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슬기의 일기장입니다
꿈 많던 열일곱 소녀 슬기의 시간은 모의고사가 있던 그 날에 멈춰져 있습니다
모의고사가 있던 그날입니다 슬기는 평소와 달리 문구점으로 향합니다
문구점을 나와 학교로 향하던 그 시각 공사장에서 출발한 덤프트럭이 통학로로 들어섭니다
슬기를 덮친건 토사를 가득 실은 15톤 덤프트럭이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열일곱 슬기는 아까운 생을 마쳤습니다
바로 이것이 열일곱 슬기를 죽음으로 몰아 넣은 그 덤프트럭입니다
흙이 가득한 덤프트럭은 차 무게까지 약 25톤, 그 엄청난 무게로 가녀린 아이를 짓누른겁니다
등교하던 슬기를 짓밟은 덤프트럭은 바로 슬기의 학교에서 나온 공사차량이었습니다
방학 전부터 진행 된 급식소 공사, 왜 하필 아이들 등교시간까지 이어진것일까요
등교시간만큼은 공사차량을 통제 할 수 없었을까요
오전 7시 반, 당시 덤프트럭이 나타난 시각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등교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차량이 한데 뒤엉킨 아찔한 상황 사고가 안나는게 오히려 신기할정도입니다
도로 근방에 위치한 학교만 무려 9개 슬기가 다니던 학교도 이곳에 있습니다
인도 하나 없는 이 길로 슬기는 매일 학교를 다녔습니다
등굣길의 상황이 이렇게 된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통학로 상황이 급변한건 16년전이었습니다
막혀있던 도로가 산 뒷편까지 연장 8차선 도로와 연결되면서 통학로를 오가는 차량도 늘어난 것입니다
도로를 연장한 그 해는 공교롭게도 슬기가 태어난 1993년
실제 바꿀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슬기가 12살 되던 2004년
도로를 넓히고 양옆에 인도를 만들어 아이들의 안전을 지킬수 있도록 통학로를 확장하기로 한것입니다
하지만, 2009년 현재 위험천만한 등굣길은 변한것이 없습니다
통학로 확장사업 계획은 사실상 3년전부터 중단 된 상태입니다
통학로와 같은 시기에 확장 계획을 세운 공원로입니다
경제 논리에 따라 통학로보다 먼저 확장에 들어갔습니다
학생들 안전을 위해서 사고 위험이 높은 통학로를 확장 하는 일은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공원로 공사에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던 성남시는 최근 신청사 완공을 눈앞에 두고있습니다
성남시의 신청사 예산은 약 3,200억원
시민과 공무원 수가 열배인 서울시보다 약 천억원이 많습니다
슬기가 떠난 며칠후 학교 앞입니다
통학로 곳곳 과속방지턱이 설치됐습니다
통학로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섭니다
늦게나마 대책 회의도 열렸습니다
도로주변상인과 학부모 그리고 시청 관계자가 한데 모인 자리 각자의 입장을 정리한 안건을 가지고 협의에 나섰습니다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고성만 오가는 회의장
등굣길을 바꾸는데 아직 시간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슬기는 왜 죽어야 했을까요
살릴수 있는 기회가 이미 여러번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첫댓글 어떤것이 우선인지..ㅠㅠ..마음이 너무 아프네요..어른들의 잘못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참 안타깝죠.
슬프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