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걸 왜 하니'
엄마는 내가 하는 모든 것을 말렸다.
인형놀이를 해도, 친구들에게 편지를 써도, 그림을 그려도, 심지어 책 읽는 것도 못하게 했다.
지금도 뭘 하고 싶을 때마다 엄마 눈치부터 보게 된다.
엄마가 어떻게 생각할까, 엄마가 핀잔 주지 않을까, 무시하지 않을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이사를 할 때도, 대학원에 진학할 때도
엄마는 늘 "그런 걸 왜 하냐"며 못마땅해했다.
그래서 가끔씩 엄마에게서 멀리,
멀리 떠나고 싶었다.
- 박지현의《바람이 분다. 걸어야겠다》중에서 -
* 엄마의 말 한마디는 자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긍정의 말, 응원하는 말이면 다행입니다.
부정의 말, 나무라고 꾸중하고 무시하는 말이면 자칫 평생 트라우마로 남습니다.
심지어 엄마로부터 멀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합니다.
말은 에너지입니다.
"그런 걸 왜 하느냐"라는 질문은
모든 에너지의 원천부터 차단하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부모 자녀 대화법 - 주절대기대화법1]
https://www.youtube.com/watch?v=hv4df0Wu1tU
눈은 녹지 않아도
포근해 좋다
겨울이 이리 포근해도 되나?
일어나니 일곱시가 다 되간다
무려 10시간 넘게 잠을 잤다
참 많이도 잤다
낮잠도 많이 잤건만 왜 이리 많이 잤을까?
톡보내고 아침 한술 한 뒤
동물 챙기기
강아지들이 먼저 반긴다
이때가 가장 귀여운 것 같다
한번씩 보듬어 주며 이름 불러주고 찐고구마 주니 맛있게 잘 먹는다
예쁜 녀석들
병아리와 닭들에게 싸래기
갇혀만 있으니 지들도 답답할 것같다
그러나 눈이 녹지 않았으니 문을 열어주어도 돌아다닐 곳이 없다
눈 녹을 때까지 기다리렴
뻥이도 답답하기 마찬가지
넌 불임수술 할 때까진 별 수 없다
오늘은 주일
집사람에게 성당 가자니 발이 아파 가기 어렵다며 나에게 다녀 오라고
오래 앉아 있기 힘들단다
혼자 가려니 재미없다
날씨 좋으니 어디 바닷가라도 가보자며 제수씨에게 전화해 보라고
제수씨에게 전화해 보더니 동생네는 점심 약속 있단다
둘이서만 나가자니 얼른 내키질 않는다
우린 항상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다닌 버릇이 있어 둘이선 잘 나가질 않는다
집사람은 그게 불만
내가 성당에 다녀 온 뒤 목욕이나 가자고 했다
택시를 불러타고 성당에 갔다
지난 주일엔 차를 가지고 갔더니 주차할 자리가 없었다
성당에 가니 주차장이 텅텅 비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나오지 않았나 보다
오늘은 제 8주일로 주님 공현 대축일
주님의 별을 보고 경배하러 온 동방박사들처럼 우리도 주님을 구세주로 고백하며 사랑의 실천으로 주님께 맞은 예물을 드리며 미사 봉헌 드리자고
신부님께서 마태 복음 2,1-12
(우리는 동방에서 임금님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를 봉독하신 뒤
주님 공현의 의미를 말씀
공현이란 공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라며
세 번의 주님 공현을 통해 주님은
모든 인류를 위해 세상에 오셨다고
평화와 위로
우리의 영혼을 밝혀주시기 위함이라고
세상의 빛을 가져오신 이가 주님이라고
아직도 난 의미를 모르겠다
좋은 말씀 듣는 것으로 내 마음의 평화를 바래야지
집사람 친구 진규 어머님이 순천에서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 오신단다
그도 좋겠다
약수 소와나무에서 만나자고
소영어머님도 오신단다
친구들 만나 같이 식사하면 좋지
시간 맞추어 우리도 나갔다
오랜만에 뵌다
건강해 보이셔 좋다
소영어머님도 오셔서 같이 식사
같이 오신 분과 막걸리 한잔
여기 식당은 서비스로 소 천엽과 간 새끼보가 나온다
술안주론 딱
갈비탕을 시키는데 난 생비
막걸리를 마시니 생비가 크게 배부르지 않아 좋다
막걸리까지 맛있게 잘 먹었다
진규 어머님이 계산해 버린다
다음엔 우리도 한번 사야겠지
집에 가서 차 한잔 하자고
마땅히 드릴게 없어 감말랭이와 곶감을 드렸다
술이 얼큰하니까 바둑 한수 두고 싶어 전화
김작가는 이제 식사하러 간다며 시간나게 되면 전화한다고
재봉동생에게 전화하니 다른데서 바둑두고 있다며 생각있으시면 휴게실로 오란다
잘 되었다
차 한잔씩 하면서 이야기하며 놀으시라고 난 바둑 두러 휴게실로
휴게실에 가니 종원형님이 계신다
오늘 김사범님과 바둑 두기로 했다고
예전엔 김사범님과 호선으로 팽팽하셨는데 몇 년 두지 않았더니 승률이 나쁘다고
초반을 잘못 두시겠다고 해서
어떻게 두시냐며 수를 놓아 보라고
처음부터 바로 끊어 싸우려 든다
그래서 초반 몇 수를 가르쳐 드리며
초반 포석에선 알고 있는 가장 쉬운 정석대로 두시는게 좋다고
바로 끊어 전투를 시작하면 오랫동안 두시지 않았기에 실수가 나올거라고
재봉동생이 왔다
둘이 한수
흑으로 큰 곳을 먼저 선점
백이 뛰어들어 공방이 벌어졌다
뛰어든 돌을 잡을 수 없다 생각하며 밖으로 몰아내며 집을 확정해갔다
중 후반 들어 백이 귀에서 흘러나온 돌의 생사를 돌보지 않는다
저걸 잡으러 들어 말어?
흑의 집이 많아 우세한 국면인데...
잡으려는 척 하면서 중앙에서 몇집만 만들어 버리면 흑이 질 수 없는 바둑이 되겠다
한참을 생각해 보다가
에라 바둑은 잡는 재미 아닌가 하면서 잡으러 들었다
먼저 귀에 백집을 파호하니
백이 살기 위해 중앙에 집을 만들려고 여기저기 찔러 온다
정확한 수 읽기로 받아 쳐야하는데 그만 흑의 실수와 완착
백이 중앙 집을 다 깨뜨리고 연결해 가버리니 닭쫓던 개꼴
잡는 척하며 집을 챙겼어야했는데...
승패를 알 수 없게 되버렸다
욕심은 파멸의 근원
끝내기하고 난 뒤 계가해보니 반면으로 일곱집 남겨 덤주고 반집을 이겼다
쉬게 이길 수 있는 바둑을 욕심부려 역전패 당할 뻔 했다
다시 한판
이번엔 내가 백
이판은 흑이 크게 벌린 곳을 내가 뛰어 들어 공방 시작
난 곤마가 두 개 흑은 세 개
서로 엉켜 난투전
다행히 먼저 내 곤마 하나가 흑의 돌을 잡으며 안정
곤마 하나만 살려 나가면 승부 끝
반집을 선수로 먼저 확보하고 밖으로 빠져 나갔으면 곤마를 쉽게 수습할 수 있었을 건데
수를 정확히 읽지 못해 수순을 바꾸었더니 흑이 단수 친 내 돌을 먹으며 두 개의 곤마가 안정되어 버린다
빠져 나가려는데 흑이 살려 주지 않으려고 내 돌을 가두면서 자기 돌도 백진 안에 갇혔다
이제 서로 수싸움
난 최대로 수를 늘려 놓은 뒤에 흑의 수를 조여갔다
흑이 그때서야 수 싸움이란 걸 알고 내 수를 조여 온다
10여수가 넘은 수라 수를 다 읽지 못하겠기에 무조건 메워갔다
서로 메꾸어 가다보니 내 수가 두 수 남는다
흑이 투석하며 수싸움이 될 줄 몰랐단다
자긴 집이 난 걸로 착각했다고
흑이 내 돌의 숨통을 바로 끊으려 하지 말고 먼저 자기 돌을 한 수만 돌보았다면 백은 자연사 할 뻔 했다
흑의 욕심 때문에 간신히 이기게 되었다
어느새 4시가 훌쩍
재봉동생이 일찍 들어가야겠단다
나도 술기가 있어 안되겠다
집에 가서 쉬어야지
집사람 친구분들이 모두 가셨다
소영어머님은 내가 빨리 오면 막걸리라도 같이 한잔하시려 했다는데 내가 넘 늦었다
다음에 오시면 같이 한잔 해야지
저녁은 돼지고기 몇점에 막걸리 한잔으로
낮에도 과했건만 또 들어간다
뭐 마시고 싶은대로 마셔야지
두석형 전화
내일 점심 같이 하자고
집사람도 함께 만나잔다
중동친구에게 전화해 내일 만나자고 했다
주말 연속극 보는둥 마는둥 하다가 나도 모르게 떨어졌다
창문을 여니 싸늘한 냉기가 쑥 밀려든다
정신이 번쩍
님이여!
새해 둘째주의 시작
항상 건행하시며
하루하루 알차게 꾸려 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