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삶기 노래
“이러! 아 이 논 한 자리 삶아 보자, 우리. 이 논자리 큼지막하구나 이거 어. 이러!
들어와 서라! 저 들어와 서, 이놈! 아 이놈 들어와 시구. 너두 들어와 서, 이놈아. 이러!“
이러 어디 나가자
이 말를1) 두구서 나가보자 어치 잘도 간다!
이러어이 마라루2) 어디여 마라 마마 안야!
지어서라 저 놈의 소! 어디 가나 바루 가야지!
이러 어 후후 이 구섴을 섹키구3) 나가자 어치!
이러 어디야 마라루 어 돌아서 어후후!4)
인제 둘째 말를 두구 나가자 옳다 잘한다!
이러 어디여 마라루 옳다!
이러 어디야 부지런히 가자
모꾼이5) 쫓아오면 우리 등어리에 모춤 날라온다 이러!
이러 어디호호 옳다 이제 두 말이 됐구나! 어 후 어치!
두 말를 두구서 나가면 힘도 안 들구 잘 돌아신다 마라루 어치!
이러 어디여 안야루
힘든다 말구서 슬슬 다려라 어 어디여 마라루
일락으는 서산은 해가 올라 앉었는데
우리 일은 많구나 많구나 부지런히 가자 이 놈의 소들아!
이러 어디여 마라루 어후후!
이 말를 다 제키구 두벌 말을 타 놨으니 세벌꺼정 다 됐구나
어 꼭대기 배미 올라가자 이러 어이! 어이! 어이! 올라서 어이 부지런히 올라가 이눔마!
이러 어디야 어 잘두 간다! 철벙 철벙 잘두 간다!
이러 어디여 다려라
목두 마르구 힘두 든데 막걸리 좀 먹자
와 와와 와!!
소리보유자 : 홍천군 동면 삼현리 용환철 1925년생
홍천문화원 발행 홍천군의 역사와 문화유적 책자에서 옮김
1)말를 : '말'은 써레질을 하지 않아 흙덩이가 솟아있는 부분. 2)마라루 : 마랏소 쪽으로, 곧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라는 말. 왼쪽 소는 '안소'이고 왼쪽 방향은 '안야로'가 된다. 3)섹키구 : 삭히고. 여기서는 '써레질을 하고'. 4)어후후 : 논의 가장자리에서 방향을 돌릴 때 하는 신호. 5)모꾼 : 모심는 일꾼.
◇ 모내기를 하기 위해 무논에서 써레질을 하면서 하는 소리. 써레질 하는 것을 다른 말로 '논을 삶는다'고 한다. 소 두 마리에 써레를 달아 몰고 가면서 소에게 행동이나 방향을 지시하기도 하고 야단을 치거나 격려하기도 하며, 때로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기도 한다. 써레질이 늦어져 모꾼들에게 쫓기듯 써레질 하는 상황이 나타나 있다. 소를 몰면서 노래를 하는 것은 강원도지역의 독특한 풍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