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메탈 자켓 Full Metal Jacket , 1987 제작
영국 외 | 전쟁 외 | 1996.02.17 개봉 | 청소년관람불가 | 116분
감독 스탠리 큐브릭
출연 매튜 모딘, 아담 볼드윈, 빈센트 도노프리오, 로널드 리 어메이
미 해병대 정훈병으로 월남전에 참전한 구스타프 하스포드의 자전적 소설 <쇼트 타이머스 The Short-Timers>를 원작으로
영화 역사상 최고의 감독중 하나인 스탠리 큐브릭이 연출한 전쟁에 대한 문제의식 제기와 비판적인 시각을 통해 인간성을 상실하고 병기화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군인들의 모습과 전쟁의 참상을 여과없이 그려낸 베트남 전쟁 대표작중 하나이자 <영광의 길>에 이은 전쟁에 관한 스탠리 큐브릭의 두번째 작품입니다.
<영광의 길> 리뷰 참고
제목 <풀 메탈 자켓>의 사전적인 의미는 '단시간 근로자'이지만, 영화에서는 월남전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군사 은어로 '파병 2개월 미만의 신병'을 가르키는 용어이며 미국 영웅주의와 우월주의, 전쟁 미화 그리고 과장된 액션장면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전쟁의 광기와 폐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한 영화에 두 피해자를 그려내면서 승리자의 모습도 패배자의 모습도 아닌 전쟁이 빚어낸 참혹성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며 인간의 외로움과 열등감의 폭발을 다룬 전반부와 전쟁의 무의미함과 참혹함을 알려주는 후반부를 통해서 반전의 강한 메세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강조하는 애국이라는 가면을 쓴 인간들의 맹목성에서 비롯된 인간성 상실, 철모에는 타고난 킬러 (Born to Kill)라 쓰고 가슴에는 평화의 상징 메달을 걸고 다니는 인간의 이중성, 베트남 전쟁의 당위성으로까지 이어지는 과정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어져 평화를 위해 군대가 있는 것인지, 전쟁을 위해 군대가 있는 것인지 에 대한 강한 의문을 남기게 만듦으로써 군대가 수행하는 전쟁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됩니다.
이발사들이 인정사정 없이 전동 바리깡으로 갓 입대한 청년들을 1mm만 남기고 삭발시켜 버리는 오프닝 장면,
흑인인 브라운 해병에게 새하얀 눈덩이라는 의미의 '스노우볼'이라는 이름을 붙이거나, 급식에 수박과 치킨이 안 나온다고 갈구는 모습 등
군내부 부조리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 순진한 신병들이 살인병기로 변해가는 과정을 스탠리 큐브릭 특유의 꼼꼼하고 치밀한 묘사를 통해 군대문화를 아주 예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 미 해병대 신병훈련장면은 소름끼칠 정도로 현실감이 넘치는데 웃는 얼굴의 착한 병사가
신병교육을 통해 인간에서 병사로, 병사에서 기계로,
기계에서 악마로 변해가는 자아 파괴 과정이 너무나도 적나라하며 전쟁터에서 최소한의 인간성을 지켜내려 했던 주인공이 살인병기가 되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인간성을 파괴시키는 전쟁의 실상을 각인시켜줍니다.
당시에는 병사의 교육이라는 방침 아래 어떤 인격 모독이나 신체적인 폭력과 구타도 인정되는 시기였기에 초반부 훈련병들을 미친듯이 갈구는 상사 하트먼의 모습은 결코 과장이 아니며, 문제는 당시 미군이 군의 인원 보충이라는 이유로 정말 아무나 잡아갔고 전시라는 특수성과 보수적이고 폭력적인 교범 탓에 규율은 철저히 무시되었고 적응하지 못한 병사들은 교관은 물론 병사들에게까지 따돌림과 멸시를 받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갈굼을 참다 못한 병사들은 상관과 동료 병사를 살해하는 프래깅 (프래깅(fragging)은 파편 수류탄(Fragmentation Grenade)을 뜻하며 베트남 전쟁 당시 사고를 가장해서 수류탄이나 총탄으로 아군을 살해하는 군인들의 하극상)을 벌이게 되었고, 베트남전 당시 프래깅이 너무 많이 벌어진 탓에 "앞의 적보다 뒤의 아군이 더 두렵다"는 웃지 못할 농담도 돌아다녔습니다.
매춘부를 데려와놓고 가격을 제시하며 돌림빵하는 모습이나, 죽은 병사를 친구라고 부르며 대화하는 모습이나,
마지막에 자신들을 거의 몰살시킬 뻔한 저격수를 잡고보니 베트콩 소녀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읊조리는 장면 등 2부 역시도 여러가지로 망가질대로 망가진 미군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1700만 달러 제작비로 미국에서만 4650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렸지만 역시 베트남 전쟁을 다룬 작품이자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플래툰>이 흥행으로 <풀 메탈 자켓>의 3배가 넘는 수익과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수상과 같은 커다란 성과로 인해 이 작품은 파묻히게 되었고 스탠리 큐브릭은 자존심에 단단히 상처를 입었는데 이 때문에 원래 찍으려던 홀로코스트 영화도 영향을 받아 제작이 취소되었고, 다음 작품이자 그의 유작인 <아이즈 와이드 셧>이 나오기까지 엄청나게 오랜 기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플래툰> 리뷰 참고
<아이즈 와이드 셧> 리뷰 참고
배우 로널드 리 어메이가 연기한 신병훈련 교관 하트먼 상사는 혼자서 영화의 전반부를 휘어잡는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그야말로 악질 교관의 대명사로 영화사에 각인되었고 군대를 배경으로 한 창작물에 큰 영향을 끼쳤고 다양한 매체에서 무수하게 오마주, 패러디되었습니다.
로널드 리 어메이는 실제 미 해병대를 퇴역한 하사 출신이며 1961년 미 해병대 항공병으로 입대 후 해병항공단에서 복무했고, 복무 중 해병대 훈련교관에 지원하여, 3년간 신병훈련 교관으로 복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정글이 아닌 시가전을 다룬 거의 유일한 베트남 전쟁 영화이며 미해병대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보니 미해병대에서는 대놓고 영화 촬영을 방해해 영국에서 전 분량을 촬영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M16 소총은 일본제 모델건을 사용했고 탱크는 벨기에군의 것, 헬리콥터는 영국군 것을 임대하여 촬영했으며 아열대 분위기를 내기위해 야자수를 공수해와 심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반 <살인기계>라는 제목으로 개봉할 예정이었는데 당시 군사 정권의 높으신 분들을 까는 내용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를 만들었던 스탠리 큐브릭의 작품인데다가 군대를 까는 내용에서 심의에 걸렸다가 1996년 2월 17일 설연휴에 개봉하게 됩니다.
<풀 메탈 자켓> OST 'I Like It Like That'
<풀 메탈 자켓> OST 'Paint It Black'
<풀 메탈 자켓>의 배경이 되는 베트남전 때의 노래들을 사용되어 극찬을 받았는데 대표적으로 엔딩곡에 롤링 스톤스의 'Paint It Black'이 사용되었습니다.
<풀 메탈 자켓> 최고의 명장면 1
Get some!
더 맞춰야지!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기관총사수가 내뱉은 전쟁의 광기가 담긴 대사입니다.
<풀 메탈 자켓> 최고의 명장면 2
<풀 메탈 자켓> 최고의 명장면 3
<풀 메탈 자켓> 최고의 명장면 4
미군 병사들이 폐허가 된 시가지를 걸어가면서 미국의 유명한 아동프로그램인 <미키 마우스 클럽>의 주제가를 군가로 부르는 모순적인 상황을 표현한 라스트씬이 상당히 인상적인데 이는 집, 고향, 그리고 가족에 대한 지독한 향수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명장면입니다.
로더리고 영화 글 모음 1000
첫댓글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 주요 작품중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리뷰글은 다음 클린 제재로 삭제되어서 보여드릴 수 없으니 큐브릭 감독 리뷰 시리즈는 마무리하겠습니다. <풀 메탈 자켓>에 이어서 베트남 전쟁 배경 4대 전쟁 걸작 리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혹시 세계사 수업 때 베트남 전쟁 파트를 수업한다면 어떤 영화를 참고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판단이 안서네요ㅎㅎ
통킹만 사건을 위주로 설명하다보니 전쟁의 과정, 참상 등은 소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ㅜ
안녕하세요. 휴가중이라서 답변이 늦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극비로 받게 된 1급 문서를 통해서 미국이 베트남전 군사 개입의 구실로 삼았던 '통킹 만 사건'이 사실은 조작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발표했고 이 1급 문서의 제목은 '펜타곤 보고서'인데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 더 포스트 입니다.
더 포스트 - 베트남전의 발단
풀 메탈 자켓 - 신병 훈련의 폐해
플래툰 - 군내 부조리
디어헌터 - 전쟁이 만들어낸 고통과 후유증
지옥의 묵시록 - 전쟁의 광기
포레스트 검프 - 근현대 미국의 민낯
이라는 각각의 소재와 함께 제가 올린 리뷰글내 최고의 명장면과 내용을 설명해주신다면 더할나위없는 수업이되지않을까 싶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Motorcade 와.. 휴가중에 너무 정성스러운 선물과 같은 답변을 받았네요. 즐거운 휴가 보내시길 바라오며, 너무 감사드립니다! 더 포스트 뿐만 아니라 여러 올려주신 클립들 잘 활용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로더리고님 본인이셨군요. 넘나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베트남 전쟁 걸작 중에 풀 메탈 자켓을 제일 좋아해요. 하트먼 상사 때문에.
하트먼 상사... 배우라기 보단 실제 미해병대 신병 교관을 영화속에 집어넣은것과 진배없습니다.
스탠리큐브릭 감독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리뷰 시리즈 잘 읽었습니다.
그의 죽음에도 의혹이 가득한데. 참 안타깝습니다.
아이즈 와이드 셧 내부 시사회 4일후 사망했는데 영화속에서도 늬앙스가 남아있던 일루미나티와 관련 된건 아닌가에 대한 의혹이 있었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