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대통령 박정희의 심장을 향해 권총을 쐈다. 영구집권을 획책했던 독재자가 마침내 쓰러졌다. 그날의 총성은 ‘유신의 종말’을 알리는 조종(弔鐘) 소리였다.
김재규는 “민주화를 위해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아무런 야심도, 어떠한 욕심도 없었다”는 법정 최후진술을 남기고 이듬해 5월 24일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1920년 10월 26일,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대한독립군과 김좌진 장군이 이끄는 북로군정서가 일본군을 이겨 6일만에 대승을 거둔 날이다. 바로 만주에서 승리를 거둔 ‘청산리 대첩’이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이토 히로부미가 쓰러지자 안중근은 가슴 속에 품고 있던 태극기를 펼쳐 올리며 에스페란토어로 “코레아 우라!”를 3번 외쳤다. “대한 독립만세!”라는 뜻이었다. 안중근은 거사 이듬해인 1910년 3월 26일 일제에 의해 교수형을 당했다.
1597년 10월 26일, 이순신 장군은 함선 13척을 지휘하며 명량에서 일본 함선 330여 척을 전멸시킬 정도로 격퇴시켰다.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명량해전’이다.
20세기와 16세기에 있었던 ‘10월 26일’을 기념하는 미술 작가들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광주 예술의거리 BHC갤러리에서 열리는 ‘10·26 탕탕전’이다. 김규표·김두성·김서경·김운성·김화순·류기정·박성완·위종만·이사범·이상호·이성웅·전정호·전혜옥·조아진·조현 등 15명 작가들의 20여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회를 후원한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김순흥 지부장은 작가와 관람객들에게 ‘격문’을 보내왔다. 그는 ‘격문’을 통해 “명량의 승병들은 살생계를 몰라서 왜군을 베고 찔렀을까? 천주의 아들 안중근은 십계명을 몰라서 이토 히로부미를 쏘았을까? 청산리의 독립군은 사람 죽이는 것이 좋아서 일본군을 쏘았을까? 김재규는 개인 야욕으로 박정희를 쏘았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의 “미친 운전자가 행인들을 치고 질주할 때 목사가 할 일은 장례를 돌보는 게 아니다. 핸들을 빼앗는 것이다”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반나치 운동에 앞장섰던 본회퍼는 나치의 비밀경찰에 체포돼 1945년 4월 9일 교수형에 처해졌다. 향년 39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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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10.26 10:58
첫댓글 10월26일 마음에 새겨야지
하바바
마지막 말 와닿네.. 미친 운전자가 치고 지나갈때 핸들을 빼앗는것...
하바바
헐 벌써 일년이 지났구나 얼마전에 탕탕절이었던거같은데
민주화를 위해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라고 하는데 김재규 진짜 대단한 사람이다..
10/26 되게 의미있는 날들이 많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