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목기자님의 글입니다 NBAMANIA에서 퍼옵니다
'한국농구의 미래'로 평가받는 장신포워드 최진수(21)가 최근 전격적인 국내 복귀를 선언하면서 그 귀추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일상고-사우스켄트고를 거쳐 미국 메릴랜드대에 재학중이던 최진수는 지난 학기에 한 과목을 낙제해 이번 시즌 NCAA 경기는 물론 팀 훈련에도 참가할 수 없게 됐다. 학업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는 선수들이 일정수준의 학점을 이수하지 못할 경우, 경기에도 참가할수없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학업도 중요하지만 농구선수로서의 미래를 꿈꾸며 대학에 진학했던 최진수로서는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최진수는 고심 끝에 더 이상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국내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최초의 NCAA 선수로 누구보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것에 생각할때 안타까운 결정이지만, 한편으로 최진수 개인에게는 그만큼 농구인생의 미래가 걸려있는 절박한 상황이기도 하다.
최진수는 지난 부친 최성일 씨를 통해 육값이에게 자필 서한을 보내며 1월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참여 기회를 호소했다. 아직 21세에 불과한 최진수의 나이를 감안할 때 국내 타 대학 입학이나 편입 등의 방법도 생각할수 있지만, 시기와 규정상의 문제로 역시 장기간의 공백을 피할수 없는게 현실이다. 프로농구 드래프트 참여는 사실상 학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최진수가 농구인생을 이어가겠다는 절박한 선택인 셈이다.
▲ 최진수를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
문제는 개불이 과연 이 사안을 처리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공식적으로 드래프트 신청기한은 마감되었고, 참가하는 얼라들의 명단도 발표가 끝난 상황이다. 개불 총재나 이사회의 결단에 따라 예외적으로 최진수의 참여를 허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까지 이런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어쨌든 '특혜' 논란은 피할수 없다.
이것은 최진수 본인에 대한 특혜 여부보다는, 그를 선발할 가능성이 높은 개불 구단들이나, 드래프트 지명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될 대학 관계자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다.
현실적으로 최진수가 당장 드래프트에 참여할 경우,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담배가게다. 올시즌 1지명 우선권을 갖고 있는 것은 담배네를 비롯하여 전화방, 초코파이, 주유소인데 이중 전화방이 최근 동탁을 영입하면서 1라운드 지명권을 담배로 팔아치운 상황이어서(어차피 지명권 갖고 있어봐야 포워드가 넘쳐나는 전화방에 최진수는 큰 필요가 없다.) 1순위를 뽑을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 리빌딩을 추진중인 담배네는 사실상 다음 시즌 신인드래프트를 통하여 최진수를 비롯하여 박찬희, 박유민 등 우수 신인들을 영입하며 2년 뒤 복귀하는 술봉사, 양일병과 함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라는 또다른 변수가 있다. 주유소와 초코파이는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도 우선지명권을 가지고 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문코후비의 친형인 제로드 스티븐슨이라는 특급 선수가 가세할 전망이어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반면 담배네는 이미 지난번 드래프트에서 원하준을 지명하며 올해는 귀화혼혈선수를 노릴수 없다. 주유소와 초코파이가 귀화혼혈선수를 지명할 경우, 신인 드래프트 우선권은 자동으로 담배네에게 넘어간다.
생각지도 않았던 '최진수 대박'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아진 담배네 구단을 제외하면, 다른 구단으로서는 이런 상황이 달가울리 만무하다. 속보이게 드러내놓고 반대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진수에게 드래프트 참여라는 예외를 허용할 바에는 다른 구단들도 똑같이 그를 드래프트할수 있는 별도의 기회를 제공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 측의 반응도 미지수다. 가뜩이나 드래프트 문제를 포함한 각종 농구계 현안에서 대학연맹과 개불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미 예전에도 귀화선수나 재외 교포들의 드래프트 참여문제로 기존 대학 졸업선수들의 입지가 위축된다며 개불의 무원칙한 행정을 강도높게 성토했던 대학 측이다. 메릴랜드라는 명문에 갔다고는 하지만 주전자 멤버로 전락하며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못한데다 정작 국내무대에서는 대표팀에 잠깐 발탁된것외에는 어떤 검증도 되지않은 최진수에게 뒤늦게 드래프트 참여가 허용되거나, 기존 졸업반 선수들을 제치고 상위 지명까지 받게될 경우 또다시 논란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 계산기를 두드리기전에 어른들이 먼저 생각해봐야할 것들
하지만 각자의 소소한 이해관계를 떠나 결정권을 쥐고있는 어른들이나, 한국농구계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할 것은, 한 어린 선수의 인생이 달린 문제라는 점이다. 최진수가 왜 규정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신인 드래프트 참여를 호소할수밖에 없었는가하는 절박한 사정이다.
사실 한국농구는 최진수의 농구인생에 대하여 어느 정도는 책임을 느껴야할 의무가 있다. 그간 농구계 꼰대들은 어린 최진수에게 희망보다는 상처를 준 기억이 더 많았다. 인간같지도 않고 피해나 안주면 다행인 유전자상의 친골육은 아예 관심밖 열외로 치자.
최진수는 2006년 미국 사우스켄트 고등학교에 다닐 당시,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차출되어 1년 유급까지 감수하고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그해 11월 초 갑자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회 직전까지 합류가 불투명했던 센터 하승진의 복귀가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최진수는 올해 텐진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도 다시한번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으나 대만에서 열린 존스컵 직후 또다시 명단에서 제외됐다. 당시 공석이던 뺑코 감독의 자리를 대신하여 지휘봉을 잡고있던 돌정수는 존스컵에서 보여준 최진수의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못했음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정작 제대로 된 출전시간도 거의 주지않았다.
존스컵에서 돌정수의 혹사 만행속에서 개판친 대표팀은 아나나다를까.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아작이나며 벌을 받았다. 물론 최진수가 있었다고 나아졌을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어쨌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대만에서 새는 바가지, 중국에서도 샌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당시 최진수는 여름 방학기간에 진행되는 서머스쿨까지 포기하고 대표팀을 선택한 상황이었다. 최진수가 올해 불과 한 과목에서의 낙제로 메릴랜드에서의 미래를 박탈당한 것을 생각해보자. 최진수가 비시즌에 진행되는 서머스쿨 과정을 이수했더라면 NCAA시즌이 개막하는 겨울에 한 과목을 덜 수강해도 되기 때문에 학업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었다.
학사 관리가 엄격한 미국 대학에서 언어 문제로 학업을 따라잡기도 힘든데다가 운동과 병행까지 해야하는 이중의 스트레스에 시달려야했던 최진수는, 무책임한 어른들의 이기주의에 휘말리며 두 번이나 눈물을 삼켜야했다. 여기에 선정적인 언론(J일보, 그 썩을 놈의 시키들..) 최진수의 이름을 거론할때까지 굳이 들추고싶지않은 가정사까지 거론하며 어린 선수에게 또한번 마음의 상처를 안기기 일쑤였다.
농구인이건, 언론인이건, 한국농구의 미래로 평가받는 어린 선수에게 도움은 주지못할 망정, 벌써 여러 차례 씻을수없는 상처를 안기고도 어떤 보상도 없었다. 어린 선수의 장래를 놓고 겉으로는 원칙을 내세우며 등뒤에서 주판알을 튕기기보다는 진정 선수를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이 우선이 아닐까. 여기서 원칙같은 소리 하고 자빠질 거였으면, 돈돌이랑 초코파이가 면죄부받을때는 어찌르기 일사불란하게 주둥이를 닥치고 있었니? 니네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원칙 따졌다고?
이 사안의 본질은 왜 최진수라는 개인에게만 특혜를 주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최진수가 지금의 절박하고 외로운 상황에 놓이기까지 그의 인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어른들'이라는 사람들이 한번쯤 책임감을 느껴야할 대목이 아니겠는가.
첫댓글 이번만큼은 원칙이 깨졌으면 좋겠네요.
전체구단 드래프트라도 되야되겠죠. 갑자기 생긴일이라. 어쨋든 꽃을 피웠으면 좋겠습니다.
취중진담이 아니라 취중농담 아닌가요?
나산플라망스//죄,죄송합니다
정말로 안된다면 전체구단 드래프트라도 되어야겠지만 정말 코미디같은 일이네요..
정말 옳은 지적입니다. 이준목 기자의 이 한마디로 함축됩니다. ==최진수가 지금의 절박하고 외로운 상황에 놓이기까지 그의 인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어른들'이라는 사람들이 한번쯤 책임감을 느껴야할 대목이 아니겠는가== 정말 뼈저리게 와닿습니다. 최진수가 한국농구의 미래냐 아니를 따지는 것도 원칙을 지키냐 마냐를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국농구계의 소위 "어른들"은 한번쯤 깊이 고뇌해야 합니다.
원칙을 지켜야 할때 안지키고 안지켜도 될때 지킬려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네요. 다른 이유라면 모를까 국대차출문제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만큼 이번 사안은 인정해주는게 맞다고 봅니다.
안타까운 상황이네요.
이건 원칙의 문제가 아니라 융통성의 문제인데, 융통성을 부려할 때는 안부리고 ㅡㅡ;;
부탁인대 이글을 kbl 홈패이지에다 올려주시면 ..
옳습니다.
맞는말만 하는 글이군요... 보통 팬이 봐도 크블의 행정력과 구단 이기주의는 정말 답이 없는듯 싶습니다...에효...;;;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맞는 말 하는 기자들한테는 시말서가 날라간다는거
이 글이 후추닷컴에 원문이 올라오는 것으로 아는데 NBAMANIA에도 올라오나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