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길 Paths Of Glory , 1957 제작
미국 | 범죄 외 | 15세이상 관람가 | 87분
감독 스탠리 큐브릭
출연 랄프 미커, 아돌프 멘조, 커크 더글라스, 조지 맥레디
영화 역사상 최고의 감독 스탠리 큐브릭이 연출, 명배우 마이클 더글라스의 아버지이자 <스파르타쿠스>로 대표되는 커크 더글러스 주연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군을 배경으로 전쟁의 참혹함과 부조리한 권력 집단의 횡포 등을 그린 반전(反戰) 영화이자 법정 영화로, 스탠리 큐브릭의 초기 걸작중 하나입니다.
<스파르타쿠스> 리뷰 참고
총사령관 브롤라드는 프랑스군의 용맹함을 보여주고 싶은 열망에 독일군이 점령하고 있는 '개미고지'를 탈환하라고 명령한다. 승진을 바라고 있던 사단장 미로는 그것이 자살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명예를 위해 부하들을 희생시키기로 한다.
결국 군대의 명령 계통에 충실한 닥스 대령이 부대원들을 이끌고 작전을 수행하지만 무모한 작전은 사병들의 끔찍한 희생을 부른다. 동료들의 끔찍한 죽음을 목격한 군인들은 참호를 떠나 공격하기를 거부하기에 이른다. 이에 화가 난 미로 장군은 포병대에게 자신의 부하들이 있는 참호를 향해 대포를 발사하라고 명령한다.
그렇게 작전은 실패로 끝나고, 공격 계획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미로장군은 작전의 실패가 부하들의 비겁함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사단에서 병사 한명씩을 무단으로 색출해, 실패한 임무에 대한 희생양으로 이들을 군법회의에 회부해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형하려 한다.
닥스 대령은 미로장군의 처사에 분노를 느끼며 병사들을 위해 필사적인 변호를 펼치는데...
< 영광의 길>은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며 스탠리 큐브릭답게 57년도 작품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시나리오가 탄탄한데 전시상황속 군대라는 경직 된 조직이 병사들의 목숨보다는 오직 승리를 외치고 있고 부당한 명령을 내리는 장군과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부하를 사지로 내몰게 되고 결국 아군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는데 이 와중에 장군은 진격하지 못하는 아군에게 포격을 명령한다는 분노유발 스토리가 던져주는 몰입감이 상당합니다.
작전을 명한 지휘관을 다수의 병사가 따르지 않자, 군기강 확립을 목적으로 색출된 죄 없는 병사 3명의 재판 과정을 다룬 반군국주의 영화이며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안락한 장소에서 꼬냑과 화려한 식사, 파티를 즐기면서 전선의 병사들에게는 사지로 뛰어들 것을 강요하는 오만하고 무책임한 고위 장교들의 부조리, 기계적인 일제돌격이 특징인 참호전으로 일관하여 수많은 희생자들을 만들어낸 수뇌부의 무능함은 전쟁의 영광보다 지울 수 없는 상처만을 남깁니다.
화면의 긴박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간가는 줄 모르게 만들며 특히 제1 차대전 당시의 참호전을 세련되고 디테일하게 잘 그려냈는데 참호안으로 파편이 뒤고 흙먼지가 날리고 고지를향해 약진하는 장면과 장군이 참호를 순시하는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이며 지금까지 나온 많은 전쟁 영화들이 참고할 정도로 가장 현실적입니다.
"타인의 곤경 위에 쌓아 올린 치욕적인 재산들, 처형장에 선 죄없는 사람들, 훈장을 받은 죄인들. 전쟁과 그 주역들에게 저주 있으라" 는 프랑스 생마르탱데스트레오의 제1차 세계대전 기념비문중 하나인데 이 문구는 이 작품의 주제이며 영화속 군대의 부조리와 부당함은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과 진배가 없기때문에 대한민국 국군의 높은 자리에 있는 이들이 한번 쯤 봤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영광의 길>이 제작되었던 1950년대는 미국과 소련 중심의 냉전의 시대였는데 자국의 위상을 드리우는 다수의 작품이 출간되었고, 대중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보다 자극적이고, 웅장한 전쟁 신 연출을 위해 혈안이 되었던 시기였습니다.
이에 반해, 스탠리 큐브릭은 적군(독일군)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채 오로지 프랑스 군 내부의 이야기로 전개했고 전쟁 자체가 끼치는 학살과 죽음의 문제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매개되는 인간성의 말살과 조직 내 민주성의 와해를 그리고자 했으며 나쁜 프랑스 장군으로 나오는 아돌프 멘조는 매카시즘 광풍이 불던 시기에 동료를 팔아먹어 할리우드 기피 배우로 찍혔혔는데 큐브릭이 그를 고용한 건 할리우드에 대한 조롱과 함께 배우에 대한 조롱이었습니다.
상사의 부당한 명령 아집으로 부하를 잃고 윗선에 대한 커다란 실망과 분노를 표출했지만 결국 부하를 처형할 수 밖에 없었던 나역함을 보여준 닥스 대령을 연기한 커크 더글라스의 내면 연기가 일품이며 '누군가는 아주 쉽게 영광의 길로 들어설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들은 그런 영광의 길이 없다.'는 교훈을 잘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나온 곡은 독일 민요 "The Faithful Hussar"로, 극중 이 노래를 부른 독일인 크리스티안 할 런은 후일 스탠리 큐브릭과 결혼합니다.
내용이 내용인지라 프랑스에서는 상당히 오랫동안 상영금지 처분을 당했습니다.
<영광의 길> 최고의 명장면
스탠리 큐브릭은 처형장으로 세 명의 병사가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는 장면과 닥스가 다른 부조리한 장성들 사이에 서서 그들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장면을 교차하여 보여줌으로써 부조리한 구조 속에선 정의의 닥스 조차도 어쩔 수 없는 나약함을, 처형장에 도착하여 총살대에 세워진 무고한 병사들의 시선이 아름답고 황홀한 궁전 전면의 외경을 향한 장면은 부조리하며 화려한 행정과 나약하며 처참한 현장과의 싸움에서의 현장의 패배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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