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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성내는 데에 뱀의 몸을 받는다
일기진심 수사신
一起嗔心 受巳身
'한 번 성내는 데에 뱀의 몸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끔찍한 일이다.
금강산 마하연 부근에 있는 '돈도암'이라는 암자에 유래된 전설로 어느 날, 이 암자 마당에 있던 뱀이 부엌으로 들어가더니 아궁이에 타고 남은 재를 자기 몸에 묻혀 다시 마당으로 나와 글씨를 썼는데,
그 내용이 '일기진심수사신(一起嗔心受巳身)'입니다.
뱀의 전생은 원래 스님이었답니다.
어느 날 스님이 몸이 아파 누워있는데 바람에 문이 확 닫히면서 문틈에 발이 끼었고, 그로인해 스님은 단 한번 화를 냈는데 그것이 과보가 되어 뱀의 몸을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화는 내 마음속에서 지금 존재하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거부하거나 저항할 때 생겨난다고 합니다.
우리는 지진과 홍수, 화재와 폭풍이 일어나서 생명과 재산을 잃는다 해도 지구나 물, 불, 공기에 화를 내지 않지만, 마음을 가진 존재를 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분노나 화는 상대를 공격하거나 상처 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인정해 달라', '알아 달라'는 애타는 외침이자, '내 마음을 채워 달라', '내 뜻대로 해 달라'는 안타까운 도움의 요청이기도 하고,
아이가 젖을 달라고 우는 것과 어른들이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것은 정서적으로 같다고 심리학자나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화는 화를 내지 않는 너그러움에 의해서만 파괴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상대의 이기적인 모습이 못 마땅하게 보이면 이는 바로 내가 이기적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법정 스님
첫댓글 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