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ㆍ정유회사 소재 여부에 따라 해당 지역 전기요금과 휘발유ㆍ경유 등 에너지 가격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환경ㆍ생활 측면에서 인접 지역이 상대적으로 피해와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만큼 기존 전국 동일 가격제를 벗어나 탄력적으로 운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가격 차등제가 적용될 경우 해당지역 주민들의 수용성이 높아져 발전소나 정유사 신설에 대한 거부 움직임이 크게 감소할 것이고 특히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 전력 소비 산업체가 해당 지역으로 대거 이전해 지역 균형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경기, 인천, 서울 등 수도권 전력 자급율은 72.0로 생산량에 비해 소비량이 훨씬 많다. 반면 울산, 부산, 경남 등이 포함된 동남권은 128.0 이다. 부산의 경우 4만354GWH 생산에 소비는 그 절반 정도인 2만1천68GWH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전국에 적용되는 전기요금은 동일하다.
석유제품 가격도 사회적 비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정유사가 소재한 지역에 대한 지원ㆍ보조금 혜택이 없다. 국내 최대 정유사가 소재한 울산의 경우 휘발유ㆍ경유 생산량은 각각 전국의 57.2%, 47.8%다. 전국 생산량의 약 절반 정도를 생산하고 있지만 국내 휘발유, 경유 가격에 대한 교통세는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지역균형발전 포럼`(상임 공동대표 박성민 국회의원, 송재호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울산시(시장 김두겸)가 주관하는 `지역별 에너지 가격 차등화 관련 정책 토론회`가 지난 24일 오후 울산시청 본관 2층 대회의실에서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상임 공동대표인 박성민 국회의원(국힘, 울산 중구), 최춘식(국힘, 경기 포천가평), 이인선(국힘, 대구 수성구을), 김승수(국힘, 대구 북구을), 김형동(국힘, 경북 안동예천), 황보승희 국회의원(국힘, 부산 중구영도구)이 참석했다.
울산시에서는 김두겸 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과 권명호 국회의원,김기환 시의회 의장, 강혜순 구군의회 회장, 김영길 중구청장, 울산광역시지역혁신협의회 이동구 회장, 울산소상공인연합회 김창욱 회장, 사단법인 에너지사랑 유제혁 대표가 참석했다.
이 밖에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 조재구 대한민국시장구청장군수협의회장(대구 남구청장), 대한민국시군자치구의회 회장 최봉환(부산, 금정구), 산업통상장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과 박상희 과장 등도 참석했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지방 분권과 균형 발전을 위해 국회와 중앙부처, 지방4대 협의체가 참여해 지난 1월 발족된 `국회 지역균형발전 포럼`의 첫 지역회의다.
이날 정책 토론회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 석유제품 가격 구성과 정유 원산지 가격 방향,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의 취지와 정책 방향 등 3가지 주제 발표로 진행됐다.
먼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라는 주제로 경북연구원 설홍수 박사가 발표했다.
설홍수 박사는 발전소 주변 지역의 주민 수용성과 지방 투자 촉진을 위해 지역별 권역별 차등 요금제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발전소 주변 투자 확대를 위한 발주법 지원 강화와 원자력의 폐기물 관리, 사회적 비용 등을 감안한 지역자원 시설세를 인상해 기업 지원사업에 활용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이어 울산연구원 이경우 혁신산업 성장실장이`석유제품 가격 구성과 정유 원산지 가격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실장은 석유 가격의 전국 일원화 모순을 지적하면서 "석유제품 생산 비중이 높은 정유사 소재 지역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휘발유ㆍ경유 소비자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유회사의 공장도 가격을 저유소 등의 거리를 반영해 차등화하는 방법, 신용카드 회사 등을 통해 환급하는 방법, 석유제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통세를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방법 등 실질적인 대안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과 박상희 과장이`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의 취지와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박 과장은 지난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에서 의결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의 주요 내용과 분산에너지 설치 의무화 제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제도 등에 대해 설명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은 대규모 발전소와 장거리 송전망을 통해 전기를 공급하는 중앙집중형 전력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내에서 생산 소비하는 분산 에너지의 활성화 필요에 따라 국민의힘 박수영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국회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했다.
한편 상임 공동대표인 박성민 국회의원은 이날 "지방 분권과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의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한 `국회 지역균형발전 포럼`의 첫 지역 회의를 울산에서 개최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며 "국회와 중앙부처, 지방정부가 함께 정책 대안을 모색해 지방화 시대를 선도하는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역 균형 발전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정책 방향은 지역 간 균형 발전이 아닌 지역 분산을 위한 국토의 균형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어 오히려 수도권 과밀현상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또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민간 기업 투자 여건을 마련하여 양질의 일자리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해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지역별 에너지 가격 차등 요금제는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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