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기울어 진 것”에서 신의 지혜를 보다.
미국 대법제자
【정견망】
1970년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지리 선생님이 처음 지구본을 들고 교실에 들어왔을 때, 모두들 즉시 놀라고 흥분했다. 선생님이 지구본을 책상 위에 올려놓는 순간 나는 머릿속에 강한 불쾌감이 스쳐 지나갔다.
“지구가 왜 삐딱하지? 너무 못생겼잖아! 똑바로 서 있으면 훨씬 더 보기 좋지 않을까?”
이 불쾌한 느낌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사라졌지만 때때로 나타나곤 했다. 무신론(無神論) 교육을 받고 자란 나는 신(神)이 만물을 만들었다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우연히 그렇게 된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50대가 되어 해변에 여행 갔다가 ‘삐딱한’ 지구라는 내 인식이 사람의 어리석음과 신의 지혜를 깨닫게 했다.
그해 겨울 나는 장인과 장모를 모시고 카리브해 섬으로 여행을 갔다. 나는 원래 일출과 일몰을 아주 좋아해서 호텔을 고를 때도 꼼꼼히 지도를 살펴보는데 해변 호텔 동쪽에 가리는 것이 없어서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다고 여겼다.
호텔에 여장을 푼 이튿날 새벽, 여행 첫날의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신이 나서 해변으로 달려가 휴대폰을 꺼내 들고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일출을 간절히 기다렸다. 서서히 하늘이 밝아지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하늘은 점점 더 밝아졌지만 해는 고개를 내밀지 않았다. 10분을 더 기다리자 하늘은 더 밝아졌고 붉은 빛이 보였지만 기대했던 일출은 보이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야 나는 해가 이미 떴지만 집들에 가려져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여행 전 지도를 검색했을 때 호텔 동쪽에는 다른 건물이 없다고 분명히 표시되어 있었다! 나는 서둘러 휴대폰 나침반을 확인해 보니 해는 동쪽에서도 아주 남쪽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나는 지도에서 동쪽만 막히지 않은 것을 확인했을 뿐이다.
우리는 흔히 해는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진다고 말한다. 때문에 나는 지도를 검색할 때 무의식적으로 해가 정동(正東)에서 뜨고 정서(正西)로 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태양이 지구를 직접 비추는 점은 줄곧 지구의 남과 북 회귀선 사이에서 이동하며 겨울철 북반구에서는 태양이 남반구를 직접 비추기 때문에 카리브해 섬에서 보이는 일출은 동쪽에서 멀리 남쪽으로 치우친 곳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휴대폰으로 북회귀선에 대한 지식을 검토한 후, 어릴 적 지구본을 처음 봤을 때의 불만이 떠올랐다.
“지구가 왜 삐딱하지? 너무 못생겼잖아! 똑바로 서 있으면 훨씬 더 보기 좋지 않을까?”
내가 “지구가 삐딱하다”고 말했던 이유는 탁자면을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궤도 평면으로 상상했기 때문인데, 지구의 적도 평면과 23.5도 각도를 이루고 있어서 지구본이 23.5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나는 더 이상 무신론자가 아니라 신이 만물을 만드셨음을 믿었다. 나는 갑자기 깨달았다. “아, 원래 신(神)이 일부러 지구를 ‘틀어지게’ 만드셨구나!”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주기는 1년이고, 태양의 직사광선이 도달하는 가장 남쪽 지점은 남위 23.5도이며, 사람들은 이것을 남회귀선이라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북회귀선도 있다.
태양이 1년 중에 직각으로 비추는 지점은 남과 북 회귀선 사이를 오가며 지구상의 어느 곳이나 태양이 비추는 각도가 끊임없이 변한다. 직사광선(90도)에 가까울수록 태양 복사량이 많아서 더워지고, 각도가 작을수록 태양이 사선으로 기울어져 복사열이 적어서 추워진다. 그 결과 일 년에 춥고 더운 변화 및 사계절의 변화가 존재하는 것이다.
만약, 어릴 때 내 유치한 상상처럼 지구가 반듯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구의 남북축은 태양을 도는 지구 공전 궤도면과 수직이 되어, 지구 어느 지점이든 태양은 일 년 내내 항상 같은 각도로 비추고 기온도 거의 같아 기후 변화가 별로 없을 것이다. 적도와 저위도의 넓은 지역은 끊임없이 과열되어 사람이 살지 못했을 것이다. 일 년 내내 똑같은 기후는 인류에게 너무 단조롭지 않을까?
바로 신이 지구를 23.5도 각도로 기울어지게 만드셨기 때문에 더 넓은 면적이 인간이 살기에 적합하게 되었고, 사계절 기후 변화가 생겼다. 봄에는 찬란하게 꽃이 피고 가을에는 황금빛 단풍이 물들며, 여름에는 물이 졸졸 흐르고, 겨울에는 눈이 내리는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며, 그 결과 인류의 삶과 문화가 풍요로워진 것이다.
내 생각에 무신론 교육을 받고 성장한 사람들은 신(神)이나 부처님에 대해 경외(敬畏)하는 마음이 없고, 과대망상에 빠져 늘 인류의 천박한 견해, 심지어 어리석은 견해로 세상을 바라보고 평가한다. 신이 만물을 창조하고 천지를 주관하심을 모르는 것으로,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나 심지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어쩌면 그 속에는 신불(神佛)의 지혜로 배치한 것일지 모른다.
수련하는 사람은 더 마땅히 일체는 다 신불의 장악하에 있으며, 아득히 작은 사람은 드넓은 우주에서 한 알의 먼지조차 아니니 신불 앞에서 오직 겸손하고 겸손하며 공경하고 공경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일깨워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