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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민수(地道敏樹)
땅의 성질은 나무에 민감한 영향을 준다
地 : 땅 지(土/3)
道 : 이치 도(辶/10)
敏 : 민첩할 민(攵/7)
樹 : 나무 수(木/12)
옛날부터 땅이라고 불러온 지구는 인간을 내주고 길러준 어머니이다. 그 땅은 정직하다. 정직하다는 것은 땅 속에 받아들인 하늘에서 떨어진 씨앗의 성질을 왜곡하지 않고 존중한다는 경천(敬天)의 의미이다.
땅에는 방소가 있다. 방소마다 그 지역적 토양이 다르고 토질이 다르다. 그래서 그 토질에 적합한지 여부를 표현해준다. 땅마다 내재되어 있는 특유의 성분은 그곳에서 자라나는 식물에게 영양을 준다.
잘 자라던 남쪽 땅의 귤나무를 북쪽에 옮겨 심으면 탱자나무가 되는 현상이 발생하거나 심하면 자라지 못한다. 그에 비해 적합한 토양에만 심으면 땅은 위대한 생명력을 그대로 발현해준다. 그리고 이런 양상이 매우 민첩하다. '중용'에서는 이를 지도민수(地道敏樹)라 하였다.
아름드리 수백년 된 나무를 보면 그 나무가 자라는 땅 속에 그 나무와 궁합이 맞는 좋은 기운을 지니고 있다고 추측해볼 수도 있다. 그런데 아무리 땅의 지질이 맞고 생명력이 좋아도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인삼이 대표적인데 한 번 심은 땅에는 오랜 기간 다시 심을 수 없다. 필요한 기간 동안 쉬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욕심부려 심어봤자 농사만 망친다.
이것만 보아도 땅은 단순한 무정물이라기보다는 생리(生理)를 지닌 존재이다. 사람도 땅 위에 집을 짓고 생활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땅의 생리(生理)라 할 수 있는 지리(地理)를 무시하면 안 된다. 땅이 쉴 틈 없이 진기가 빨리면 그 위에 문명을 건설한 사람도 별수 없다.
인도민정 지도민수(人道敏政 地道敏樹)
총선이 끝났다. 처음 정치에 입문하게 될 초선 의원들은 지금쯤 ‘정치란 무엇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터다. 20대의 젊은 왕 애공(哀公)이 세상을 주유하고 고국 노(魯)나라로 돌아온 69세 공자(孔子)에게 던진 질문도 바로 그 것이었다.
공자의 답은 이랬다. “성군으로 이름 높은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의 훌륭한 정치는 목판이나 간책(簡策)에 널브러지게 쓰여있다. 그러나 결국 사람이다. 그 가치를 구현할 사람이 있으면 정치는 흥할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쇠락할 것이다. 사람의 도는 정치에 민감하게 나타나고(人道敏政), 땅의 도는 나무에 민감하게 나타나는 법이다(地道敏樹). 좋은 사람을 얻기 위해서는 군주 자신이 바른 덕성을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정치인 스스로 도(道)를 닦아야 한다는 얘기다.
공자는 이어 수도(修道)의 방법을 얘기하고 있다. “몸을 닦는다는 것은 도를 구현하는 것이요, 도를 닦는 것은 인을 구현하는 것이다(修身以道, 修道以仁). 인은 의(義)와 짝지어 생각해야 한다. 현인(賢人)을 제대로 존중해주는 게 바로 의다. 가까운 이를 사랑하고, 현인을 존중하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예(禮)다.”
어짊(仁), 의로움(義), 그리고 예절(禮)이 정치인의 기본 덕성인 셈이다.
공자는 큰 정치를 하는 9가지 길을 제시했다. “우선 군주 스스로 수신(修身)해야 한다. 둘째는 현인을 존중해야 한다(尊賢). 셋째는 가까운 혈연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親親). 넷째는 대신들을 공경해야 한다(敬大臣). 다섯째는 뭇 신하들을 내 몸과 같이 여겨야 한다(體群臣). 여섯째는 뭇 서민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子庶民). 일곱째는 다양한 기술자들을 불러모아야 한다(來百工). 여덟째는 외교를 통해 먼 지방의 사람까지도 화목하게 만드는 것이다(柔遠人). 아홉 번째는 제후들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懷諸候).”
안으로는 백성의 생활을 편안하게 하고, 밖으로는 주변 정세를 안정시키는 게 정치의 목표다. 그 시작은 정치인 스스로 몸과 마음을 닦는 것이라고 공자는 말하고 있다. 여의도에 입성할 정치 신인들이 꼭 가슴에 새겨야 할 말이다.
▶️ 地(땅 지)는 ❶회의문자로 埅(지), 埊(지), 墬(지), 嶳(지)가 고자(古字)이다. 온누리(也; 큰 뱀의 형상)에 잇달아 흙(土)이 깔려 있다는 뜻을 합(合)한 글자로 땅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地자는 '땅'이나 '대지', '장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地자는 土(흙 토)자와 也(어조사 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也자는 주전자를 그린 것이다. 地자는 이렇게 물을 담는 주전자를 그린 也자에 土자를 결합한 것으로 흙과 물이 있는 '땅'을 표현하고 있다. 地자는 잡초가 무성한 곳에서는 뱀을 흔히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대지(土)와 뱀(也)'을 함께 그린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地(지)는 (1)일부 명사(名詞) 뒤에 붙어 그 명사가 뜻하는 그곳임을 나타내는 말 (2)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 명사가 뜻하는 그 옷의 감을 나타냄 (3)사대종(四大種)의 하나 견고를 성(性)으로 하고, 능지(能持)를 용(用)으로 함 등의 뜻으로 ①땅, 대지(大地) ②곳, 장소(場所) ③노정(路程: 목적지까지의 거리) ④논밭 ⑤뭍, 육지(陸地) ⑥영토(領土), 국토(國土) ⑦토지(土地)의 신(神) ⑧처지(處地), 처해 있는 형편 ⑨바탕, 본래(本來)의 성질(性質) ⑩신분(身分), 자리, 문벌(門閥), 지위(地位) ⑪분별(分別), 구별(區別) ⑫다만, 뿐 ⑬살다, 거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곤(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천(天)이다. 용례로는 일정한 땅의 구역을 지역(地域), 어느 방면의 땅이나 서울 이외의 지역을 지방(地方), 사람이 살고 있는 땅 덩어리를 지구(地球), 땅의 경계 또는 어떠한 처지나 형편을 지경(地境), 개인이 차지하는 사회적 위치를 지위(地位), 마을이나 산천이나 지역 따위의 이름을 지명(地名), 땅이 흔들리고 갈라지는 지각 변동 현상을 지진(地震),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땅의 표면을 지반(地盤), 집터로 집을 지을 땅을 택지(宅地), 건축물이나 도로에 쓰이는 땅을 부지(敷地), 자기가 처해 있는 경우 또는 환경을 처지(處地), 남은 땅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을 여지(餘地), 토지를 조각조각 나누어서 매겨 놓은 땅의 번호를 번지(番地), 하늘과 땅을 천지(天地), 주택이나 공장 등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일정 구역을 단지(團地), 어떤 일이 벌어진 바로 그 곳을 현지(現地), 바닥이 평평한 땅을 평지(平地), 자기 집을 멀리 떠나 있는 곳을 객지(客地), 땅의 끝과 하늘의 끝을 아울러 이르는 말 또는 서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지각천애(地角天涯), 토지의 크기나 덕이 서로 비슷하다는 뜻으로 서로 조건이 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지추덕제(地醜德齊), 간과 뇌장을 땅에 쏟아낸다는 뜻으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돌보지 않고 힘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간뇌도지(肝腦塗地),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몸을 사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복지부동(伏地不動),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움직이게 한다는 뜻으로 몹시 세상을 놀라게 함을 이르는 말을 경천동지(驚天動地),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방향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뜻으로 못난 사람이 주책없이 덤벙이는 일 또는 너무 급하여 방향을 잡지 못하고 함부로 날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천방지방(天方地方),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이 오래오래 계속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구(天長地久), 지진이나 홍수나 태풍 따위와 같이 자연 현상에 의해 빚어지는 재앙을 일컫는 말을 천재지변(天災地變), 육지에서 배를 저으려 한다는 뜻으로 곧 되지 않을 일을 억지로 하고자 함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육지행선(陸地行船), 싸움에 한 번 패하여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한 번 싸우다가 여지없이 패하여 다시 일어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패도지(一敗塗地), 사람은 있는 곳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니 그 환경을 서로 바꾸면 누구나 다 똑같아진다는 말을 역지개연(易地皆然), 발이 실제로 땅에 붙었다는 뜻으로 일 처리 솜씨가 착실함을 말함 또는 행실이 바르고 태도가 성실함을 일컫는 말을 각답실지(脚踏實地), 감격스런 마음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감격무지(感激無地) 등에 쓰인다.
▶️ 道(길 도)는 ❶회의문자로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首(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首(수)는 사람 머리와 같이 사물의 끝에 있는 것, 처음, 근거란 뜻을 나타낸다. 道(도)는 한 줄로 통하는 큰 길이다. 사람을 목적지에 인도하는 것도 길이지만 또 도덕적인 근거도 길이다. ❷회의문자로 道자는 '길'이나 '도리', '이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道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首(머리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首자는 '머리'라는 뜻이 있다. 道자는 길을 뜻하는 辶자에 首자를 결합한 것으로 본래의 의미는 '인도하다'나 '이끌다'였다. 그러나 후에 '사람이 가야 할 올바른 바른길'이라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도리'나 '이치'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寸(마디 촌)자를 더한 導(이끌 도)자가 '인도하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道(도)는 (1)우리나라의 지방 행정 구역의 하나. 예전에 8도이던 것을 고종(高宗) 33(1896)년에 13도로 고쳤고, 다시 대한민국 수립 후에 14도로 정함 (2)우리나라의 최고 지방자치단체 (3)도청 (4)중국 당(唐) 대의 최고 행정 단위. 당초에는 10도로 나누어 각 도마다 안찰사(按察使)를 두었으며 734년에 15도로 늘려 관찰사(觀察使)를 장관(長官)으로 두었음 (5)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6)종교 상으로, 교의에 깊이 통하여 알게 되는 이치, 또는 깊이 깨달은 지경 (7)기예(技藝)나 방술(方術), 무술(武術) 등에서의 방법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길 ②도리(道理), 이치(理致) ③재주 ④방법(方法), 술책(術策) ⑤근원(根源), 바탕 ⑥기능(機能), 작용(作用) ⑦주의(主義), 사상(思想) ⑧제도(制度) ⑨기예(技藝) ⑩불교(佛敎) ⑪승려(僧侶) ⑫도교(道敎) ⑬도사(道士) ⑭교설(敎說) ⑮~에서, ~부터 ⑯가다 ⑰가르치다 ⑱깨닫다 ⑲다스리다 ⑳따르다 ㉑말하다 ㉒완벽한 글 ㉓의존하다 ㉔이끌다, 인도하다 ㉕정통하다 ㉖통하다, 다니다 ㉗행정구역 단위 ㉘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길 도(塗), 거리 항(巷), 거리 가(街), 네거리 구(衢), 길 로/노(路), 길 도(途), 길거리 규(逵), 모퉁이 우(隅)이다. 용례로는 사람이나 차가 다닐 수 있게 만든 길을 도로(道路),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을 도리(道理),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도덕(道德), 일에 쓰이는 여러 가지 연장을 도구(道具), 도를 닦는 사람을 도사(道士),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도덕 상의 의리를 도의(道義), 일반에게 알리는 새로운 소식을 보도(報道), 차가 지나다니는 길을 궤도(軌道), 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를 효도(孝道), 사람이 행해야 할 바른 길을 정도(正道), 차가 다니도록 마련한 길을 차도(車道), 도를 닦음을 수도(修道), 임금이 마땅히 행해야 될 일을 왕도(王道), 바르지 못한 도리를 사도(邪道), 사람이 다니는 길을 보도(步道), 일에 대한 방법과 도리를 방도(方道),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는다는 뜻으로 나라가 잘 다스려져 백성의 풍속이 돈후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불습유(道不拾遺), 길거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곧 그 길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는 뜻으로 거리에서 들은 것을 남에게 아는 체하며 말함 또는 깊이 생각 않고 예사로 듣고 말함을 일컫는 말을 도청도설(道聽塗說), 길가에 있는 쓴 자두 열매라는 뜻으로 남에게 버림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도방고리(道傍苦李), 먼 길을 달린 후에야 천리마의 재능을 안다는 뜻으로 난세를 당해서야 비로소 그 인물의 진가를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도원지기(道遠知驥), 길에는 오르고 내림이 있다는 뜻으로 천도에는 크게 융성함과 쇠망함의 두 가지가 있다는 말을 도유승강(道有升降), 구차하고 궁색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감을 일컫는 말을 안빈낙도(安貧樂道), 시장과 길거리에서 이루어지는 교제라는 뜻으로 이익이 있으면 서로 합하고 이익이 없으면 헤어지는 시정의 장사꾼과 같은 교제를 일컫는 말을 시도지교(市道之交),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옳은 것으로 여김을 일컫는 말을 청빈낙도(淸貧樂道),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등에 쓰인다.
▶️ 敏(민첩할 민)은 ❶형성문자로 勄(민)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每(매, 민)로 이루어졌다. 강제로 일하게 하다의 뜻이 전(轉)하여 재빨리 시키다, 재빠르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敏자는 '민첩하다'나 '재빠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敏자는 每(매양 매)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每자는 머리에 비녀를 꽂은 여자를 그린 것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敏자를 보면 每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이것은 여자를 낚아채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敏자는 본래 고대에 행해졌던 약탈혼을 표현한 것으로 여자를 신속하게 납치한다는 의미에서 '민첩하다'나 '재빠르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였다. 하지만 소전에서는 又자가 攵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敏(민)은 ①민첩(敏捷)하다 ②재빠르다 ③영리(怜悧)하다 ④총명(聰明)하다 ⑤공손(恭遜)하다 ⑥힘쓰다 ⑦애써 일하다 ⑧자세(仔細)하다, 소상하다 ⑨엄지 발가락 ⑩오음(五音) 중의 상음의 별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빠를 첩(捷), 빠를 숙(潚), 이를 조(早), 빠를 신(迅), 빠를 괄(适), 빠를 속(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느릴 완(緩), 둔할 둔(鈍)이다. 용례로는 예민한 감각을 민감(敏感), 재빠르고 날램을 민첩(敏捷), 잽싸고 빠름을 민속(敏速), 민첩한 슬기를 민지(敏智), 민첩하고 슬기로움을 민혜(敏慧), 재빠르고 활발함을 민활(敏活), 날카로움을 민예(敏銳), 재치가 있고 재빠름을 민급(敏給), 눈치가 빠르고 민첩하여 모든 일에 환히 통함을 민달(敏達), 일의 처리를 재치 있고 빠르게 잘하는 수완을 민완(敏腕), 총명하고 민첩함을 명민(明敏), 마음이 밝고 생각이 영명함을 예민(叡敏), 감각이나 행동이나 재치나 느낌 따위가 날카롭고 민첩함을 예민(銳敏), 눈치가 빠르고 행동이 민첩함을 기민(機敏), 재주가 빼어나고 현명함을 수민(秀敏), 재지나 감각이나 행동 등이 날카롭고 민첩함을 영민(英敏), 지나치게 예민함을 과민(過敏), 재주와 슬기가 뛰어나서 밝음을 준민(俊敏), 재빠르고 슬기로움을 혜민(慧敏), 둔하고 재빠르지 못함을 불민(不敏), 마음이 곧고 명민함을 정민(貞敏), 총명하고 민첩함을 총민(聰敏), 민첩함을 경민(警敏), 널리 갖추어져 영리함을 해민(該敏), 낙오함을 재민(才敏), 교묘하고 민첩함을 교민(巧敏), 인물이 뛰어나고 재주가 있음을 부민(膚敏), 더듬는 말과 민첩한 행동이라는 뜻으로 말하기는 쉬워도 행하기는 어려우므로 군자는 말은 둔하여도 행동은 민첩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눌언민행(訥言敏行), 명령을 좇아 시행하는 것이 민첩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거행불민(擧行不敏), 사리에 밝고 판단에 민첩하며 역량과 재능이 뛰어남을 이르는 말을 정민강간(精敏强幹) 등에 쓰인다.
▶️ 樹(나무 수)는 ❶형성문자로 树(수)의 본자(本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尌(주; 손으로 물건을 세운 모양; 수)와 살아서 서 있는 나무(木)의 뜻이 합(合)하여 나무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樹자는 '나무'나 '심다', '세우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樹자는 木(나무 목)자와 尌(세울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尌자는 그릇 위에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세우다'는 뜻이 있다. 그래서 尌자는 樹자 이전에 쓰였던 글자였다. 갑골문에 나온 樹자를 보면 木(나무 목)자가 없는 尌자가 그려져 있었다. 尌자는 손으로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지만 소전에서는 여기에 木자가 더해지면서 이것이 나무와 관계된 글자임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樹(수)는 ①나무 ②심다 ③세우다 ④막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살아 있는 나무를 수목(樹木), 나무가 우거진 숲을 수림(樹林), 나무의 종류를 수종(樹種), 나무와 돌을 수석(樹石), 산수화나 수석화에 있어서의 나무를 그리는 법을 수법(樹法),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를 수상(樹霜), 나무의 잎을 수엽(樹葉), 나무의 가지를 수지(樹枝), 울창한 삼림의 광대함을 바다에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수해(樹海), 땅속에서 빨아 올리어 나무 속에서 양분이 되는 액을 수액(樹液), 나무를 심음을 식수(植樹), 과실나무로 열매를 얻기 위하여 가꾸는 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과수(果樹), 베풀어 세움을 건수(建樹), 어린나무로 한두 해쯤 자란 나무를 치수(稚樹), 매우 큰 나무를 거수(巨樹), 큰 나무를 대수(大樹), 종자나 꺽꽂이감 따위를 얻기 위하여 기르는 나무를 모수(母樹), 줄지어 선 나무를 열수(列樹), 꽃이 피는 나무를 화수(花樹), 여러 가지가 섞인 수목을 잡수(雜樹), 나무 아래와 돌의 위라는 뜻으로 한데에서 잔다는 말로서 출가한 몸 또는 불교에서 수행함을 이르는 말을 수하석상(樹下石上), 수목이 하늘을 찌를 듯이 울창하다는 말을 수목참천(樹木參天),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도 독이 있다는 뜻으로 고문이나 불법 도청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을 독수독과(毒樹毒果),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한 나무에서 백 배를 수확한다는 뜻으로 인물을 양성하는 보람을 이르는 말을 일수백확(一樹百穫), 봄철의 수목과 저녁 무렵의 구름과 벗에 대한 모정이 일어남의 비유한 말을 춘수모운(春樹暮雲), 아무리 기다려도 소용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철수개화(鐵樹開花),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는다는 말을 적지적수(適地適樹)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