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메라니아의 반란군은 신성로마제국과 폴란드의 동맹공격에 많은 피해를 입긴 했으나 아직 1500여의 병력이 남아있었다. 사실 포메라니아 지역은 위치상 그다지 제국의 영토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차라리 폴란드 왕국에 귀속시키는 것이 신성로마제국과 덴마크 왕국 등과의 관계에 좋을수 있지만... 포메라니아에는 비옥한 소금이 무궁무진하게 있는 곳이었다. 세르비아에 이어 제국의 부유함을 확고히 할 중요한 지역인 것이다. 아마도 포메라니아 반군을 일으킨 자들도 폴란드 왕국이 요구하는 과중한 세금을 내기 싫어서 봉기했음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황태자는 반란군을 눈으로 확인한 뒤 놀랄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 농민들이 아닌가. 활을 잡은 자는 드문드문이고 방패조차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야. 이런 반란군이 그 유명한 신성로마제국의 군대를 물리쳤단 말인가?”
“전하! 폴란드 왕국군이 반란군 토벌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지원을 왔습니다.”
폴란드의 7백여 진압대가 도착하여 합류하자, 황태자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협공할 것을 약속한뒤 부장들에게는 따로 지시를 내렸다.
“아군 병사들이 말을 안듣는것처럼 하여 폴란드군이 반란군과 싸우게끔 하시오.”
전투가 벌어지자, 폴란드군은 용맹히 앞서나가 적의 병사들과 뒤엉켰다. 전술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단순무식한 방법이었다. 반란군에게 패한 이유를 알만했다. 제국군은 일부러 주춤주춤 거리면서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다. 격전 끝에 폴란드 진압군 사령관이 수세에 몰려도망치기 시작했다. 반란군은 사기가 올라 한층 강하게 압박을 시작했으며 폴란드군은 그 기세에 눌리고 있었다.
“지금이다.”
황태자의 신호와 함께 안드로니쿠스 왕자와 트지미스케스의 기병대가 눈 깜짝할 사이에 돌격하여 반란군의 수장을 포위한뒤 사로잡았다. 트레비존드 궁사단이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고, 비잔틴 보병대가 측면을 들이쳤다. 삽시간에 반란군 진영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V자 형태로 퍼진 진형에서 오른쪽에서는 제국군이, 왼쪽에서는 다시 사기를 회복한 폴란드군이 공격을 해왔다. 무수히 쓰러지는 동료들을 보자 남은 반군은 전의를 상실해버렸다.
...전투 결과는 깔끔했다. 수많은 사상자를 낸 폴란드군과는 달리 황태자의 원정군은 단 50여명이 사상자를 내고도 300여명의 포로를 잡았다. 황태자는 포로들 앞에서 그들의 수장을 처참하게 처형한뒤 남은 포로들은 석방하였다. 120여명의 잔당들은 미리엔부르크 성에 틀어박혀 감히 나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황태자는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성을 포위하였다.
덴마크는 리보니아에 까지 제국군의 발길이 미쳤다는 소식을 듣고, 공주 인그리트를 황태자 알렉시우스에게 결혼시키고 싶다는 서한을 보내왔다. 황제는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황태자는 성이 함락되자 결혼식을 올렸다. 알렉시우스 황태자의 나이 27세였다.
1104년- 포메라니아에 머물던 황태자 부부는 다급한 소식을 접하게 된다.
“도망친 리보니아 반군이 새로운 세력을 규합하여 황제폐하가 계신 리보니아 성을 포위하고 있다고 합니다!!”
“뭣이!!”
황태자는 프러시아 공에 바실 안겔루스를 임명하여 국경 관리를 맡기고 자신은 군대를 이끌어 리보니아를 향해 진군시켰다.
황제는 50명도 안되는 호위대만으로 리보니아의 목조성을 힘겹게 지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대대적인 공성전에 대비하여 바짝 긴장하고 있던 마지베키가 물었다.
“반군의 규모는 최소 천명은 넘는다 합니다. 그들이 사다리가 아니라 동료들의 몸을 밟고 올라와도 충분할 만큼의 수인데... 어찌 그리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시는 것인지요.”
황제는 마지베키를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52세의 결코 젊지 않은 나이임에도 아직 혈색이 좋은 황제를 바라보며 마지베키는 자기도 모르게 감탄하고 있었다.
“자네의 예전 상관이었다면, 아마 성을 나가서 맞서 싸우자 했을거네.”
“...소챠체프님은 이미 전사하신지 오래입니다.”
“그래... 하지만 나에게는 그만큼 훌륭한 장군이 있지 않은가. 무얼 그리 긴장할 필요가 있단 말인가. 하하하...”
“폐하...”
“너무 우려말게. 반란군을 꼭 칼로 때려잡아야 할 필요는 없는것이라네... 나에겐 칼을 잘쓰는 장수와 뛰어난 전술가 말고도, 말한번 기막히게 잘하는 신하가 하나 있거든. 날 믿게나.”
과연 황제의 말대로 반군은 성을 포위하는 척 하더니 엉성한 공격을 잠깐 하다 말았다. 마지베키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황제는 이미 이렇게 될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불가록토누스 이사람도 늙었구만. 늦어늦어...”
...이로써 1089년에 황제가 군을 통솔한 이래 16년만에 동유럽 전지역의 반란이 진압되었다.
첫댓글 반란을 일으킨 놈들은 무조건 사형이 좋을듯.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