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 징헌거"
오늘 날씨가 무지허게도 춥다.
이런 날은 뜨뜻한 것이면 뭐든지 좋은 날이다.
다른 거 보다
뜨듯한 사람을 만나면 더 좋다.
그래서
나는 그 좋은 청년을 만나기 위해
백화점에 들렀다가도 고깃간은 쳐다보지도 않고
지하철에서 내려 그 마트로 갔다.
'청년은 오늘도 책을 보고 있구먼.
허구 헌날 무슨 책을 그리도 보고 있누?'
윈도우에 가려 책 제목을 볼 수가 없어 안타깝다.
'설마하니 노랑책을 보지는 않겠지?'
'저런 천진한 웃음을 흘리는 총각이...'
"구워 먹을 고기 좀 줘요!"
-바로 드실 건가요?-
"예, 지금.."
-생고기라 조금 두껍게 썰어도 맛은 좋을 걸요-
-어느 정도 익으면 가위로 먹을만큼 자르세요-
('쳇, 저보다 오래 고기는 구워봤구만...')
-맛있게 드세요-
(꾸우벅,큰 대문 이를 드러내며 씩 웃는다)
그날 이후로 벌써 서너 번은 더 본 총각의 웃음이 따뜻하다.
문을 나서는데
웬 풍경소린고...
아무리 둘러봐도 이런 명징한 소리가 날만한 곳이 없는데...
한참을 둘레둘레해 본다.
이런,
"임꺽정 삼겹살 소주집"이네.
이런 날은
그 집 주인 얼굴을 한 번 보고 나와야 하는 건데....
그 징허던 바람도 시원하다.
쇼팽/강아지왈츠 Db장조 '강아지' Op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