져야하니 차를 겹쳐 주차시켰다
오늘은 교우들이 많이 나왔다
천주의 성모 대축일 미사라 평소 잘 나오지 않던 분들도 나오신 것같다
앞자리 하나 비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우리는 해마다 새해 첫날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낸다고
신앙의 모범이신 성모 마리아를 본받아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하고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자며
미사 봉헌
신부님께서 루카복음 2,16-21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여드레 뒤 그 아기는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를 봉독하시고
성부 성자 성령은 삼위이지만 일체라고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를 보통의 생각으론 이해되지 않지만 그 신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이란다
올해는 토끼처럼 바라는 것들이 빨리 이루어질 수도 있을 거라고
우리는 모두 서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감으로써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고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느끼는 불편도 감수할 수 있어야한단다
신부님의 말씀을 들으며 올해도 내 주위의 모든 것에 감사하고 사랑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미사 끝나고 나왔는데 차들이 엉켜 빠지기 어렵다
지금까지 이런 적 없었는데 오늘은 교우들이 미사에 대거 참석해 그런 것같다
매주 미사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하면 좋겠다
이리 틀고 저리 틀어 가며 빈틈 사이로 겨우 빠져 나왔다
집사람이 새해 첫날이니 점심 땐 떡국 끓여 먹자며 떡살을 담군다
떡살이 부를 동안 목욕이나 다녀 오자고
아산아짐도 가시고 싶다하여 모시고 갔다
따끈한 욕탕에 30여분 반신욕
땀이 주르륵 흘러 내린다
목욕하러 와서 반신욕하는게 기분이 가장 좋다
오늘은 때를 밀었다
때가 제법 나온다
목욕하고 나오니 개운하다
몸무게가 일주일 전보다 2키로나 불었다
이제 장이 좋아졌을까?
아님 술 안주를 많이 먹어서일까?
집사람이 나오지 않아 사거리 장에 가 봤다
이제 1시 되었건만 장은 이미 파해 버렸다
날씨 추워 사람들이 별로 나오지 않았나 보다
두부라도 한모 사려 했더니 틀렸다
집사람이 떡국을 맛있게 쑤었다
사골국물에 불린 떡살 마늘 대파 달걀 참기름을 넣어 쑤었는데 참 맛있다
두그릇이나 먹었다
밥을 먹고 났더니 잠이 쏟아져 못견디겠다
만사 제치고 낮잠부터
자고 일어나니 세시
아래밭에 내려가 양배추와 배추 몇포기를 뽑아 왔다
배추 한포기를 쪼개 병아리장으로
가끔 배추 한포기씩을 주어야겠다
양배추는 다듬어 부엌으로
양배추를 쪄서 먹으면 좋단다
하루종일 뿌옇다
햇빛나지 않으니 눈도 녹지 않고
기온이 오르거나 비라도 내리면 쌓인 눈들이 녹을 건데...
저 눈들이 언제나 녹을까?
올해 달력에 집안 행사를 기록했다
식구들 생일을 기록해 놓지 않으면 그냥 넘어 가 버릴 때가 있다
매년 새해 첫날 일과 중 하나가 달력에 행사를 표시해 놓는 일
우리 식구들이 모두 건강하게 또 지들 뜻하는 일을 이루는 한해가 되길 소망해 본다
나도 가장 큰 바램은 아픈 곳이 나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건 어렵겠지
나이들어가니 병과 함께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
올해 특별히 큰 소망은 없다
그때 그때 즐겁고 재미나게 살았으면 좋겠다
집사람이 소고기 무국 끓이고 서리태 콩 넣어 저녁을 지었다
낮에 먹다 남은 떡국은 뻥이에게
정신없이 먹는다
일부를 강아지들에게 주니 그도 빼앗아 먹으려고
못먹도록 막고 강아지들 먹으라니 국물을 핥아 먹는다
녀석들은 밥을 따로 주어야 할 듯
소고기무국이 맛있다
밥 한술 말아 후루룩
잘도 넘어 간다
막걸리 한잔 생각나는데 참았다
올부터는 일주일에 두세번만 마셔도 좋겠는데...
그리고 마시더라도 막걸리 한병으로 족했음 좋겠다
하는 일 없이 피곤
일찍 잠이나 자야겠다
추위속
모두가 숨죽이며 아침을 기다리고 있다
님이여!
새해 첫 주의 시작
한 해의 계획 알차게 세워가시면서
날씨는 춥지만 마음은 늘 포근한 하루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