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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너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고칠 생각도 안 하고 있음 -.-;;) 사진은 다른 곳에서 가져 왔습니다.
■차디찬 우물에서 건져낸 워터 멜론이나 라임 같은, 혹은 오래된 미래의 어느 날, 스크롤됐던 그 쪽빛 하늘의 익숙한 구름공장 노동자 같은 녀석들, 근래에 들어 맥박을 뛰게 만드는 밴드가 흔치 않았는데, 슈가 도넛, 입체적인 측면에서 매력적인 밴드다. 두고 보며 기대를 품어 마땅한 슈가 도넛...후지록이 끝난 후, 홍대의 산울림에서 뒤풀이겸 인터뷰를 빙자한 술자리가 발생되었는데, 이 자리에는 슈가 도넛의 멤버인 서창민(창스 기타, 보컬), 박종룡(디알 드럼), 김탁 (탁스 베이스), 김현수 (현수 기타)와 함께 슈가 도넛의 1등 응원군인 쌈넷의 조성숙, 이나영, 이지은, 박태환, 김정숙, 윤미경 등이 동참했다. 생맥주처럼 시원한 웃음과 아찔했던 후지록 후일담이 범벅이 된 자리에 여러분도 동석하여 잠시 쉬다 가길 바란다.
유희 난 후지록 후유증이 좀 크던데, 각자 후지록 후일담 좀 얘기해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라든지...
창스 한두 가지가 아닌데...후지록에 가기 전에는 후지록에 대해서 전혀 인포메이션이 없었고, 스케일이 어느 정도인지도 전혀 몰랐어요. '다른 밴드들의 공연을 보러 간다' 라기보다는 '우리 공연을 일본 사람들에게 소개한다'는 의미가 컸죠. 비행기를 처음 타봤는데, 롤러코스터보다 흥미진진했어요. 우리를 나에바로 데려다 줄 버스에 슈가 도넛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구요. 나가타현의 나에바 근처에 접근하기 전까지는 서울이랑 비슷해서 일본에 왔다는 실감이 안 났지만, 나에바 부근에 가니까 나에바 산의 거창한 산세와 일본의 전통적인 집들을 보고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나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에바의 프린스 호텔에 도착해서 창밖을 보니까 비를 맞고 있는 텐트가 무진장 많은 거예요. 안락한 호텔에 있는 게 좋기도 했지만, 진짜 후지록 체험은 텐트촌에서 시작된다 싶기도 했어요. 첫날 폭우는 쏟아지는데 우비는 없고 배는 고픈데 어디가 어딘지 방향을 못 잡고 있자니 꽤 당황스럽더라구요. 아무튼 저녁을 먹은 후 탁스와 디알, 재우는 호텔로 돌아가고, 나머지들은 밤 공연을 보러 빗속으로 전진을 했죠.
탁스 전 다음 날이 슈가 도넛 공연날인 줄 알았어요.
일동 정말! 우하하하하~
창스 첫날 레드 마키에서 만났던 오디오 액티브 공연이 인상적이었어요. 후지록에서 만난 첫 공연이었는데 사운드가 기존의 사운드랑 확 다르다는 게 확연하게 느껴졌어요. 오디오 액티브를 보고 난 뒤 언더 월드가 공연하는 그린 스테이지로 갔는데 정말 사람이 그렇게나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레드 마키도 크다고 생각했는데, 메인 스테이지인 그린 스테이지에 가보니 거의 레드 마키는 천막에 불구했다는...
디알 둘째 날 첫 공연으로 껌엑스 공연을 봤는데 무대가 진짜 장난 아니게 예술적이었어요. 슈가 도넛 멤버들이 모두 좋아하는 엔스 락스 공연도 인상적이었어요. 우리 나라 공연장에는 맥주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는데 후지록에는 가는 데마다 술이 있더라구요. 맥주가 아예 날아 다니더라구요. 화이트 스테이지에서는 어느 밴드가 연주를 해도 베이스음이 강화되어 울려 퍼졌어요. 꼭 화이트 스테이지에서 연주해 보고 싶더라구요.
탁스 14만 명이 참여한 후지록인데 길거리에 휴지나 담배꽁초가 없다는 게 경이롭게 느껴졌어요.
창스 셋째 날 아침,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무대로 올라갔더니 스태프들이 각자 파트별로 섬세하게 배치되어 있더라구요. 몸만 딱 들어가면 바로 완벽한 사운드를 구사할 수 있도록 튜닝까지 다 해주더라구요. 스태프들의 전문성이 여실히 느껴졌어요. 화이트 스테이지에서 오렌지 코트로 가는 길, 삼림욕을 할 수 있는 나무다리 길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너무나 환상적이었어요. 오렌지 코트에 도착하니까 소변을 보고 싶었는데 소변보려면 엄청나게 긴 줄에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잖아요. 'All area pass card'를 보여주니까 백 스테이지의 화장실을 쓰게 해주더라구요. 기분이 우쭐해졌죠. 워낙 비가 많이 왔던지라 필드 오븐 헤븐에 갔을 때는 이게 '필드 오븐 헤븐'인지 '필드 오브 머드'인지 분간이 안 되더라구요.
디알 '플래 카드를 가져갈걸...'이라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우린 유명한 밴드가 아니니까 우리 밴드를 공격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고, 특히 밴드 이름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거든요.
창스 후지록에서 제일 좋았던 건 대학교 수업 방식처럼 공연 스케줄을 짰다는 것. 250여 개의 많은 팀들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밴드나 뮤지션들의 곡을 골라서 들을 수 있다는 게 최고로 좋은 점이었어요.
디알 일본 가서 제일 놀란 게 말로만 듣던 친절과 질서의 현장을 눈으로 목격했던 것. 화장실 앞에서 한참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앞에 있던 재우 형이 어떤 사람이 들어가 있는 줄도 모르고 (그 사람이 급했던지 화장실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았다) 실수로 화장실 문을 열어서 형이 엄청나게 민망해하던 에피소드가 기억이 나요. 하하하~
유희 난 슈가 도넛 공연할 때, 니가 치던 드럼의 방망이가 빠져서 정말 놀랐어!
디알 그게 드럼 페달의 비터인데, 제가 많이 많이 긴장을 했는데 너무 세게 드럼을 쳐서 방망이가 빠졌어요. 순간 눈앞이 캄캄했죠. 비터 교체가 생각보다 쉽지 않거든요. 스태프가 비터를 끼워넣겠다고 공구통을 들고 무대로 올라왔는데, 아무튼 한참 진땀을 빼며 애먹었어요.
탁스 전 환경적인 면에서나 시스템적인 면에서 모든 게 깔끔했던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우리 공연 할 때는 사운드 체킹을 너무 순식간에 하니까 적응이 좀 안 되더라구요.
디알 공연장에 갔더니 제가 원하는 드럼 세트가 딱 세팅되어 있더라구요. 한국에서 미리 어떤 드럼을 쓰고 싶은지 후지록 측에 팩스를 보냈거든요.
창스 무대 디자인도 도면을 보내주면 그대로 재현이 돼요. 심지어 어떤 제품의 조명을 달아 달라고 하면 딱 찾아서 그대로 세팅해줘요.
현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즐길 수 있는 것 중에 몇 가지 큰 것들이 있을 텐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즐거움을 놓친 것 같아 너무 아쉬웠어요. 후지록에 가려고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해봤지만, 군복무 중이라 안 되더라구요.
디알 저는 요즘 매일 밤마다 후지록 사이트에 들어가서 배회하고 있어요. 후유증이 좀 큰 거 같아요. 무대, 테크니션, 규모도 놀라웠지만 기후도 아주 좋았어요. 제가 땀을 아주 많이 흘려서 티셔츠를 스물 일곱 벌이나 싸 가지고 갔는데, 땀을 흘려도 마르면 냄새가 안 나더라구요. 완전 산 속이니까 공기가 정말 좋았어요. '자연과 사람의 조화'라는 취지가 공기 속에 잘 스며 있는 것 같았어요. 뮤지션의 유명도를 떠나서 극진히 예우를 해주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유희 자기들 만든 곡 중에 가장 아끼는 곡은?
창스, 디알, 탁스, 현수 <Spinner jump>요.
디알 편곡을 하다 느낀 건데 <Spinner jump>는 꽤 여러 스타일로 편곡할 수 있는 방향성을 가진 곡이에요. 그리고 새로 나온 <Speed king>에 수록된 곡들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해요. 특히 <푸른 눈동자>와 <라디오 스타일>은 우리가 표방하는 사운드를 가장 비슷하게 뽑아낸 트랙이에요. <푸른 눈동자>와 <라디오 스타일>은 우리가 표방하는 사운드를 가장 비슷하게 뽑아낸 트랙이에요. <푸른 눈동자> 같은 경우는 후반부의 반전의 맛이 아주 좋아요.
유희 1.5집에 대한 자평은?
탁스 1.5집은 1집에 비해 곡들이 전반적으로 빨라졌어요. 우리말고는 아무도 이런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없으니까 그런 우리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나가면서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아요.
현수 앞으로 우리가 만들 음악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1.5집이 주지 않았나 생각해요.
디알 저는 이번 앨범 녹음을 하고 난 뒤, 편곡의 중요성을 많이 깨달았어요. 우리가 시도해보지 않은 것들, 이를테며 녹음 방식도 다르게 접근을 해봤고, 여러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면서 작업했던 것도 재미있었고, 원 테이크 방식으로 녹음했던 것도 모험이지만 뜻깊은 경험이었어요. 확실히 원 테이크로 녹음을 하니까 감정 개입이 잘되더라구요. 전 그래서 녹음할 때 굉장히 신났어요. 오버하다가 제일 먼저 기운이 빠지기도 하고...하하하~
창스 전 이번 앨범은 아직은 어중간한 것 같아요. 50% 만족한 정도. 일장일단이 있겠죠. 우리의 어설픔이 많이 묻어 나오지만 이를 계기로 2집 때는 좀더 콤팩트한 앨범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유희 슈가 도넛의 음악 컨셉트는?
창스 '록이다 메탈이다 펑크다' 굳이 장르를 정하지 않고, 터질 때 제대로 터뜨리고 전환할 때 멋지게 전환하자는 게 저희의 컨셉트예요. 지금은 펑크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 배가 어느 바다로 갈지 알 수 없죠. 산으로 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음악적으로는 '굉장히 신나는 와중에 어디쯤엔가 슬프거나 외로운' 그런 정서를 갖고 있죠.
유희 슈가 도넛을 프로모션하고 있는 쌈넷과의 작업은 어때?
디알 우리에게 '좀더 대중적인 음악을 하라' 이런 요구를 하거나 근본적인 음악의 방향성에 대해 개입하지 않아서 좋아요. 업계에서는 드물게 수직관계가 아니라 평행 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획팀이죠.
유희 <책받침 아가씨>의 제목과 가사가 참 유니크하던데 '책받침 아가씨'의 정확한 뜻이 뭐야?
디알 펑크 스타일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일정한 틀이나 룰이나 없잖아요. <책받침 아가씨>의 가사도 집에서 빈둥거리며 생각나는 대로 단어를 나열해보다가 딱 떠오른 걸 쓰게 된 거예요. 어렸을 적에 학교 앞에서 학원 선전하는 책받침 나눠주던 아가씨가 생각나서 쓴 건데 심의에서는 '여성의 가슴을 경시한다'면서 걸고 넘어지더라구요. 참나...
창스 저도 가사를 쓸 때, 너무 감각적이지 않은, 그렇지만 남들이 잘 안 쓰는 단어를 쓰려고 해요. 스피드 킹의 <바다> 같은 경우에도 여자 친구가 바다에서 죽는 슬픈 내용이거든요. 그런데 슬픔이 직설적으로 드러나는 가사를 붙이기가 싫었어요.
유희 각자에게 영향을 준 사람은?
창스 전 극도로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사람한테 영향을 받는 타입이에요.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을 엄청나게 좋아해서 커트 코베인한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웬만하면 앨범을 잘 안 사는데 너바나 것은 죄다 샀어요. 특히 <Unplugged>는 다섯 개 넘게 샀을걸요? 맨날 가지고 다니며 듣다가 잃어버려서.
디알 저는 옛날 헤비 메탈 밴드요. 꽉 찬 파워풀한 사운드와 플레이. 슬레이어, 판테라, 엔스 락스 등의 음악. 요즘은 블링 코니 투라고 펑크 밴드에 기반을 둔 엄청난 실력을 가진 밴드한테 관심이 많아요. 또 트랜스 플랜츠의 드러머 트레비스 바커라는 사람한테 매료되어 있어요. 기본적인 플레이의 원칙을 절대 잃지 않으면서 힙합, 재즈 등의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내는 트레비스 바커!
탁스 저는 서울에 올라온 뒤부터 상태가 이상해진 것 같아요. 예전에 집에서 혼자 음악을 들을 때는 다른 밴드들한테 곧잘 빠졌는데 서울에 올라온 후 너무 많은 음악을 듣다보니 한가지에 집중을 잘 못하겠어요.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안돼요. 뉴 파운드 글로리, 키스 오브 스톤에이지 등이 좋은데, 사실 요즘에 앨범을 사면 한두 곡만 좋을 뿐, 전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앨범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현수 기타라는 악기가 다른 악기보다 슬픈 감성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블루스라는 장르는 그런 원초적인 슬픔을 잘 표현해주는 장르인 것 같아서 좋아해요.
유희 요즘 자신을 가장 설레게 하는 것은?
현수 제가 군복무 중이잖아요.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제대할 날짜가 가까워지니까 정말 설레요. 군복무가 끝나면 세상을 엎어버릴 거예요.
탁스 전 요즘 스튜디오 녹음에 관심이 많아요. 2집 만들 때는 녹음을 제대로 해보려고 자료를 모으고 있어요.
창스 탁스 별명이 김기사예요. 베이스뿐만 아니라 사운드에 관심이 많죠.
유희 탁스는 살면서 무언가에 대해 가장 절실했을 때가 언제야?
탁스 어제요. 더운데 선풍기가 고장나서...
현수 탁스에 대한 비화가 있는데요. 중학교 때 만화책을 보기 위해 책상의 일부분을 파내고, 그 위에 아크릴을 깐 후, 밑에 만화책을 놓고 봤대요. 정말 대단하죠? 탁스가 말이 없고 조용해 보이지만, 진짜 절실하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스타일이에요.
디알 앞으로의 공연이 되게 설레요. 그리고 여자친구를 생각하면 언제나...흐흐흐~
창스 요즘 절 설레게 하는 게 별로 없어요.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해서 호기심이 많은 편이었는데 요즘은 호기심을 가질 여력이 없어요.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즈음에는 다른 일을 하면서 음악을 동시에 진행해도 무리가 없었는데 지금은 음악 하나에만 집중하기에도 에너지가 딸려요. 아무튼 저를 애완동물로 길러줄 수 있는 여자를 만났으면 좋겠어요.
유희 미래를 어떻게 전망해?
현수 전 지금 스물 두 살인데, 10년 후를 가늠하기 힘들지만 어떠한 형식으로든 음악을 붙들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미사리에서 노래를 부르든 세션을 뛰고 있든 음악과 어떤 식으로든 접촉하고 있을 거예요.
디알 저 같은 경우엔 나이도 적지 않게 먹었고, 집안에서도 무녀독남인지라 여러 가지 걱정과 중압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후지록에 가서 정말 많은 고민들이 풀렸어요. 엘비스 코스텔로의 공연을 보면서 '늙어 죽을 때까지 꼭 음악을 하리라' 라는 마음을 굳게 먹었고 용기를 얻었어요.
창스 저는 항상 똑같아요. 여지껏 제가 하고 싶어했던 것은 어렵더라도 애써서 쟁취했거든요.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을 뛰어넘는 일을 하고 살아왔어요. 노가다, 철가방, 목수 등 많은 일을 하면서도 음악을 붙잡고 살아왔는데, 지금은 음악만 하다보니까 '이게 진짜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인가?' 의문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면밀히 제 마음을 점검하고 있는 중이에요. '내가 음악을 좋아한다면 그냥 좋아하는 음악이나 들으면서 행복해하고 욕망을 충족할 수 있을 텐데 왜 굳이 고생스럽게 음악을 할까' 그런 의문이 들곤 하죠. 제가 뭐든지 습득은 빠른데 어느 궤도 쯤에 올라서면 싫증을 빨리 내서 뭔가 동시다발적으로 하는 걸 지향해요.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기타를 쳐서 여태 질리지 않는 걸 보면 앞으로도 음악과 함께 뭔가 다른 일을 도모하며 살 것 같아요.
탁스 10년 후요, 글쎄요...전 제 삶의 목표를 잘 모르겠어요.
유희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은 다 삶의 목표가 없더라?
탁스 아...없는 게 아니라...모르겠다는...끙...
유희 누군가 악기를 무상으로 제공해주겠다고 하면 어떤 악기를 원해?
현수 옛날에는 정말 필요한 악기, 간절한 악기가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하나 밖에 없는 맞춤 악기를 갖고 싶어요. 제가 디자인 도면을 넣어서 만든 기타!
디알 갖고 싶은 거 무지 많죠. 그런데 요즘 좀 놀란 게 제 귀가 너무 고급스러워진 것 같아요. 현실은 저급한데 말이에요. 아무튼 누군가 악기를 사준다 그러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무조건 '고맙습니다' 그러면서 받겠어요. 그리고 악기보다는 드럼을 편안하게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탁스 전 조그만 키보드요.
유희 베이스가 아니라 키보드?
탁스 새로운 사운드나 전자 음악에 관심이 많거든요.
창스 전 깁슨 SG 주니어 모델이랑 오렌지 엠프 AD 30 모델이요. 두 개 합쳐서 300만원 정도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 구입할 수가 없거든요. 그걸 누가 사주신다면 그 분이랑 결혼하겠어요. 우하하하하~
유희 국내 뮤지션들 중에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밴드는?
디알 저는 레이지 본이요. 레이지 본은 자기 색깔을 잘 유지하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는 밴드인 거 같아요. 준다이라는 보컬을 영입하면서 진짜 많이 좋아졌어요. 전 레이지 본이 앨범을 내기 전 <나 오늘 땡잡았어>를 연주할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봤는데, 이 팀은 유명해질 필요가 있어요.
현수 원더 버드라는 밴드요. 처음 원더 버드를 발견했을 때 충격을 받았어요. 우리 나라에 이런 밴드가 다 있구나. 원더 버드의 전체적인 스타일이 우리나라에서 안 먹히는 스타일인데 이런 음악을 만들 생각을 다 하는구나' 아무튼 굉장히 좋았어요. 자우림도 좋아요. 대중적인 인기도 유지하면서 꾸준하게 음악의 질을 유지하니까요. 그렇게 대중과 음악 사이에서 균형을 잡다가 언젠가는 완전히 자기들이 하고 싶어하는 음악을 할 것 같아요.
탁스 저도 레이지 본이 가장 밴드다운 밴드 같아요. 디알 형이랑 현수랑 같이 살다보니 은근히 좋아하는 밴드도 비슷해지는 것 같더라구요.
창스 성격이 되게 이상하고 뭔가 모자란 구석이 많지만 매력 있는 뮤지션이 있어요. 슈가 도넛의 김현수라고...
일동 우하하하하하하~
창스 동엽이 형(이동엽), 시나위, 블랙 신드롬, 디오의 드럼 세션인 형인데, 근래에 들어서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연주 실력이 뛰어난 분이에요.
디알 그 형이 정말 멋있는 이유는 우리 나라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나대거나 으스대지 않아서이지. 항상 노력하는 형이 정말 멋져요.
유희 이루어질 수 없겠지만 버릴 수 없는 꿈은?
디알 난 진짜 오랫동안 한 꿈을 꿨어요. 로보캅이 되고 싶다는 꿈. 중학교 때 난 로보캅이 되기 위해 공부를 진짜 열심히 했어요. 의대 들어가서 로보캅이 되려고.
일동 우하하하하하~
창스 저는 로보캅을 만드는 박사가 되고 싶어요. 디알, 내가 만들어 줄게. 탁이랑 너랑 합체해서 만들어 줄게. 으하하하하~ 전 제 얼굴이 조각 같아지는 게 꿈이에요.
유희 창스, 지금 얼굴도 조각 같아.
창스 아니야, 아니야! 제가 말하는 조각 같은 얼굴이란 객관적인 의미에서 모두 공감하는 조각 같은 얼굴을 말하는 거예요. 키도 좀더 커졌으면 좋겠어요.
현수 처음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거요. 지금 가지고 있는 자유스러운 생각을 나이가 들어서도 절대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정원이 있는 큰 집을 사서 연습실, 작업실, 탁구장 등을 다 세팅해놓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탁스 전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모든 게 가능해질 것 같아요.
창스 어이구, 쟨 시간 멈춰 놓고 계속 자려고 저래요.
유희 올 크리스마스 때 선물 받고 싶은 것은?
현수 후임병이 7개월 만에 왔거든요. 졸병이 한 명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창스 창조력을 선물받고 싶어요. 요즘 창조력을 고갈을 많이 느끼거든요. 짜내려 해도 짜낼 게 없어요. 창조력이 생기게끔 동기 부여가 되어주는 그런 여자?
유희 결국은 여자로 낙찰되는구만.
디알 일단 유희 누나의 월수입부터 파악해야 되는데...우하하하하~저는 드럼이요. 드럼 통 안에 만원짜리 3.000장이 들어 있는 드럼 세트. 사실은 기타가 갖고 싶어요. 멋지게 생긴 불꽃 모양의 기타. 유희의 누나, 기타 이름은 헬켓이에요. 일본의 아키하바라에 가면 살 수 있어요.
유희 미쳤군.
탁스 에밀리의 고양이 재킷이요. 에밀리라는 미국의 만화 캐릭터가 있는데 그 캐릭터 용품 중에 고양이 귀가 달린 후드 재킷이 있어요.
유희 마지막으로 슈가도넛을 대표해서 창스가 맺음말을 해봐.
창스 로커입네 하는 냄새를 풀풀 풍기지 않고,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모습으로, 일용할 하루치 양식을 만드는 노동자처럼 열심히 음악을 만들 거예요. 또 일한 후 마시는 시원한 맥주처럼 계속 우리들이 지향하는 명쾌한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싶어요. 여러분, 힘껏 응원해주세요!
+사진/슈가도넛 첫 단독 공연(타카피,슈가도넛)
+정유희의 덫에 걸린 사람들.
첫댓글 설마 이걸 다 치신건 아니겠죠? 에에..--;
설마가 사람 잡습니다.
이야~ 요번달 페이퍼는 좀 늦게 사는구나 했는데~기사가 있었네요^^잘봤어요^^~
제가 좋아하는 잡지에 제가 좋아하는 슈가 도넛이 나와서 정말 기뻤어요. ^-^ 요즘엔 제가 좋아하는 사람만 나와요. ㅋㅋ
잘봣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