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날부터 이어져온 철인 3종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날!
강서농수산물공판장과 노량진수산시장에 이어 구리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하였다.
스마트폰처럼 금방 방전되었다 다시 재충전된 밧데리처럼 새벽을 깨우는
알람소리가 마귀를 닮은 듯하지만 금세 이불을 걷어차고 냉수에 몸을 담근다.
번쩍거리는 정신으로만도 두배의 효과를 얻는 샤워이지만 새벽 냉수마찰은
건강미 넘치는 피부와 더불어, 젊은 피를 가꾸는 겨울철 최고의 몸관리 비법이라
말하니 가끔씩은 기쁨으로 즐기는 풍월 중의 풍월이다.
바늘로 찌르는듯 뼈속까지 피고드는 얼음물이 허리치료 뼈주사처럼 겁부터 나지만
몸을 담그고 나면 그 뿐,
상쾌한 목요일 하루가 화장실 냉수 욕조로부터 시작된다.
구리농수산물시장!
멀리 느껴지는 서울외곽 농수산물 도소매시장이지만 불광동에서 송추IC를 거쳐
외곽순환도로를 달리다보면 30여분만에 도착되는 어쩜 강서농수산물시장보다
가까운 교통 편리지역이다.
노량진과 강서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구리농수산물시장 역시 설 명절을 바라보는
상인들의 대목과 함께 서울과 경기인근 부지런을 떠시는 손님들로 어두컴컴한
새벽인데도 벌써부터 시장은 2002 서울월드컵 경기장을 방불케 한다.
수온상승으로 인한 어촌의 어려움과 구제역이 한가지로 닮은듯 하지만
IMF시절 장롱 속에서 쏟아져나온 돐반지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동.서.남해
각 어장과 원양어선에서 원정온 수산물들이 어물전을 가득 메운다.
농산물은 농산물대로 작년 풍년농사에 힘입은 품목들은 품질은 좋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하니 물건을 고르는 손님들의 얼굴도 예전처럼 어둡지만은 않다.
살아가는 모든 순리(順理)에는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
넉넉하여도 뭔가 아쉬운 것들이 존재하는 조화(調和) 속에서 우리는 희망으로,
꿈으로 뭉쳐진 핏줄들과 더불어 다양한 내일을 호흡한다.
삶이란게 이런 것 아니던가?
일상생활, 감사한 분들을 위하여 조그맣지만 정성담긴 편지와 함께 꾸러미
선물을 준비하였다.
차곡차곡 알갱이로 쌓인 찰흑미처럼 어두운 곳에서도 격려(激勵)로 이름하며
반짝반짝 빛으로 위로주신 많은 분들께 몇 줄의 글이 온마음일순 없지만
그리하여도 새주의 가슴에 영원히 길이 남을 귀인(貴人)들이시기에 인연의
덕(德)이시라!
명절 전(前) 새벽시장에서 주어담은 정보들을 각 영업점 판매와 접목하며
설 D-day 그날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이 보람이고, 수평선에 걸쳐진
평범한 우리들의 삶의 모습- 그 일부이질 않겠는가?
아침미팅을 마치고 각 영업점을 순회한다.
비용절감과 더불어 일하는 직원들의 숫자마저 최소화하였지만 최선을 경주하는
제직원들의 분주한 일상이 2015년 새주의 목표하는 바와 하나되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 각 영업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중요 목소리들을
경청하며 점장을 비롯하여 일선 직원들의 어깨를 두드린다.
눈 앞이 시큰거리는 것이 아무래도 설탕이 모자란가 보다.
약속된 시간, 지인을 기다리며 달달한 카라멜마끼아또 한잔을 부탁하였다.
커피 위에 앉은 예쁜 하트모양이 바리스타 알바생의 섬세함을 가늠케하여
감겨오는 두 눈에 작은 즐거움을 주지만, 푹신거리는 흔들의자 탓에 금세 잠이든
모양이라.
제트기 지나가듯 그저 눈 한번 깜빡였다 싶었는데 엥~
시간을 가리키는 시침은 카라멜마끼아또를 받아든지 50여분을 지나고 있고
더군다나 지인은 언제 왔는지 건너편 의자에 앉아 다소곳이 책을 읽고 있다.
새주보다도 바쁜 지방의 지인인데..,
그 또한 카라멜마끼아또를 마시는걸 보면 이른 새벽 상경길에 오른 모양이다.
식어버린 마끼아또이지만 화끈거리는 상황 앞에서 결코 차가울 수 없으니
지인의 묵직한 배려(配慮)가 참으로 감사하고도 감사하다.
미안함을 건네고 본론으로 막 들어가려는데..,
"이사견적을 내야하는데 약속된 날짜가 길일이라 지금 당장 확인해야~"
이삿짐센터 사장의 다급한 전화 목소리를 통밥으로 이해하였음인지
도량(度量) 넓은 지인, 내일까지 계획된 출장길이라 시간이 여유로우니 급한
일이면 얼른 다녀오시란다.
미안함을 갑절로 고(告)하고 전투비행기에 몸을 실어 견적을 협의하고 되돌아오니
이를 어째~
피곤함에 절인 지인이 엉거주춤 숙면(熟眠)에 빠져 있다.
마끼아또도 반쯤 남아있으니 아마도 자리를 비움과 동시에 잠에 빠진 모양이다.
20여분을 기다리니 그 또한 화들짝~
커피집 주인장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보신(保身)집으로 향하였다.
푹 익혀진 노계(老鷄)에 싱싱한 낙지가 한데 어울려 있으니 가라앉은 기(氣)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훌륭한 성찬이라.
지인과의 이런저런 다정다감 주고받은 얘기가 얼마지 않는데 뎅뎅뎅 폭포와도
같은 시간은 가뭄도 없는지 식당 파장시간 10시를 가리킨다.
숙소를 챙겨 편히 쉬기를 권하고 귀가를 서두른다.
딸래미의 생일을 축하한답시고 반 아이들 전체가 다녀간듯 싶다.
얼마나 즐거웠으면..,
집안에 있는 그릇이란 그릇이 통째로 깨어진 듯하다.
이쁜 녀석들~
카라멜마끼아또 반잔의 기운을 빌어 하루의 일과를 끄적거리고 나니 종일토록
무심한 시간이 벌써 자정을 향하여 줄달음친다.
양말과 겉옷만 아무렇게 벗어 던지고 씻지도 않고 그대로 이불 속으로 향한다.
오늘 하루! 정말 수고 많았어. 새주^^
다른 벗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