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미역, 다시마, 파래, 톳, 감태, 모자반, 매생이...
또 뭐가 있더라?
우리가 다양하게 즐기고 있는 해조류들이다.
이 짝 동네 사람들은 이 맛있고 영양많은 해조류를 싸잡아 한마디로 바다의 잡초, seaweed라고 부른다.
애들 초중고 다닐 때, 학교 급식이 없는 관계로 도시락을 쌌다.
빵보다는 밥을 먹이고 싶어 간단하게 자주 싸준 것이 김밥이었다.
까만 테이프 같은 걸 붙인 동그란 저 음식은 뭐란 말인가?
그 중 호기심많은 선생님이 관심을 보였다길래 한번 선생님 몫을 따로 싸보내면서 Korean sushi 가 아니라 꼭 김밥이라 말씀드리라 했다.
나름 입맛에 맞았는지 lovely, fantastic, yummy등의 미사여구가 남발하는 감사의 메모를 받은지 얼마 후 한번 김밥 만드는 걸 보여줄 수 없겠냐는 요청이 왔다.
모처럼 한국의 어떤 것에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고맙고 이참에 학교 꼬마들한테도 김밥을 알려주자싶어 재료를 바리바리 싸서 학교로 갔다.
한복도 보여줄겸해서 입고, 애들 한복이며 족자, 태극선도 들고가 칠판에 걸고.
밥,볶은 소고기, 무친 시금치, 단무지, 계란부침, 없는 우엉대신 간장에 짭짤하게 조린 당근.
김발에 밥을 펼치고 재료를 차곡차곡 올려 동그랗게 말아내자 파란 눈들이 신기해했다.
예의상 맛있었다 했는지 몰라도 그날 밥 한솥을 다 비우고 왔다.
이후엔 아이 도시락으로 김밥을 준비할 때, 항상 넉넉하게 싸주며 먹어보고 싶어하는 친구들하고 나눠먹으라 했다.
그런 세월이 10년 이상.
애들은 다 커서 도시락 싸는 일도 없어진 요즘.
오늘 수영장 가는 길에 대여섯 살 쯤 되어보이는 꼬마가 김을 먹으며 가는 걸 보았다.
유명한 배우 휴 잭맨의 딸이 길거리에서 김을 먹으며 가는 사진을 본 일이 있는데 딱 그 풍경이다.
잡초로만 알고 있던 김의 맛과 영양가에 이짝 동네 사람들도 눈을 뜨기 시작한 것 같다.
유럽에서도 새로이 슈퍼푸드로 인식되고 있다한다.
물론 김을 일본 식품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더 많다.
수많은 스시집들이 있으며 스시 만드는 재료 중 하나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맛있고 영양많은 한국김이 더 많이 알려졌음 좋겠다.
요즘 한국김이 전세계로 수출되고 있다한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김을 바다의 반도체라고 소개한 기사도 보았다.
참치를 제치고 수산물 수출액에서 최고를 기록해서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를 살려온 반도체에 비유해 바다의 반도체라 한다고.
우리 조상들은 먹을 게 부족해서 목숨을 걸고 바다에 들어가 풀까지 뜯어다 먹어야했을까?
이미 그때부터 영양가 많은, 몸에 좋은 양질의 식품임을 알고 먹기 시작한걸까?
그 시작은 알 수 없으나 오래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먹어온, 그리고 지금 우리가 즐겨먹는 식품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있는 건 즐거운 일이다.
첫댓글 고국을 떠나셔도 우리들보다
더 애국자 같습니다.
국위선양 우리의 우수한것들
음식도 그렇구 문화도 그러실거구
뭐던지 하루아침에 세상이
달라지진 않을거구 교민들도
두손걷어부치구 조금씩 쌓여서
우리나라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것이겟지요.
월영님 한복입어시면
어째 아주 잘 어울리실거
같은 느낌입니다.
원래 그러잖아요.
내 나라 떠나면 애국자 된다고...
타국살이 해보면 내 나라가 꼭 떠나온 친정같더라구요.
친정이 든든해야 시집살이해도 덜 서러운 것처럼.
벌써 4반세기 넘게 살고 있다보니 처음보다 한국의 위상이 달라진 걸 확실하게 느끼지요.
뿌듯합니다.
나 하나의 언행이 싸잡아 욕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한국이 더 많이 알려지기를 바라게 되구요(좋은 일로만 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김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 것 좋다하면 무조건 기분이 좋죠.
제 김밥이 맛있었는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만들었었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섬나라인데 해산물을 생각보다 다양하게 안먹어요.
생선도 맛이 덜하구요.
저도 어느 분처럼 물미역 엄청 좋아하는데 바닷가에 널려있는 거 보면 걷어다 먹고 싶지만 여기선 비료 만드는 정도로나...
아깝죠.
겨우 먹는 해조류가 김.
스시로나 먹다가 이제 간식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네요.
한국 김, 많이 많이 수출됐음 좋겠어요.
고국을 떠나도 한국음식은
늘 그리울것입니다 ᆢ
또 즐겨먹게 되고 ᆢ
포스팅 멋져요
월영님 ㅎ^^
그럼요, 음식에 대한 기억과 집착만큼 질긴 게 있나 싶답니다.
봄만 되면 몸살이 나려해요.
상큼한 봄나물 먹고 싶어서요.
오늘 길에서 김먹는 꼬마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해서...
늘 감사해요, 초콜릿님. ^^
사진 속 곱게 한복 입으신
한국적 이미지의 월영님,
벽에 걸린 한국적인 의상, 소품등
이미 흘러간 시간이지만
한국을 알려준 소중한 날이었군요
따님도 뿌듯했을 것 같고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 것 같아요
글들 읽으며
월영님의 교육관은
배울 점이 많다고 느낍니다...^^
원래 남 앞에 서는 거 극도로 싫어하는데,
어미가 되다보니 어디서 저런 용기가...
딸애 봐서 못한다, 안한다 할 수 없더군요.
하고나니 나름 뿌듯한 느낌.
애는 잊어버렸지만 저는 지금도 기억이 선명하네요. ㅎ
한국 같았음 엄청 무관심한 엄마 소리 들었을텐데 여기선 누구의 엄마보다 한국 사람이란 의미가 더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영어도 짧은데 Helper로도 쫒아다니고...
다 오래된 얘기네요.
이제 손주 유치원에나 따라가볼 나이가 되가고 있으니요.. ㅎㅎ
ㅎㅎ 유명한 아빠를 둔 아가씨가 참 소박하게 자시네
생김도 소박하게 생기시고
예전 김은 부잣집만 먹었지요
그리고 김국 참 맛있어요 매생이 보다 더
아직도 오징어나 문어 낙지는 저짝동네서 혐오 물고기라 던데
우리는 없어서 못 묵어 ㅎㅎ 참한 엄마 월영씨
맞아요, 운선님.
이 짝 동네 사람들은 비늘없는 건 못먹는다나, 안먹는다나 그러네요.
기껏해야 흰살생선 튀겨먹을 줄 밖에 모르고...
그나마 섬나라에서 온 사람들 덕에 생선가게 가면 살 것들이 좀 있습니다.
맛은 없지만요.
제 기억엔 어릴 땐 김이 귀했던 것 같아요.
아마 고급김은 일본에 수출하고 파래김이나 먹었었나요.
생김 살짝 구워 밥 위에 참기름 떨군 간장 조금 얹어 싸먹으면 정말 맛있었는데 요샌 편한 것만 원하다보니 온통 시판 조미김.
그래두 이게 잘 팔려요.
곱창 돌김 맛있겠어요.
저는 광천김이 제일 맛있는 줄 알고있는데 서천김이 더 맛있나요?
언제 기회되면 구해봐야겠어요.
맛있는 김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
초등학교 다닐 때 어머니가 싸주신 주먹밥...
팥을 넣은 찰밥에다가 깨소금을 섞은 다음, 김으로 싸서 만드셨는데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봄, 정확히는 초등 1학년 때,
어머니가 싸주신 주먹밥 보자기를 메고 가까운 저수지로 소풍을 갔는데
저수지 둑 위에서 불장난 깡통돌리기 놀이처럼, 주먹밥 보자기를 돌리다가
그만 손에서 놓쳐 저수지 저멀리 날아가 버렸어요.
6학년이었던 형이 어린 저에게 그걸 맡겨놓고 논게 잘못이엇지요 ㅋ
다행이 형이 수영을 잘해서
저수지에 바로 뛰어들어 건져 왔는데
이미 물에 퉁퉁불어터진 김 주먹밥...
오늘 월영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유년의 기억을 생각합니다. ㅎ
엄근진 하실 것만 같은 단풍나무숲님도 밥보자기 돌리며 놀던 개구장이 어린 시절이 있었군요.
간간하게 꼬들하게 지은 찰밥, 맛있지요.
거기다 붉은 팥까지.
근데 전 김에 싸먹어보진 않았어요.
언제 한번 해먹어보겠습니다.
요즘
파래 ㆍ감태ㆍ매생이가 한 층
맛있을 때에요
굴 넣고
매생이 보글 끓여 먹는 맛이란
옆집 살면
한 대접 퍼다 드릴 건데
김의 씨를 포자라고 하는데
그 김씨를 친구네가
대형으로 하는데
참 신기하죠
김처럼
먹어서 속 편한 음식도 없는 것같아요
외국에 살면서
우리나라의 모성애를
유감없이 발휘한
월영님
훌륭하십니다ㆍ
사실 매생이는 못먹어봤어요.
파래무침 좋아라하는데 잘 안들어와요.
완제품으로 무쳐놓은 건 기대하는 맛이 아니더라구요.
마땅한 반찬 없을 땐 따뜻한 밥하고 김만 있어도 그만이죠.
한참 살림 열심히 살 땐 참기름 발라 소금 솔솔 뿌려 석쇠에 구웠었는데...
에효~~ 옛날 얘기입니다.
요샌 사먹습니다. ㅎ
@윤슬하여 모성애보단 깨알같은 애국심? ㅎㅎ
@월영
ㅎ 겨자만한 애국심이 더 귀한 거죠
@윤슬하여 한국에선 안그랬는데 나와 살다보니...
@월영
ㅎㅎ 러시아 여행갔을 때
우리나라 롯데 ㆍ해태 과자만 봐도
어깨가 절로 으쓱 했더라니까요 ㅎㅎ
@윤슬하여 모두 다 같은 마음일거예요.^^
아주 잘하셨읍니다.*****
김밥은 한국의김밥이지
일본의 스시가 아니지요.
이제 는 서서히 우리의 음식 들이 세계 속으로 자리
잡아 가고있고
미국의 카슷코(Costco)
에서 도 한국의 김을 비롯하여 한국상품들이 많이
진열 되어있는 것을 볼수가 있읍니다.
칭찬해 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스시가 많이 알려진 탓에 김밥을 코리안 스시라고들 하더라구요.
전 꼭 정정해줍니다.
그리고 스시가 굉장히 몸에 좋은 영양식, 다이어트 식으로 알고 있는데 열량 높은 쏘스 듬뿍 얹은 스시보다 김밥이 훨씬 몸에 좋다 얘기해줍니다.
스시보다 김밥이 먼저 자리잡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요.
한국 음식이 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어요.
@월영 예.그점이 많이 아쉬워요.
우리교포들이나 고국에
사시는 분들이 우리것에
우리 이름을 쓰지않고
외국이름을 쓰는 것을
마치 유식한 멋으로 아시
는것 같아요.
아쉽지요.
@무악 산 표기는 한글인데 순 외국어로...
유행인 것 같은데 순화됐음 좋겠어요.
사진속 월영님, 단아하니 천상 여자세요^^
아름답습니다~
김 하니까 생각나는게 있습니다.
큰애한테 택배보낼 때면 늘 김을 보냈었지요.
저의회사 직원들이 단체로 주문해서 공동구매해서 먹던 대천김 공장에서 직접구매...
따끈따끈한 신상으로요 ㅎ
제 집없이 share하며 살았던 딸아이에게
김은 냄새가 안나서 부담없이 먹을 수있는
몇가지 안되는 반찬중에 하나였던거 같았습니다ㅜ
이민 초기 한국에서 받는 짐엔 김, 미역, 멸치 등이 있었어요.
그땐 한국식품점이 구멍가게 수준이라...
지금은 한국 식품점이 제법 규모도 있고 다양하게 갖추고 있긴한데 그래도 어떤 건 품질이 아쉽지요.
아마 미경씨님도 따님 생각해서 최고로 맛있는 김을 골라 보내셨을 것 같네요.
엄마의 마음 가득 실어서요.
그 정성으로 그래도 그 시간을 견디지 않았나 싶어요.
저도 바다의 잡초를 좋아합니다
파레 김 감태등 주로 막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살고 계시는 군요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가정에도 행복이 깃들기를 바람니다
바다 잡초말고 바다 야채(Sea Vegetable)라고 부르자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느 정도 정착된 인식을 바꾸는 게 쉽진 않나봐요.
여기 사람들이 특히 여자들이 한국 여자들은 뭘 먹고 날씬하냐 물으면 애 낳고 미역국 먹어서 그렇다고 말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여기 사람들보단 날씬한 편이죠.
김뿐 아니라 다른 것들도 한국산으로 많이 보급됐음 좋겠습니다.
월영님 솜씨 잘 보여주셨네요~~
한복 입으신 모습이 단아하시네요~~
예전에 영어 그룹과외할때 캐나다에서온 총각선생이 꼭 김밥싸는법을 배우고
싶다해서 집에 데려다 실습을 시켰지요~~
큰손으로 얼마나 진지하게 배우던지요~~
지금쯤 김밥해먹고 있으려나?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한복은 누가 입어도 단아해 보입니다. ㅎ
그러게요, 저도 궁금하네요.
그 선생님이 김밥을 계속 싸먹을지...
한국 음식이 한번 먹어보면 중독성이 있다고 하던데요. ㅎ
우리나라 생선이 맛있다는 말씀에 귀가 번쩍입니다.
그 이유까지 알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저는 생선 맛은 비슷한줄 알았거든요.
도시형 미인의 한복 자태...역시!
배치근한 맛이라고...
약간 기름지면서 달큰하게 느껴지는 맛이 있습니다.
그게 없어요.
뉴질랜드가 위도상 한국하고 반대긴 하지만 거의 비슷해요. 그런데 난류가 흐르는 해양성 기후라 날씨가 온화하지요.
난류에서 자란 생선이 맛이 없다고해요.
우리나라처럼 난류와 한류가 함께 있는 바다에서 자란 생선들이 맛이 있다고.
생선을 구워보면 기름기가 없이 퍽퍽해요.
그래서 구워먹기보단 양념넣고 졸여서 양념 맛으로나..ㅎㅎ
국산 맛있는 생선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월영 빙고!!!
울집에도 김 떨어지믄
쌀 떨어진듯 급히 사다 쟁입니다ㅋ
맛도 있고
영양가도 좋다니~^^
역시 나가있으믄 애국자가 되는구마여ㅋ
밥을 잘 안해먹어서 쌀은 떨어져도 신경 안쓰는데 김은 쟁여둡니다.
밥하고 아니어도 국수에도 넣고 오트밀같은 거 먹을 때도 넣고 심심하면 그냥도 먹고..ㅎ
그러게요, 그냥 그렇게 애국자인척 하게 되네요.
옆태가 참~
여자여자 하십니다
이쁘세요 ㅎ
아점으로 나도 김밥이나 한줄
싸지는 못하고
고봉민 김밥 사먹을랍니다
4반세기 전의 모습입니다.
그땐 여자여자 했던가 싶네요. ㅎ
한국에 있을 때 동생이 동네 김밥 중엔 고봉민 김밥이 젤로 낫다고...
저도 몇번 먹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
제가 미국 왔을때만해도 김, 미역이
귀해서 한국서 누가 가져오면
나눠 먹고 했었지요.
요즘은 쉽게 구할수 있어서 좋아요
이곳서 태어난 손자가 김을 어찌
좋아하는지...
월영님 이름처럼
자태가 고우십니다.
먹을 건 둘째치고 고국 소식에 목말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땐 일주일에 두 번, 비행기에 실려오는 신문과 하루에 15분 한인방송이 전해주는 소식이 다였는데....
이렇게 집에 앉아 한국은 물론 아녜스님 계시는 미국, 또 지구상 어디라도 인터넷만 있으면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세상을 상상이나 해봤던가요.
정말 놀랍고도 고마운 세상입니다.
그리고 아녜스님, 한복은 신체의 많은 단점을 휘감아 덮어주는 요술같은 옷이라는 것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바다의 풀만 아니라 땅의 풀도 좋아하는 초식성입니다.
다만 얻기 귀해서 입맛만 다시고 있지요.
우리 민족처럼 다양하게 풀을 즐기는 민족도 드문가 싶습니다.
먹을 게 귀해서 그랬나싶어 쪼금 서글프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몸에 다 좋은 거잖아요.
초식이 됐든 육식이 됐든 잘먹고 건강해야 할 때입니다.^^
민간외교관이 따로 없습니다...^^
사실 항상 그런 부담이 조금 있습니다.
민간외교관까지는 아니어도 나 하나의 실수나 잘못으로 싸잡아 한국 사람 욕먹히는 일 있을까봐요.
잘하는 건 티가 안나도 잘못하는 건 눈에 확 뜨이잖아요.
공연히 마음으로만 애쓰고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