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런던지하철

[evision21]

런던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이 지도를 한번씩은 보셨을 겁니다. 런던 전역을 거미줄처럼 촘촘히 이어주는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눈을 크게 뜨고 역들을 찾느라 고생을 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듯이 런던의 지하철 노선은 모두 12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노선 이름이 우리나라처럼 1호선, 2호선 이렇게 번호가 붙어있는게 아니라 Circle Line, District Line, Jubilee Line 이런 식으로 노선마다 따로 붙어 있어서 처음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으로서는 이름 외우는 것도 꽤나 큰 고역이지요. 이에 비해서 파리 지하철은 우리나라와 같이 노선이름이 번호로 구분됩니다. 지하철 탑승권 모양도 파리 지하철과 거의 똑같이 생겼지요. 런던 지하철 표는 가격이 비싼만큼 크기도 넓직한 것이 아주 크지요. 우리나라는 파리 지하철 방식을 그대로 배워갔기 때문입니다.

 

아래 노선도에서 가운데서부터 바깥으로 나가면서 흰색과 회색 구역이 번갈아가면서 나오는데 도심 맨 안쪽부터 Zone 1, 2, 3 이렇게 나누어져서 맨 바깥쪽이 Zone 6이랍니다. 물론 Metropolitan Line같은 경우 Zone 6 바깥쪽으로도 연장이 되어 있어서 이 곳은 Zone A, B, C, D까지 있지요. Zone 1에서 멀리 나갈 수록 요금이 비싸집니다. 그런데 Zone 1을 통과하지 않고 지하철을 탈 경우에는 오히려 요금이 싸지지요. 즉 시내 중심으로 들어오려면 돈을 더 많이 내야하는거랍니다.

각 노선 이름과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Jubilee Line은 아래의 12개 노선 중에서 유일하게 다른 모든 노선들과 한번 이상씩 만나는 노선이랍니다.

노선 이름	노선 길이	개통연도	정거장 수
Bakerloo	23.2 km	1906	25
Central	74 km	1900	49
Circle	22.5 km	1863-5	27
District	64 km	1868	60
East London	8 km	1843-63	9
Hammersmith	26.5 km	1863-4	28
Jubilee	36.2 km	1880	27
Metropolitan	66.7 km	1868	34
Northern	58 km	1890	51
Piccadilly	71 km	1906	52
Victoria	21 km	1968	16
Waterloo & City	2.4 km	1898	2

지금 사용하고 있는 런던 지하철 지도의 디자인은 Harry Beck이라는 사람에 의해 1933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 이후에 노선이 변경되거나 연장될 때 추가적인 변경이 있기는 했지만 초기의 디자인은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지요. 아래에 있는 것이 1933년에 만든 지하철 지도입니다.

기본적으로 수평, 수직, 45도의 세가지 각도만을 사용해서 전체적으로 간결한 느낌을 주고 있지요. 수십년이 지난 지금봐도 그다지 구닥다리로 느껴지지 않는 디자인입니다.

그러면 지하철 노선도를 볼 때 몇가지 팁을 알려드릴께요. 우선 아래 그림과 같이 까만 테두리가 있는 동그라미로 표시된 지하철 역은 다른 노선과 만나서 갈아탈 수 있는 역이랍니다. 그리고 하나의 역에서도 동그라미 여러개가 떨어져서 연결되어 있는 Bank 같은 역은 갈아타기 위해서 걸어야 하는 거리가 긴 역을 의미하지요.  아래 지도에서 St. Paul's 역과 같이 노선 중간에 볼록 나온 네모로 표시된 역은 갈아타지 않는 일반 역입니다.
 

 아래 지도에 보이는 King's Cross St. Pancras 역은 가장 많은 노선이 만나는 역이랍니다. 무려 6개 노선이 만나고 있지요. 서울로 치면 동대문운동장 역쯤에 해당할까요? 그런데 이 중에서 분홍색, 노란색, 진보라색 라인 이렇게 세 개는 바로 옆에 붙어 있지요? 이렇게 붙어 있는 경우는 같은 철로를 여러개의 노선이 공유하는 경우랍니다. 지하철 1호선에 보면 인천행, 수원행과 같은 노선들에 다른 이름을 붙여놓은 것이지요. 그리고 빨간 화살표로 표시된 곳들은 지하철이 아닌 국철로 갈아탈 수 있는 역을 의미합니다. 런던은 지하철 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철들로도 촘촘하게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지하철 역 중에서 이름은 같은데 다른 노선에 있는 경우 그 위치가 전혀 다른 곳에 있을 때도 있으니까 조심해야 합니다. 아래 지도에서 Paddington 역이나 Edgware Road역 같은 경우 Bakerloo 라인에 있는 역사와 Hammersmith 라인에 있는 역사가 아예 달라서 연결이 안되어 있답니다. 만약 이 역에서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면 무슨 노선인지 꼭 얘기를 해야합니다.

12개의 노선 중에서 가장 짧은 것이 바로 Waterloo 역과 Bank 역을 이어주는 Waterloo & City 라인입니다. 사실 이 노선은 두 역 사이를 연결하는 셔틀노선인데 Bank 지역에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러시아워에 가보면 어마어마하게 붐빈답니다. '배수구'라는 별명이 붙어있기도 하지요.

 

우리나라만큼 짧은 기간에 새로운 노선들이 한꺼번에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연장구간들이 들어서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런던 지하철. 지금 현재도 새로 들어서는 히드로 국제공항 제 5청사까지 연결하기 위한 공사 때문에 Piccadilly 라인이 4청사 역에는 정차하지 않는답니다. 서울에서 아시아나 항공을 타고 오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대신 Hatton Cross역에서 4청사로 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런던 지하철 지도는 겉표지가 참 맘에 든답니다. 예전에는 몇달에 한번씩 디자인을 바꾸곤 해서 지하철 지도 모으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작년부터 같은 디자인을 오랫동안 그대로 사용하고 있네요. 아래 그림에서 상단좌측이 2001년도 5월달에 제작한 것이고 하단맨 우측이 가장 최근 디자인이랍니다. 런던에 왔다 가실 때 좋은 기념품이 될 듯 싶네요. 물론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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