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ICF-2001D/2010은 포터블급의 단파 라디오 가운데에서는 썩 괜찮은 기종이라는 평가를 받긴 하지만, DM 건전지 3개가 들어가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전지 소모가 많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정비 매뉴얼에 의하면 단파 수신시에 135mA가 흐른다고 되어 있는데, 제가 실측해 보니 약 130~150mA 정도의 전류가 흐르더군요.
사용자 매뉴얼에는 건전지 사용시 AM 모드에서 약 10시간 정도 수신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경험상 하루 1~2시간 정도 수신하는 조건에서 일주일이면 건전지를 교체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전지가 소모되어 라디오의 건전지 게이지 상의 그린 존(50% 이상) 이하가 되면 동기 검파와 SSB 수신에 사용되는 BFO의 주파수가 바뀌는지 PLL 기준 VCO의 발진 주파수가 바뀌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내부적으로 AF단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로에 정전압 회로를 통한 3V가 공급되나 VCO부에만 DC-DC Converter를 통한 12.6V가 공급되는 것을 볼 때 VCO의 주파수 변화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기 검파기의 터닝 포인트(하측파대에서 상측파대 또는 상측파대에서 하측파대로 선택 측파대가 전환되는 경계 주파수)가 수백 Hz 단위로 변화하고 마찬가지로 SSB 수신시에도 수신 주파수가 같은 크기로 변화하여 투닝 다이얼을 돌려 맞춰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동기 검파기나 SSB 사용없이 수신을 한다면 크게 지장을 받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어째 좀 찜찜한 뒷맛이 남습니다.
집에서 놓고 듣는 경우라면 전용 아답터를 사용하면 일단은 문제가 해결이 되겠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북미 수출용인 2010 모델이라 아답터가 110V 전용이 되서리 강압트랜스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는데다 아답터를 사용하게 되면 전원선을 통해 맹렬한 잡음들이 들어와서 미약한 DX국 수신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건전지와 전원 잡음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장시간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강구하던 중 최근의 젊은 디지털족 즉 PDA나 MP3P/CDP 등을 휴대하고 다니는 매니어층 가운데 일부 극성파들은 납축전지를 보조 배터리로 휴대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납축전지를 사용한 외부 전원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317 등의 가변 정전압 IC를 사용하면 비교적 쉽게 4.5V 정전압 회로를 짤 수 있지만, 간단히 하기 위해(사실은 못쓰는 무선전화기에서 떼어낸 중고 7805를 활용하기 위해) 7805를 쓰기로 했는데 문제는 5V용이라는 것이라 4.5V 기기에 연결하려니 좀 찜찜하다는 점입니다. 사실 그냥 사용해도 특별한 문제는 없겠지만 확실히 하기 위해 인터넷 상에서 관련 자료를 뒤져 보니 아주 간단히 이 문제를 해결한 제작기가 있었습니다. 이 기사는 특히 초보자용으로 아주 쉽게 쓴 제작기라서 여기에 소개합니다.
방법은 5V 출력에 1N4001 따위의 다이오드 하나를 직렬로 하여 전압강하를 시킨 것입니다. 실리콘 다이오드의 경우 0.6~0.7V의 순방향 전압강하가 있다고 하는데 제작 후에 실제 전압을 재 보니 4.6V 정도가 나오더군요(그렇다면 약 0.4V의 전압강하, 좀 이상한데?).
위 제작기의 회로에서 전원트랜스와 1N4001 다이오드 4개로 이루어진 정류부 그리고 필터용의 전해컨덴서 부분을 12V 납축전지로 바꾸면 바로 납축전지용 4.5V 정전압 전원장치가 되겠습니다. 다만 위 제작기의 예처럼 보통 납땜을 해서 아주 연결해 버리는 전원트랜스와는 달리 납축전지는 방전이 되면 충전을 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납땜으로 붙여버리는 것보다는 악어 클립을 사용해서 연결하는 것이 편한데, 이 경우에 실수로 (+)와 (-)의 극성을 바꾸어 연결하여 7805가 파괴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호용으로 7805 입력부와 납축전지 (+) 사이에 1N4001 다이오드를 직렬로 넣었습니다. 아울러 출력의 전해컨덴서도 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생략했습니다. 78xx 시리즈의 데이터 시트에 있는 응용 회로를 보면 발진 방지와 안정적인 동작을 위해 입력부와 출력부에 각각 0.33uF와 0.1uF의 컨덴서를 넣으라고 되어 있는데 용량에 크게 좌우되는 것은 아니니까 대충 0.01~0.5uF 정도의 컨덴서를 넣으면 무방할 것이라 사료됩니다.
한 가지 빼먹은 것이 있는데, 납축전지를 사용하게 되면 과충전 방지를 위해 전용 충전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소용량 충전기의 경우 큰 아답터와 비슷한 형태의 제품이 시중에 나오고 있는데 가격이 좀 만만치가 않습니다. 이를 포함해서 제가 사용한 부품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납축전지 12V 2~3AH급 1개 : 용량에 따라 1만원~1만5천원 정도
- 납축전지용 충전기 12V 1A급 1개 : 2만원대 초반
(이들은 서울의 경우 용산 전자랜드 본관 광장층 즉 지하층에 있는 몇몇 배터리 전문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정전압 IC LM7805 혹은 동등품 1개(방열판 포함)
- 정류 다이오드 1N4001 혹은 1A급의 동등품 2개
- 세라믹 컨덴서 0.01~0.5uF 내압 50V 이상 2개
- DC 전원용 입력 플러그(직경 5mm, 일명 5파이) 붙은 전원선 1개(+와 -를 바꾸어 낄 수 있는 형태가 좋음)
- 악어 클립 대형 적/흑 각 1개
- 배선용 2색 전선 50~100cm
- 만능기판 소형 1개
(이들은 가지고 있던 것을 활용했는데 부품상 등에서 구입하게 되면 대충 몇천원 정도에서 모두 구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실제 제작해서 사용해 보니 건전지 소모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이 AC 아답터를 사용하는 경우에 들리던 맹렬한 잡음도 없고 SSB 모드에서 주파수도 잘 맞아서 참 좋더군요. 위에서 언급한 대로 출력 전압은 약 4.6V 정도로서 라디오의 건전지 게이지로는 8/10 정도로서 새 건전지를 넣은 경우와 같은 정도입니다. 우연히도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네요. 다만 장시간 듣는 경우 7805에 붙인 방열판이 약간 따뜻할 정도의 열이 발생했습니다. 12V 축전지를 사용하면 이와 같은 발열 문제가 예상되어 애초에는 6V용 축전지를 사용하려 했는데 가변 정전압 전원장치로 미리 실험을 해 본 결과 6V 입력시에는 7805에 대한 입력의 여유 전압이 적어 동작이 약간 불안정한 점이 발견되어 12V용으로 최종 낙착되었습니다.
일단 4.5V 용으로 제작해 보았는데, ATS-909 등의 6V 전원이 필요한 라디오에 대해서는 7805와 직렬 다이오드 대신에 7806 등을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이 사진 찍은 이후에 못쓰는 아답터의 내부를 들어내고 케이스에 담았습니다. 담는 김에 몇년째 정크통에서 굴러다니던 시그널 메터를 캘리브레이션해서 전압계로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글루건으로 고정시켜서 좀 거시기하게 보입니다만...
답변이 좀 늦었네요. ICF-2010 에 사용하는 정도 즉 소비전류 150mA 이내라면 대략 2~3Ah급 이상이면 충분합니다. 문의하신 7Ah급이면 무방하리라 생각됩니다만, 용량이 너무 크면 무게도 만만치 않고 충전전류 혹은 충전시간이 커지기 때문에 전류용량이 큰 충전기가 필요하게 되어 실용상 오히려 불편한 부분이 있습니다.
첫댓글 좋은 아이디어 입니다. 그리고 오토바이용 6v battery도 있으니 한번 간단히 만들어 보는것도 괜찮을듯 합니다. 충전시 충전기의 전압은 약 7.2v이고 충전 완료시 battery의 전압이 약 6.6v정도 일것입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6V 축전지도 구하는 대로 한번 실험해 볼 예정입니다.
축전지의 정격 충전 전류는 정격 전류용량의 약 10분의 1로 약 16시간 동안 충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9AH 이면 충전 전류는 0.29A로 16시간동안 충전하는것이지요. 축전지를 오래 쓸려면 과충전 또는 과방전을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좋은 방법이네요..
처음엔 충전기도 자작해보려고 했으나 총 비용이 기성품 구입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는데다 특히 납축전지는 과충전/과방전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어설픈 자작 충전기 쓰다가 말아먹을 가능성도 있기에 기성품을 쓰기로 했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리고 상기 본문 내용과 같이 직류전원을 사용하는곳에는 역극성 방지가 없는 제품엔 간단하게 입력측에 다이오드 한개만 붙이면 됩니다(단. 전압강하 0.7v를 감수 해야 합니다)
인천의 마이크로전자( http://www.micro-elec.com/me310.htm )에서 정류부와 정전압IC 부분이 있는 키트를 3500원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이것을 거의 그대로 이용해도 될 듯 싶습니다.
오랫만에 방문해보니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군요. 저도 icf-2010 유저입니다.
회로도에서처럼 7806과 직렬 다이오드 2개를 사용하면 4.5/6V 겸용으로도 꾸밀 수가 있는데, 이쪽이 더 효용성이 높을 듯 합니다.
"12V 7A" 짜리용량의 베터리로도 가능한지요?
사용가능하십니다. 전류는 충분하니 사용가능하십니다.
답변이 좀 늦었네요. ICF-2010 에 사용하는 정도 즉 소비전류 150mA 이내라면 대략 2~3Ah급 이상이면 충분합니다. 문의하신 7Ah급이면 무방하리라 생각됩니다만, 용량이 너무 크면 무게도 만만치 않고 충전전류 혹은 충전시간이 커지기 때문에 전류용량이 큰 충전기가 필요하게 되어 실용상 오히려 불편한 부분이 있습니다.
답변 감사드립니다. 지금 보유한 베터리(12V 7A)는 차량용 네비게이션 전원용으로 사용한 6개월 정도 된 것인데, 이걸로 제작해볼 생각입니다. 충전기는 "12V2AH(入力:AC220V60HZ, 出力:DC15V)" 정도면 가능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