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골, 모려의 진해화담(鎭咳化痰)효능
용골은 동물의 화석으로 땅에 묻혀있는 것이며, 맛이 담(淡)하고, 약간 시며, 약성은 평온하고, 뛰어난 수렴(收斂) 작용을 한다. 무릇 인체에서 음(陰)과 양(陽)이 서로 분리되고, 기(氣)와 혈(血)이 빠져나가며, 정신과 혼이 분리되는 위급한 증상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또 일반적으로 임상에서 대체로 심계항진(心悸亢進), 정충 자한(自汗 : 수면과 상관없이 계속 땀이 흐르는 것을 말함), 도한(盜汗 : 수면 중에는 땀이 나고, 깨어난 후에는 멎는 것을 말함), 구토, 코피, 혈변(血便), 몽정, 설사, 뇨실금 및 자궁 기능성 출혈 등의 증상을 치료하는데 많이 사용된다.
그 효능을 추측해보면 평간잠양(平肝?陽), 진경안신(鎭驚安神), 수렴고색(收斂固)의 3가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과 《본초별록(本草別錄)》에서는 용골과 모려는 기침과 함께 기가 역으로 오르는 것과 천식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진수원(陳修園)이 말하기를, “ 담(痰)은 수(水)에 속하며, 화(火)를 따라서 위로 올라간다. 용골은 양(陽)에 속하면서 해(海)에 잠겨 있기에 역으로 올라온 화(火)와 넘쳐난 수(水)를 이끌어 원래의 처소로 복귀시킬 수 있다. 만약 모려와 함께 사용한다면 담(痰)을 제거하는 신품(神品)이 된다.”라고 하였다. (痰, 水也, 隨火而升, 尤屬陽而于海, 能引逆上之火, 泛濫之水歸其宅, 若牡蠣同用, 爲治痰之神品)
장석순(張錫純)은 말하기를 “ 용골은 담(痰)을 제거하는데 뛰어나기에 폐의 담음(痰飮)으로 인한 해수(咳嗽)와 기침과 함께 기(氣)가 역으로 오르는 증상을 치료한다.”라고 하였다. (其性又善利痰, 治肺中痰飮咳嗽, 咳逆上氣) 진수원(陳修園)과 장석순(張錫純)은 모두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과 《본초별록(本草別錄)》에서 말한, 해수와 함께 기(氣)가 역으로 오르는 것과 천식을 치료하는 뜻을 부여 받아 임상에 사용한 것이다.
모려는 바닷물에 잠복하여 살고, 맛이 짜면서 떫기에 나력을 제거하고, 딸국질을 멎게 하며, 정기(精氣)를 견고하게 하고, 여자들의 자궁 기능성출혈과 대하(帶下)를 치료하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
그 효능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잠양고색(?陽固?)이고, 다른 하나는 연견산결(軟堅散結)이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이것을 “화담연견(化痰軟堅)”이라 하였고, 《본초비요(本草備要)》에서는 “ 짠맛으로 연견화담(軟堅化痰) 작용을 하고………. 지수렴한(止嗽斂汗) 작용을 한다.” 라고 하였다. 이것은 모려 역시 화담지수(化痰止嗽) 작용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장중경(張仲景)은 계지거작약가촉칠용골모려탕(桂枝去芍藥加蜀漆龍骨牡蠣湯), 계지감초용골모려탕(桂枝甘草龍骨牡蠣湯),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등의 방제에서 모두 용골과 모려를 함께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두 약의 맛과 약성 및 효능이 비슷하여 임상에서 배오(配伍)하여 함께 활용하는 것이다.
용골과 모려의 성질과 효능을 깨달은 이후, 해수(咳嗽)를 치료하는 범위에서 논한다면, 이 두 약을 함께 사용하면 독특한 진해화담(鎭咳化痰) 작용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진(鎭)은 진정(鎭定)과 진정(鎭靜)의 뜻이고, 화(化)는 연화(軟化)와 잠화의 뜻으로 일반적인 지해화담(止咳化痰) 작용을 하는 약과는 다르다.
초기에는 단지 야간과 여명에 나타나는 해수(咳嗽)에 사용하였는데, 그 이유는 인체가 바로 누울 때 담(痰)과 타액이 쉽게 위로 올라오며, 더구나 야반(夜半)에서 새벽녘까지는 바로 음(陰)이 다하고 양(陽)이 움직이는 때이므로, 역으로 올라온 기(氣) 또한 양기(陽氣)를 따라 움직이므로 해수(咳嗽)가 시작된다.
그러므로 생용골과 생모려를 각각 15 ~ 20g씩 방제에 넣어 사용하였는데, 그 결과 효과가 놀라울 뿐만 아니라 수면 역시 편안해졌다.
내상해수(內傷咳嗽)에서 허화염상(虛火炎上)으로 인해 담 중에 혈액이 섞여있고, 광대뼈 부위가 붉으며 얼굴에서 열이 나고, 끈끈한 담이 후두에 붙어있으며, 입이 건조하고, 마음이 초조한 증상 등이 나타날 때 생용골과 생모려를 각각 20g씩 복용중인 방제에 넣었더니 효과가 바라던 대로 나타났다. 그러니 임상에서 잘 활용하여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바란다.
또한 일부의 외감해수(外感咳嗽)에서 표(表)의 한열(寒熱)이 불분명하고, 수면과 식사가 대체로 가능하나, 다만 계속되는 해수(咳嗽)가 오래도록 낮지 않으며, 일반 방제로는 효과가 없을 때에, 나는 용골과 모려를 사용하기를 원했지만, 표사(表邪)를 수렴(收斂)하여 폐기(肺氣)가 위로 발산되지 못해 해수(咳嗽)가 가중될까 두려워 그만두었다.
후에 《상한론(傷寒論)》의 시호가용골모려탕증(柴胡加龍骨牡蠣湯證)에서 소양(少陽)의 사기가 제거되지 않아 열사(熱邪)가 안으로 들어오고, 열사(熱邪)가 왕성하여 기(氣)를 상하는 병기(病機)를 생각하였다. 여기에 다시 서영태(徐靈胎)가 말한 “용골은 정기(正氣)를 수렴하나 사기(邪氣)를 수렴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한 다음에야 비로서 잘 낫지 않는 외감해수(外感咳嗽)에 사용하였다. 구체적인 방법은 지수산(止嗽散)을 증상에 따라 가감하고, 여기에 다시 용골과 모려를 넣었는데 과연 뜻대로 효과가 있었으며, 어떤 손상도 없었다.
폐옹(肺癰 : 폐에 큰 종기가 생겨 기침과 함께 농혈(農血)이 나오는 병)에서 농이 다 없어진 후나, 폐노(肺勞 : 폐결핵을 말함) 회복기에서 기(氣)와 음(陰)이 모두 상하고, 허양(虛陽)이 위로 떠서 나타나게 되는, 인후와 구강이 건조하고, 도한(盜汗)으로 옷이 젖으며, 허열(虛熱)로 인한 초조함, 불면증 등의 증상에 대하여 자음윤조(滋陰潤燥) 효능을 하는 방제를 사용하고, 여기에 다시 용골과 모려를 더하여 위로 떠오른 양(陽)을 잡아주고, 원기(元氣)를 수렴한다면 건강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