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가을 저녁 산모퉁이 음악회는 어느 때보다 행복하였다.
세 번째 음악회이다보니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마치 헤어져 있던 가족들이 만난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더욱 좋았던 음악회.
다시 연주회 실제 상황으로 글을 올린다.
다음은 이 산모퉁이의 안주인이신 안선모 선생님의 동화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선모 선생님은
MBC창작동화대상(단편동화 부문),제3회 눈높이아동문학상(장편동화 부문), 제16회 해강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BS 라디오 프로그램 '뚝딱 열려라 글마당'에 고정출연하기도 했으며,
조선일보 맛있는 논술에서 초등논술을 지도했습니다.
6차교육과정 초등영어 교과서 심의위원, 7차 교육과정 초등영어교과서 집필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그 동안 펴낸 책으로는<마이네임 이즈 민캐빈>, <애기햄스터 애햄이>, <날개 달린 휠체어>,<소리섬은 오늘도 화창합니다>, <우당탕탕 2학년 3반> 등의 창작집과 <와우! English 챈트>, <영어교과서 동화> 등 영어 관련 도서가 있습니다.
현재 인천연수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다음카페 ‘산모퉁이’에서 동화와 체험학습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신나게 지내고 있습니다.
풀을 뽑으며
어느 날
풀잎에 맺힌 눈물을 보았다.
가냘프게 떨고 있는
풀잎의 신음을 들었다.
“미안해, 허락 없이 뽑아내서.”
“미안해, 허락 없이 여기 살아서.”
바람이 실어 나르는 푸른 속삭임
우리 모두 어우렁더우렁 함께 살면 좋을 텐데.
우리 모두 올망졸망 함께 숨 쉬면 좋을 텐데.
풀 뽑는 날이면
땅을 밟고 있는 두 발이 부끄러워진다.
-농부가 되어 살면 어쩔 수 없이 풀과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식물과 사람이 서로 이웃이 되어 알콩달콩 살고 싶지만 실제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풀을 뽑지 않으면 애써 심어 놓은 작물들을 모두 망치게 되니까요.
어느 날 문득 풀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땅의 원래 주인은 저 풀들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풀과 함께 사이좋게 살지 못한 것이 미안해졌지요.
- 안선모 동화 ‘으라차차 시골뜨기나가신다’에서-
질박한 놋그릇을 보면 아름답다 하고,
푸른빛의 청자를 보면 멋을 느끼며,
식사 후 소박한 숭늉으로 입가심하는 한국인.
그런 한국인의 그윽한 멋을 간직한 악기 대금 연주입니다.
연주할 곡은 천년학, 이용두 선생님이 연주해 주시겠습니다.
다음은 오늘 사회를 맡아 진행하고 있는 저, 최규순 입니다.
최규순은 산과 바다가 아름다운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습니다.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아동문학 전공했습니다.
<아동문학연구> 문학상, 제6회 한국아동문학창작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촌뜨기 선생님이 뭘 알아>, <날개를 단 바이올린>,
<작은 아주 작은...>, <초등 3학년 교과서와 함께하는 통합 논술> 외에 여러 권이 있습니다.
지금은 산골마을에서 들꽃을 기르며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쓰고 살고 있습니다.
어미 새와 아기 새가 비행 연습을 한다.
날개를 활짝 펴고 위아래로 퍼덕거려 보렴.
넌 할 수 있어.
아기 새는 할 수 있다는 어미 새의 말에 용기를 냈다.
옳지,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
아기 새는 신이 나서 날개짓을 했다.
날갯죽지가 찢어지는 아픔도 기쁨이었다.
아기 새는 온몸이 가뿐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느새 아기 새는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 하늘은 너무 푸르고 아름다웠다.
- 최규순의 동화 ‘날개를 단 바이올린’ 중에서
다음 순서는 비올라면 비올라, 바이올린이면 바이올린을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멋있는 청년,
송근영 군의 바이올린 독주를 감상하시겠습니다.
연주할 곡은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탱고 음악 'Oblivion' 입니다.
연주곡 Oblivion은 바로 Nuevo Tango의 대표적인 곡으로 엔리코 4세라는 영화의 OST 곡입니다.
탱고지만 탱고 같지 않은 아르헨티나의 서정성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연주곡
Oblivion 을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다음은 아띠 앙상블에서 바이올린를 하는 김진 선생님의 동화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김진 선생님은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습니다.
200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어릴 때는 산으 로 들로, 강으로 놀러 다니길 좋아했고,
어른이 된 지금은 산책하면서 풀 과 나무들이 꽃 피고 열매 맺는 것을 들여다보기를 좋아합니다.
책을 읽 고 쓰는 일을 가장 재미있어합니다.
지은 책으로는『노래하는 여전사 윤희순』, 『아하! 그땐 이렇게 싸웠군요』,『세계 평 화를 꿈꾼 민족의 영웅 안중근』, 『편견』(공저) 등이 있습니다.
숲길에는 제비꽃, 냉이꽃, 금낭화, 애기똥풀, 민들레 들이 피어 있었다.
이젠 나도 아는 꽃 이름이 제법 많이 생겼다. 아빠 덕분이다.
“천천히 걷다 보면 평소에는 안 보이는 것들이 눈에 보인단다.
우리 주변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뛰어간다면 이렇게 작고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겠니?”
아빠 말대로 천천히 걸으면서 나는 모르고 있던 꽃과 풀, 나무 이름을 알게 되었다.
이름을 알고 나서부터는 작은 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숲길을 걸으면서도 풀꽃들이 발끝에 밟힐까 조심하게 되었다.
- 김진의 동화 ‘아빠와 함께 어슬렁거리며 걷기’ 중에서
겨울 바다에 서 있을 때 발아래까지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 소리는
끊어질 듯 이어질듯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해금 소리 같다고 느껴지지 않으습니까?
윤두율 선생님의 해금 독주를 들으시며 마음 속에 파도를 일렁이게 해 보시기 바랍니다.
연주할 곡목은 ‘하얀 등대’와 ‘지영희류 해금산조 中 진양조’입니다.
아, 드디어 아띠의 시간이 왔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종종합니다.
"네가 어제보다 오늘 종이 한 장 두께 만큼의 발전이 있어도 성공한 것이다." 라고요.
아띠는 그런 마음으로 연습하고 연주하여 여기까지 왔습니다.
여러분 아띠의 연주를 들으시고 지난 번 보다 종이 한 장 두께 만큼의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하시면
큰박수로 격려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연주할 곡목은 ‘Elvis in Autumn’과 동요 ‘과수원 길’입니다.
아띠의 연주가 끝나고 우리 모두는 과수원 길을 다시 한 번 청해 함께 노래했다.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씽긋"
노랫말처럼 서로의 얼굴에서 환한 미소를, 행복을 보았던 산모퉁이 음악회는
붉은 노을과 함께 막을 내렸다.
첫댓글 우와. 음악회 풍경을 다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길 줄 아는 우리 임샘이 빠져서 참 섭섭했답니다.
가을날, 음악과 문학이 어우러져 더욱 행복하게 하네요.
음악하신 분이라 역시....
와아, 멋져요. 깊어가는 가을날, 숲속 음악회.. 그 분위기,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언젠가 함께 할 날 있겠죠?
못 가 봐서 아쉬웠는데 이렇게라도 함께 보니 정말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