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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06
씬1. 엘리베이터 안+밖. 밤.
성우, 준희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
성우 : (고개 작게 젖고는, 어이없다는듯 웃으며) 방금 내가 한말 잊어. (하고는, 닫힘 버튼 누르고, 문 반쯤 닫히는데)
준희 : (열림 버튼 누른다)
성우 : (보면) ?
준희 : 저, 선배 보기가 (머뭇대며) 조금 힘들어요. 이게 뭔지 모르겠어요.
성우 :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무슨, 뜻이야?
준희 : (마음이 답답하다, 성우 못보고) .....
성우 : (이래선 안되겠다 싶다) 서준희. 내가 한말..... (준희 뚫어지게 보며) 장난이었어. 가.
(준희에게서 눈빛 안떼고, 닫힘 버튼 누르고)
준희 : (그말의 뜻을 알겠다. 맘이 아퍼 눈가 붉어져 성우 본다) ...
엘리베이터문 닫히고.
준희, 그 앞에 가만히, 서 있다.
씬2. 엘리베이터 안의 성우
성우, 뭐가 뭔지 모르겠다. 생각하는 얼굴이다.
씬3. 길거리.
준희, 가고 있다. 맘이 착찹하다.
씬4. 성우의 방안. 어두운.
성우, 책상앞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준희가 준 선인장을 물끄러미 보고있다,
이게 뭔가.... 이래선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가는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
씬5. 아파트 내 벤치(성우 있던 자리와 다른 곳).
영희, 현철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있다.
현철 : (손톱으로 이빨사이에 낀 걸 쑤시며, 궁시렁) 저녁 먹은게 꼈나, 되게 찝찝하네.
영희 : (싫게 보면서) 드럽게, 증말.
현철 : (영희 보며, 멍)
영희 : 손가락으로...앞니에 꼈어. 쑤실려면 좀 제대로 쑤셔라.
현철 : (눈치보며, 앞니에 손톱껴 쑤시고, 침 퇴뱉고)
영희 : (커피잔, 구기며) 가자, 이제.
현철 : (헤어지기 싫다) 너, 집에 가면 뭐 할일있냐?
영희 : 나-참, 할일 없다고 집엘 안가. 갈때 되면 가야지.
현철 : 무, 물론 가는데... 급히 갈 건 없다, 내말은.....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어) 어른, 모시고 사니?
영희 : (강한 부정) 아니.
현철 : (마음이 편해져 웃으며, 영희 보며) 너 집에서 뭐하고 노냐?
영희 : (괜히 발끝으로 땅끝 문지르며) 뭐하긴, 테레비 보고. 책두 읽구, 그러지...
현철 : 너, 동물의 왕국 보냐? 그거 봐라. 동물하고 사람하고 한치 다른거 없다. 재밋다, 봐.
영희 : 동물 싫어. 꼭 봐야돼?
현철 : (할말 없다) 뭐 꼭 볼건 없는데... 심심하면 보라구. 얘깃거리 궁하면, 그런 것보고 얘기도 같이 나누고...
공통화제 랄까, 뭐 그런게 생기니까.
영희 : (약간 놀림조) 내가 오빠랑 연애하는 것도 아닌데 왜 공통화제가 있어야 하는 건데....
현철 : (당혹하다) 그게, 그...
영희 : (새침하게) 알았어. 심심하면 봐줄께. (일어나며) 가자. (현철, 눈치 보며) 토큰 있어?
현철 : (일어나며) 토큰?... (주머니에 손넣어, 짤랑거리는 토큰 꺼내 영희 보이며) 있어..
영희 : (현철 손바닥 슬쩍 보고, 현철 보며) 토큰 좀 많이 사가지고 다녀라. 월급 탈때, 한달치씩 사가지고 다니면 좀 좋아.
째째하게. 낼 아침 되면 또 탈 것 없겠네.
현철 : (웃으며, 토큰 주머니에 넣고) 뭘 자꾸 잊어 버려서.... 담부턴 그럴께.
영희 : (딴청하며) 내말 때문이라면, 굳이 그럴 필요없구. 내가 오빠, 마누라도 아닌데, 뭐. (하고 걸어가고)
현철 : (그런 영희 이쁘게 보며, 따라 걸어가며) 낼, 강의 나올꺼냐?
영희 : 어, 어? (괜히, 안보고) 나가야지...돈 냈는데....
현철 : (좋다) 들어가라. 문까지 바래다 줄께.
영희 : 내가 어린애야, 집 못 찾아갈까봐 문 앞까지 배웅하게. 동네 여자들 말 만들어주기 싫어. 그냥 가. 여기서 헤어져.
현철 : (서운하지만, 웃으며) 그래, 그럼 낼 보자. (하고 돌아서서 가고)
영희 : (현철 가는 것 보며, 수줍게 웃음 나고, 돌아서서 가고)
씬6. 성우의 거실.
영희, 신발을 벗고, 자기 방으로 가려다가 성우의 방문 열린 것 보고는 그 방으로 들어간다.
씬7. 성우의 방.
성우, 옷입은채 이불도 안 덮고, 침대에 누워잔다.
영희, 방에 들어서서 그것보고는 이불장 열어 덮어주고, 그 옆에 앉아 성우 머리 한번 쓸어넘겨 주며,
영희 : (약간 걱정스레) 뭐가 그리 고단해서 이불도 안 덮고 잠이 들어... (그러다, 흐뭇한, 서글픈 웃음지으며) 언제 이리 컸나...
에미 없어도 살만큼 많이도 컸네... (하며, 성우 얼굴 만지고, 일어나 나가려는데, 책상위에 선인장이 눈에 들어온다)
인써트-선인장
씬8. 레스토랑 앞.
세미, 한쪽에 기분나쁜 얼굴로 레스토랑 들어가는 사람들 보고 서 있다. 부티나는게 기분 나쁘다.
동진, 장어 차문 잠그며 얘기하고 있다.
장어 : (얼굴 바짝 동진 쪽에 대고, 신이 나서) 형, 운전 잘한다. 이거 형차야?
동진 : 아니. 아버님 차야. 뭐 먹을래?
장어 : (좋다) 형, 형...나, 돈까스도 먹지만, 스테키도 먹을 줄 안다? 옛날에 동두천 하니네서, 깜둥이 졸라가 사줬다.
동진 : 좋아. 스테이크 먹자.
장어 : (좋다)
동진, 장어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고.
세미, 두사람 뒤따라 들어가는데.
그때, 세미 옆을 들어가던 남녀중 여자 세미 스쳐지나가며.
여자 : 저런 애들이 여길 왜 와? (가고)
세미 : (멈춰서서, 여자 보며, 기분 상한)
씬9. 레스토랑 안.
장어, 세미(주변 둘러보며, 기분 나쁜), 동진 테이블에 앉아있다.
웨이터 스테이크접시를 세개 가지고 동진의 자리로 온다.
장어, 고기접시를 보자 너무 좋아 벌턱 일어나, 웨이터가 든 접시를 받으려 하며.
장어 : 우와, 고기다.
웨이터, 싫은 기색하고, 접시를 들고 뒤로 살짝 물러난다.
세미, 웨이터의 그런 기색 안놓치고 보고.
옆좌석 사람들, 장어 보며, 이맛살 찌푸리고.
세미, 그것까지 안놓치고 보고.
장어 : (앞으로 내밀었던 더러운 손, 자기가 한번 보고, 뒤로 숨기며, 멋적게 앉는다)
동진 : (장어에게) 가만 있어. 주실꺼야. (웨이터에게) 내려놔요.
웨터 : (무표정하게, 스테이크 접시를 동진, 세미, 장어(고기접시 보고 좋다)순으로 주는데, 세미와 장어 줄때, 싫은 얼굴이다)
세미 : (그런 웨이터에, 짜증이 심하게 난다)
웨터 : (동진에게) 와인 하시겠습니까?
동진 : 아뇨. 맥주 주세요.
웨터 : (절하고) 네.
장어 : 형, 나두 맥주 먹을 줄 안다.
웨터 : ? (싫다)
세미 : (놓치지 않고 본다)
동진 : (웨터에게) 맥주 많이 갖다 줘요.
웨터 : 알겠습니다. (인사하고, 가려는데)
세미 : (가는 웨이터 보며, 가라앉은) 야, 너 거기서.
동진,장어 : ?
웨터 : (돌아본다) ?
세미 : 너 나한텐 왜 안물어? 술 뭘로 먹을 거냐고, 왜 안묻냐고?
동진,장어 : (얼었다) ?
웨터 : (짜증난다)
세미 : 너, 아까도 고기시킬때, 나하고, (장어 가리키며) 얘한텐, 바짝 굴거냐, 들구냐, 그런 거 안물었지?
누구는 옷 말끔하게 입었다고, 필요없는 절까지 굽신거리며 주문 받고, 누군 옷좀 후지게 입었다고, 무시하고....
(일어서며) 우리가 너한테 무시받을 짓한게 뭐있어? (하고, 한숨 쉬고, 탁자보를 아래로 확 잡아당겨 버린다,
그 바람에 음식들 모조리 바닥에 나뒹굴고)
장어 : (거의 울상이다)
동진 : (차분하게, 세미를 보고 앉아있다)
세미 : (동진 보며, 서운해, 입가가 다 떨리는) 밥한끼 사준다고, 이런 시시껍절 한데를 데리고 와서, 사람 무시당하게 만들고
아저씨가, 그렇게 잘났어! (버럭) 사람 무시할만큼 잘났냐구!? (하고는, 간신히 화삭히고 주변사람들(짜증스런) 휙 한번보고,
동진 보며) 당신...나뻐.
동진 : (화난)
씬10. 레스토랑 밖.
세미, 문을 쾅 닫고 나와, 씩씩대고는 나오는데, 동진, 뛰쳐나와 세미 어깨를 잡아 돌린다.
세미 : (외면하고)
동진 : (화난) 얼굴 돌려.
세미 : ....
동진 : 나 보라구!
세미 : (동진 보는데, 눈가 붉어져 있다)
동진 : ?
세미 : (외면하며, 작게 한숨 쉬고) 나, 존심, 무척 많이 상했어요. 잘못한 건 아는데, 보내주세요.
동진 : (순간, 할말 잊고) ...밥, 안먹은 거 같아서 밥 사줄려고 온거 뿐이야. 자존심 상하게 할 맘 없었어.
세미 : 알아요. 갈께요. (하고, 가고)
동진 : (미안하고, 답답하고)
씬11. 준희의 침실.
준희, 침대맡에 앉아 생각하며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은수 자고 있다.
인써트-첫씬.
성우 : (단호한) 내가 한말... (준희 뚫어지게 보며) 장난이었어. (준희게서 눈빛 안떼고, 닫힘 버튼 누르고)
현실.
준희, 넋놓고 담패를 피우고 있다.
은수, 자다가 뒤척이다 작은 기침하고 부시시 깨, 앉으며.
은수 : (잠 덜 깬) 아우, 담배 냄새...
준희 : (그말에 은수 고개만 돌아보고) 깼니?
은수 : (준희 등에 기대 졸린) 왜 잠을 못자.. 무슨 걱정있어?
준희 : (담배 재털이에 끄며) 아니.
은수 : (등에 기댄 채) 몇시야?
준희 : (앉은 자세 그대로) 네시.
은수 : 여적 뭐한거야?
준희 : (할말 없다) ......
은수 : 이상하다. 잠 잘자잖아. 왜 그래?
준희 : (머뭇대며) 별일 아냐. 자자.
은수 : (졸린) 좀만 이대로 있어. 너무 졸려 못 눕겠어.
준희 : (답답하다) 은수야....
은수 : (졸린) 응... 말해.....
준희 : 넌, 강하지....
은수 : 응.
준희 : (생각하는, 천천히) 넌, 내가...언제나 옳은 결론만 내릴거라 그랬는데.... 과연, 그럴까?
은수 : (졸린) 그럴거야. 세상 사람들이 다 틀려도, 넌 옳아.....
준희 : (자기 생각에 빠져) 왜-애?
은수 : 넌, 오래 생각하니까. 다른 사람들은 금방금방 생각하고, 말하잖아. 넌, 오래 생각하는데... 그게 어떻게 틀려...
준희 : (답답하다, 앞만 보고, 생각하며) 너,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친구 할거지...
은수 : 부인도... 할거야.....
준희 : (혼잣말처럼) 내가 아무도, 다치게 안했으면 좋겠어....
은수 : (그 말에 잠이 깨는)
시간경과, 새벽. 창가 가득 푸른빛 들어오는.
준희, 엎드려 자고 있고, 은수, 앉아 있다. 꼬박 밤을 지새운 듯하다.
은수, 고개 돌려 자는 준희 보며, 불안한.
은수 : (E) 준희야.. 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씬13. 회사 현관. 아침.
사람들, 분주히 오고간다.
현관문 열리고, 하숙, 성우 손목을 끌다시피해 나오고 있다.
성우 : (끌려가며) 왜, 그래?
하숙 : (멈춰서서) 사장이 보자는데, 빼? 건방이 하늘을 찌르네, 얘가? 따라와.
성우 : 언니..... (하며, 손목 아파하며 따라가고)
씬14. 커피숍
하숙 : (차마시다, 놀라) 뭐?!
성우 : (차마시며, 입가에 미소 짓고) ..
하숙 : (찻잔 내려놓고) 잠깐 정리 좀 하자. 하니까.... 뭐냐, 우리일터에 인테리어 맡긴, 그 놈이 왕년에 그, 교수놈이다, 그거야?
성우 : (웃으며) 그래, 그 놈이 그 놈이야.
하숙 : 어머어머, 왠일이니? (생각하더니) 일, 덮을까?
성우 : 공은 공이고, 사는 사야. 벌써, 현주, 김대리 보냈어. 잘되가는 일, 불란 만들지마.
하숙 : 넌 속두 좋다.
성우 : (서글픈 웃음) 끝난 일, 속 끓여봤자지. 워낙 활란이 많으니까... 이젠, 그런가 보다 해. 나 곧 부처될거 같지?
하숙 : (성우 눈치 보며) 넌, 정말 끝낸거지? 믿어두 되지?
성우 : (하숙보며) 뭐가 그렇게 못미더워 그래?
하숙 : 사실, 너 정민이 만날때도, 종종 이교수한테 미련있는 식으로... 그랬잖어.
성우 : (쓴웃음) 내가 그랬어?
하숙 : 그랬어.
성우 : (씁쓸한 웃음 지으며) 다 끝났어. 어제부로가 아니라, 이교순, 벌써 까마득히 오래전에...정민이도 이젠, 잊었어.
(밝게 웃으며) 난, 이제 정말 프리야. 날라갈 거 같애.
하숙 : (걱정스레) 다음엔, 꽈배기같은 사람 만나지마라.
성우 : ?
하숙 : 정민이처럼, 집안 식구 모두가 꼬여서, 꽉 막힌 사람도 만나지말고,
이교수처럼, 만나는 그 즉시, 인생이 꼬일수밖에 없는, 유부남도 만나지 말어.
성우 : (웃음띤) 알어요. 유부남(준희, 4부엔딩 모습 인써트) 유부남은, (답답하다) 안 만나....
하숙 : 하긴, 사랑이 맘 먹은대로 되면, 좋게.
성우 : (준희 생각하는) ....
하숙 : 근데, 난 너, 이교수 만난달때 말은 안해도 밉드라. 그 사람 애들이 그렇게 생각이 나드라고..
애 있는 놈, 정말 다신 만나지말어. 벼락처럼, 천둥 처럼 오는 사랑이래도, 하지 말어.
성우 : (차 마시며, 편하게) 애 없는 유부남은 괜찮어?
하숙 : (차마시며) 애없는? (손사래치며) 그건 아무, 절대 상관없다. 남자든, 여자든, 요즘 세상에 호적에 빨간줄 오가는거,
그건 별 문제 아니지. 애 없고, 사랑이 식었는데, 백년을 산다? 어떻게 사냐? 그건 백번천번 괜찮아.
우리 임과장하고 나하고 애 없으면 벌써 헤어졌지.
성우 : (그말에 작게 한숨 쉬며, 차 마시다, 생각하며) 애가 없대도...유부남은 유부남인데? 이젠 바보같은 짓 안해. (차마시고)
씬15. 사무실.
성우, 전화 받고 있다.
성우 : (웃으며) 네, 그렇잖아도, 저도 보고 받아 알고 있어요. 벌써 말랐어요? 날이 눅지근해서 걱정했는데, 잘됐네.
(사이) 그럼 모레갈께요. 예, 그래요, 그때 뵐께요. (하고, 전화 끊고는, 언제 웃었냐는듯 서류 뒤적이며) 서준희씨!
재석, 현주 도면 보다, 성우 보고.
성우 : (서류 보며) 서준희씨!
재석 : 서준희씨, 세검정 들어갈 거, 작품 정리하러 창고 갔는데요.
성우 : (고개 들어, 재석보며) 김대리, 자재정리 같은거 미리미리 하면 안돼? 오후에 들어갈걸, 이제 정리해서 어떡하겠다는 거야?
빠진 거 있음, 책임질거야?
재석 : 그게, 오다가 어젯밤에 떨어져서..
성우 : 어젯밤이 아니라, 어제 오후 5시에 낙찰 봤다며, 그럼 퇴근전까지 1시간이나 있었잖아.
재석 : (짜증나지만 할말 없다)
성우 : 자기 실수를 성깔로 마무리지을 생각하지마. 그리고 그 도면, 내주 목요일 나갈거지, 일단 접고,
오후에 손님 내방 하기로 했으니까, 전시실 내려 가. (사이) 나두, 성질 있어. 그만 얘기해. (서류 보고)
재석 : (짜증스레, 도면 접으며, 짜증) 다들 막일 뛰러 가자! (현주에게) 가서, 작업복 가져와! 막노동꾼복 가져오라구! (나가고)
그때, 준희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에 목장갑 끼고 들어온다.
현주, 준희에게 성우에게 가보라고 눈치 주고.
준희, 영문 몰라하며, 성우 자리로 가 선다.
준희 : 찾으셨어요?
성우 : (무표정하게 한쪽에 있는 서류 건네주며) 이거 오늘 기획안 다시 써서, 올려.
준희 : ?
성우 : 아침에, 프리미엄에서 자재값 인상한다고 보고 들어왔어. 작가, 가격 낮은 사람으로 두엇 다시 추천해.
작품 보지 말고, 가격따라 작가 선정해. 무식한 거래처니까, 무식하게 일해.
준희 : ...
성우 : (안보며) 가봐, 얘기 끝났어.
준희 : (잠시 생각하더니, 서류 받아들고 착찹한 얼굴로 자리에 가고)
성우 : (서류 보다, 준희에게 자신도 모르게 눈길가고)
씬16. 전시실.
인부들, 전시를 다시 재배치하고 있다.
재석, 현주 테이블에 앉아 있다. 재석은 열받은 얼굴로 담배 피우고 있고, 현주는 달래고 있다.
현주 : 화내지마. 풀어, 응?
재석 : 너두 봤잖아, 잠시잠깐이라도 사람 쉴틈을 안주잖냐? 우릴 꼭 먹고 노는 사람처럼 말하잖아. 콱 때려칠까보다.
현주 : 그러니까, 내가 번번히 뭐라그래? 덤벙대는 버릇 버리랬잖아, 꼼꼼히 체크하라 그랫잖어.
재석 : 넌 누구 편이냐?
현주 : 편은... 고무줄놀이도 아니고, 무슨 편?
재석 : 누구 편이야?
현주 : (주위 둘러보고, 작게) 자기 편이야.
재석 : (갑자기 기분 좋다) 그지?....야, 우리 영화 구경 갈래?
현주 : (한심하다) 사람이 어쩜, 이렇게 단순할까....
씬17. 사무실.
준희, 기분 상한 얼굴로 서류 마저쓰고, 그것 들고는 성우에게로 가서는 그 앞에 놓는다.
성우, 보면.
준희, 어느새 저벅저벅 사무실 나간다.
성우, 답답하고.
씬18. 전시실.
준희, 전시실 내려오는.
테이블에 앉아있던 현주 그런 준희 보며.
현주 : 서준희씨 여기 왜 와요?
준희 : 답답해서요.
재석 : 기획안 안 써?
준희 : (답답한) 막 하래서, 막 써 놓고 왔어요.
재석 : 일을 그렇게 하면 안되지?
그때, 성우 전시실로 서류 가지고 내려오다 준희, 재석 등 보며, 얼굴 굳어지는.
성우 : 서준희씨!
준희 : (돌아보고)
성우 : 지금 반항해. (사이) 이게 수정기획안이야?
준희 : (답답해 지는)
성우 : 국전 한번 안한 작가를 추천해? (계단에 기획안 내려놓고, 준희 보며) 다시 성의껏 작성해. (하고는 간다)
준희 : ....
재석 : (준희 치며) 가서 다시해. 달거리하나봐, 건딜지마.
현주 : 그걸 위로라고 해?
준희 : (굳은 얼굴로 사무실로 올라간다)
재석 : 와, 쟤 무섭다.
씬19. 복도.
성우, 가는데 준희 뛰어와 성우 부른다.
준희 : 성우 선배, 저랑 얘기 좀 해요.
성우 : (돌아보며) 무슨얘기?
준희 : 아침부터 왜 그래요? 눈두 안마주치구, 말투도.. 왜 그래요?
성우 : 이게 원래 내 말투, 내 표현, 내 식이야. (하고, 돌아서려는데)
준희 : (성우의 팔을 잡는다)
성우 : (돌아본다, 마음이 심하게 흔들린다)
준희 : 성우, 선배.
성우 : (마음 다잡으려하며) 팔 놔.
준희 : (놓고, 성우 차마 못보고, 고개 숙이고, 자기맘을 자기도 모르겠다, 답답하다) .....
성우 : (준희 보며) 너 지금 흔들려 그거 아니?
준희 : ?! (성우 보는, 안타깝다,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
성우 : 난 지금 흔들려, 나는 알아.
준희 : ....
성우 : (마음과 다른 말이다 단호하게, 맘아픈) 조심하고 싶어. 우리 조심하자....
준희 : (성우 보는, 성우 마음 알 것 같다) ......
성우 : (준희 보다, 차마 더는 말 못하고, 사무실로 들어가고)
준희 : (답답해진 마음 잠재우려 눈을 감아버린다) .....
씬20. 센타 강의실 복도.
왁자하게 영희, 선주, 유란 다른 주부들과 함께 강의실 나와, 걸어가며.
선주 : (수다스레) 오늘 강의 왕 재밋었다, 그지? 갈수록 태산이란 말이 이뜻인가 보다. 너무너무...
영희 : (말꼬리 자르며) 속담풀일 할려면 제대로 해, 갈수록 태산은 이럴때 쓰는 말이 아니지. 널 두고 쓰는 말이지.
같은 뜻으로, 이런 고사성어도 있다, 첩첩산중.
선주 : (유란에게) 얘 뭐래니?
유란 : (웃으며) 너 바보래.
그때, 현철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세사람 앞을 불시에 가로막아서며.
현철 : (기침) 어험!
선주 : (화들짝 놀라, 현철 보며) 어머?!
영희, 유란, 현철 : (선주 반응에 놀란, 선주 행동 오바다 싶다)
선주 : 어머, 선생님 여기 계셨네.
현철 : (머뭇) 네에...
선주 : 우리 기다리셨어요, 오늘도 저희랑 차 한잔 할라구요?
현철 : 아예...
선주 : 어머, 기쁘기도 해라. 그럼 가요. (하며, 현철 팔짱 끼고) 어디서 사실꺼예요? 분위기 좋은데 아세요?
현철 : (황당해 할말을 잃었다)
선주 : 일단 가요. 어서요. (현철 끌고 가고)
현철 : (얼결에 선주 따라가고)
영희 : (기분 상한, 선주 고깝게 보고)
유란 : (선주 행동 보며) 아주 막간다. 안면 몰수네.
영희 : (선주 꼬나보며) 놔둬라. 옷 벗고 뎀비라 그래. 누가 이기나. (선주 따라 가고)
유란 : (영희 보고) ?
씬21. 신문사 공원 벤치.
선주, 유란, 영희 앉아있다.
선주 : (놀라) 집 앞에?
유란 : (영희 황당해 보는) ...
영희 : (잘난 척, 선주 놀릴 맘이다) 응. 집앞에 왔었어....
선주 : (심각한) 방에두, 들어갔니?
유란 : 그런거야?
영희 : (선주, 보고, 유란 보고) 들어 갔음.
선주,유란 : (놀라는)
영희 : (어이없다) 상상을 해도... 내가 너냐?
선주 : ?
영희 : 너 니남편이랑 연애할때, 니 남편이 너냐, 영순이냐 결정 못내리고 있을 때, 남편, 니 방에 가둬, 일내고 결혼했지?
미안하지만, 난 너랑 격이 다 르지.
선주 : (굳어져) 그걸 어떻게.. (하다가, 유란 본다)
유란 : (미안하다) 어, 그게. 어.......
영희 : (선주에게) 걔 뭐랄 것 없다, 걔두 너처럼, (강조) 깜박깜박 한데. 아참, 나두 깜박했네, 유란이가 말하지 말랬는데...
(놀리는) 이해해라. 우리 사이에 깜박병이 도나보지뭐. 친군데, 친구 닮는 거, 당연하지 않니?
선주 : (씩씩대고)
유란 : 영희야...
영희 : (아랑곳 않고) 선주야, 얼굴 풀어. 주름 보인다.
선주 : 상관마.
영희 : (놀리는) 오빠, 오는데두?
시간경과.
현철, 영희, 유란, 선주 커피를 마시고 있다.
현철, 영희에게만 '뜨겁다, 훌훌 불어 먹어라' 한다
영희, '오빠두 안디게 잘 먹어'하고. 두사람 아주 가깝게 보인다.
유란, 그런 두사람 호기심 많게 보며, 재밌다는 웃음 짓고 있고.
선주 : (샘난다, 괜히 투덜대며) 기껏, 자판기 커피 사줄라고, 우릴 불렀어요?
현철 : ?!
영희 : (선주, 이것봐라 하는 얼굴로 보며, 짐짓 부드럽게) 선주야, 대충 먹어.
유란 : 그래라.
선주 : 이거 진해서 싫단 말이야.
영희 : (선주 컵 뺏는다) 내가 마실께. 싫은거, 괜히 억지로 마시지 말어. 아참! 너, 병원가야 되지, 어서 가.
선주,유란,현철 : ?
영희 : 밑이 많이 쪼인다며, 가봐라. 변보기 힘들면, 만사가 귀찮은 법인데.
선주,유란(불안),현철(민망)!
영희 : (아랑곳 않고) 그런데, 너 너무 생긴대로 노는 거 아니니? 웬 치질?
선주 : (열받는) 나쁜....
영희 : 너, 그 병 그거 반드시 고쳐라. 잘못해서, 그 병 더 늙을 때까지 가져가면, 기저귀 차는 수 있어.
현철 : (너무 하다 싶다) .....
선주 : (벌떡 일어나며) 나갈래! (울상이 돼, 가방 들고 가버리고)
영희 : 잘가라, 선주야!
유란 : (영희에게) 너까지 왜 그래?
영희 : (아랑곳 않고, 현철에게) 오빠, 차 식어, 마셔.
현철 : (머뭇대며, 유란 눈치 보이고, 차마시고)
영희 : (유란에게, 작게) 일, 이라운든 내가 뺐겼지만, 삼라운든, 완전히 내가 이겼지?
유란 : (허탈하다) 아나, 참피온 먹었다. 아이고... (하며, 어이없어 웃고)
영희 : (웃으며, 커피 마시고)
씬 22 남산 공원.
음악 흐르는.
현철, 영희 계단을 얘기하며 오르고 있다.
현철, 영희 비둘기 밥을 주고 웃고 있다.
현철, 비둘기를 아이들처럼 구구구 날리고,
영희 그것 보고 흐뭇하고.
현철, 안찍겠다는 영희를 끌고 사진 한방찍고. 음악 끊기는.
현철, 영희 분수대 앉았다.
현철 : (O. L, 어이없는 웃음을 흘린다)
영희 : 별안간 왜 웃어?
현철 : (영희 보고) 너, 아까 대단하드라. 눈 똑바로 뜨고, 사람 무안을 주는데... 등골이 오싹하드라.
영희 : 나두 경우하면, 남 만큼은 알어. 오죽이나 당했으면, 그랬겠어. 걔는 하느님이 나 골탕먹일라고 이 땅에 내보낸 애 같다구.
걔, 내 남편 죽었을 때 와서 뭐랬는 줄 알어?
현철 : (웃으며) 뭐랬는데?
영희 : 실컷, 첩년처럼 울더니..갑자기 안색을 싹 바꾸면서, 상복 입은 나한테
(흉내) 내 남편만 죽어, 서운했는데, 니 남편두 죽어서, 쫌 들 서운하다.
현철 : (크게 웃고)
영희 : 도대체 남 잘되는 꼴을 못보고..... 내가 걔한테 30년 넘게 당할 걸 생각하면, 아직, 이건, 초반전에 불과해.
현철 : (영희, 이쁘게 본다) 남편, 가끔 생각나냐?
영희 : (갑작스런 질문이라 당혹하다) 엉? 으응...
현철 : 잘해줬냐?
영희 : (말하기 싫다) 그렇지, 뭐. (눈치보며) 오빠도 언니 생각나지? 언니 왜 죽었어?
현철 : 위암. (생각하는지, 영희 안 보고, 서글픈 웃음띤) 처음 한 1, 2년은 보고 싶어 죽겠더라.
자다 보면, 옆에 있는 것 같구, 밥 먹다 보면, 앞에 있는 것 같고, 사방에 얼굴이 떠다니는데.......이젠.
영희 : 이젠?
현철 : 귀가 어떻게 생겼는지, 코가 둘인지, 셋인지 모르겠어. 애들두, 지엄말 안 닮고....난 이렇게 잊고, 산다.
영희 : (씁쓸한) 오빤 그래도, 언니가 그리운가보네....
현철 : ?
영희 : (현철 의식하고) 뭘봐?
현철 : (괜히, 두리번 거리다가, 솜사탕 장사 보고는) 솜사탕 먹을래?
영희 : 솜사탕? 달어서 싫어.
현철 : 솜사탕은 맛으로 먹는게 아니야. 분위기로 먹는 거지. (하며, 일어나 솜사탕 사러가고, 영희 그런 현철 물끄러미 보고,
현철 솜사탕 두개 들고 제 자리로 온다, 하나 영희 주며) 이거 보기보다 비싸다.
영희 : 얼만데?
현철 : 천원.
영희 : 어후!
현철 : 먹어라. (하며, 혀로 핥아먹는다)
영희 : 뱀처럼, 혀를, 낼름낼름 보기 흉해. 손으로 뜯어먹어.
현철 : 그 방법두 있구나. (하며, 뜯어먹는다, 그러다 웃는다)
영희 : 왜?
현철 : (영희 보고, 웃으며, 멋적은) 맛없어, 못 먹겠다 야.
영희 : 아깐, 맛으로 먹는게 아니라며? (하고는 웃고)
현철 : (크게 웃고)
씬23. 아파트 현관앞.
영희, 현철 걸어오다 멈춰선다.
영희 : 오빠 회사, 이렇게 비워두돼?
현철 : 칼럼 있는 주간은, 그래도 돼. 오늘 가서 밤새 써야지.
영희 : 시간 너무 뺐은 거 아냐?
현철 : (머뭇대며) 아냐. 아직 좀더 시간 낼수두 있어.
영희 : 설마, 우리집 가고 싶어?
현철 : (멋적은 웃음) 가면, 차 한잔 줄래?
영희 : (어이없어, 웃음 난다) 주현철씨...
현철 : (영희 보고, 웃음 안가신)
영희 : (고개 저으며) 이건 오바지. 과부집에....
현철 : (웃다가, 용기내서) 영희야....
영희 : ?
현철 : 우리 (사이) 여행 갈래?
영희 : (놀라) 여, 여....두, 둘이?
씬24. 사무실안.
조용히 일하는 분위기.
하숙, 문을 벌컥 열며.
하숙 : 퇴근하자!
미선 : (놀라) 아구, 간 떨어지네.
하숙 : 놀랬냐? (하다가, 재석, 현주 바짝 붙어 모형 보는 것 보고는) 아주, 들러붙어있네.
현주 : (웃고)
재석 : (인사하며) 우리 그렇고 그런 사이예요, 이해하세요. 노초녀 주실장님도 대충은 이해해주시거든요.
하숙 : (기막혀 웃으며, 성우 자리로 가서) 약속 있냐? 임과장님 명령받았다. 밥먹재, 끌고오래. 한턱 쓴단다.
성우 : (정리하며) 그러자, 그럼.
하숙 : (컴퓨터 보는, 준희에게) 서준희씨!
성우 : (일하다, 굳어 하숙 보는) ?!
준희 : (하숙 보는)
하숙 : 같이 가자. 임과장님이 불량한 후배 꼭 데려오래요. 은수한테 연락해요.
성우 : (준희보는)
준희 : (난감한)
씬25. 전시실.
준희, 혼자 서서 전화하는.
준희 : 피곤해. 가지말자.
은수 : (E, 가라앉은) 가고 싶은데?
씬26. 은수 갤러리.
은수, 혼자 테이블에 앉아 전화 받고있다, 전화선 너머의 준희를 관찰하는 듯하다.
은수 : 나 벌써, 임과장님 한테 전화 받았어. (사이) 일두 맡았는데, 인사겸 로비해야지. 많이 피곤해?
준희 : (E) 응.
은수 : 피곤해두 좀 참어. 임과장님 댁에서 보자. 나 지금 바뻐서 끊어야 돼거든. 손님 와 있어.
인정, 작업실에서 나오다 그 소리 듣고, 주변 보지만, 손님은 어디에도 없다, 이상하다.
씬27. 전시실.
준희 : (달래는) 은수야.
그때, 하숙(준희 가방 든), 성우(썩 내키지 않는 걸음이다) 내려온다.
하숙 : 갑시다.
준희 : ? (성우 보는)
성우 : (피하며, 하숙에게) 어디로 가?
하숙 : 장 봐놨대, 우리 집으로 가자. 차들 놔두고, 내차로 가자. 나와. (하고, 나가고)
성우 : (난감하다) ? (준희 보는)
준희 : (전화 끊고)
씬28. 은수의 갤러리.
은수, 테이블에 앉아 차마시며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인정, 퇴근준비하고 그 옆에 앉아 말거는.
인정 : 선생님, 왜 준희아저씨한테, 손님없는데, 있다고 거짓말했어요?
은수 : (안보고) 들었니?
인정 : 왜 그랬어요?
은수 : 응, 그거.. (창가로 고개 돌리고, 무심하게) 내가 너무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안보여줄려고 그러잖아.
인정 : 누군데요?
은수 : 누구? (씁쓸하게 웃으며) 여자. 아주 신경쓰이는 여자. (차 마시다, 다시 기분 상하고)
씬29. 포장마차전경 + 안.
동진, 동료기자와 술마시며 얘기하고 있다,
동진 술이 좀 취했고, 동료는 동진을 걱정스레 보고 있다.
동진 술마시는 모습 오버랩. 그 얼굴 위로.
동료 : 너, 세미라는 개한테 맘 있냐?
동진 : (잔내리며) 뭐?
동료 : 왜 그렇게 걔땜에 맘을 써? 니 동생, 닮았다드니, 동생 생각나서 그러냐?
동진 : (착찹하다) 형, 정우일보 명식이형 알지?
동료 : (보는)
동진 : 그 형 지금 미아리 일대 사건 담당인데, 그 형은 거기서 만나는 여자들 마다 붙들곤, 이렇게 얘길한데,
공장 다녀라, 야간 학교라도 나가 한자라 도 배워라. 그때마다 그형이 여자들한테 듣는 소리가 뭔줄 알어?
(자조적 인 웃음 띤) 엿 먹어라. 너잘났다, 자식아.
동료 : (동진 보는)
동진 : 내가 물었지. 형, 뭐한다고 그런 얘길 걔들한테 해요. 그러다 뒈지게 내버려두지 그랬더니,
그형이 술 잘 팔아라, 병 걸리지 말고. 그렇겐 차마 못 하겠어서...자긴 그 얘기밖엔 해줄게 없어서.. 그런데.
(사이) 형, 세상은 참 많이 불공평해.... 세민가 하는 그 기집애한테는 아니다했지만, 그런 것 같애. 가난을, 못난 부몰
걔들이 선택한 건 아니거든. 첨에 기자 되면서, 이 불평등한 세상을 내가 공정한 눈을 가지고... 바로 잡고...
(시답 잖단 생각이 든다) 뭣같은 생각이지.
동료 : (걱정스럽다) 쓸데 없는 생각마.
동진 : 우린 월급쟁이야, 형. 기자라는 신분아닌, 직업을 가진, 한달에 월수 백오십 기자.
동료 : (지갑에서 돈 거내 테이블 위에 놓고) 많이 취했다. 가자. (주인에게) 계산하고 남은 건, 놔둬요, 낼 와서 먹을께요.
하고, 일어나, 동진 부축하고 인난다.
동진, 동료의 팔치며 '이동진이 이 정돈 아니지, 걸을 수 있어'하고 문으로 가는데,
그때 세미, 남자, 장어 들어오다 부딪히고.
장어 : 형?
남자 : (동진보고, 세미 보며) 뭐야?
세미 : (동진, 보며) 우리 오빠예요?
동진 : (세미 보는)
동료 : 나가있을께. (나가고)
장어 : (누치보며, 남자를 이끌고가며) 저기, 저기 앉자, 형.
남자 : 빨리와. (하고, 가고)
동진 : 영업 나왔냐?
세미 : (웃으며) 오빠, 동생한테 그런 말 쓰면 안되지?
동진 : 니가 왜 내동생이야, 내 동생이 얼마나 이뻤는데... 너처럼 머린 길었지만, 아니야.
세미 : (농담을 안받아치고, 진심을 말하는게 이상하다) ?
동진 : 밥이나 쳐먹고 술마셔. (나가고)
세미 : ......
씬30. 포장마차 앞.
동진, 동료의 부축을 받으며 비틀비틀 가고 있다.
세미, 그런 동진 나와서 물끄러미 본다.
씬31. 포장마차안.
세미, 남자와 술마시고 있다. 동진 생각하는 얼굴이다.
장어, 그 옆 테이블에서 우동 먹으며 곁눈빌로 세미 보고.
씬32. 아담한 주택 전경.
하숙 : (E) 이걸, 장이라고 봤어, 아이구, 천하의 짠돌이, 증말!
씬33. 하숙의 집, 거실.
임과장, 준희 바둑 두고 있다.
하숙, 성우 주방 쪽에서 지지고 볶고 한다.
임과 : (바둑 두며, 데면데면) 김사장 돈으로 샀으면, 더 샀겠지, 하지만, 과장 월 급이 어디 많은가...것도 큰 맘먹고 산거야.
하숙, 주방쪽에서 나와 거실 내다보며, 맘에 안드는 얼굴로.
하숙 : 말을 해도...그렇게밖에 못하냐?
임과 : 라면 살려다 그거라도 산거니까, 잔말 말고, 준비하십시오, 하숙 아주머니. (그러다, 준희 보며) 너 안둬?
준희 : (웃으며) 뒀어. 형 둘 차례야.
임과 : 그러냐. (하며, 더 생각하고)
준희 : (웃고, 하숙 보며 웃고)
하숙, 그런 임과장 보며.
하숙 : 내가 콧구멍이 둘이 니까, 숨을 쉰다. 기두 안막혀, 증말. (하고는 주방 쪽으로 가고)
씬34. 주방.
성우, 웃으며 잡채를 볶고 있다.
하숙, 생선까스를 튀기며, 모두 인스턴트 뿐이다.
하숙 : (짜증스레, 일하며) 내가 저런 사람하고 산다. 사람 속을 은근히 뒤집는데, 참을라고 하다가도
어쩔땐 속에서 울화가 치민다니까. (혼잣말) 뭐, 하숙 아주머니?..... (성우 보며) 저사람 못된 하숙생 같지 않냐?
우리집, 골 때리는 하숙집 같지?
성우 : (웃으며) 침튀어. 조용히 음식이나해, 이러다, 음식 엉망 되겠어.
하숙 : 엉망 될게 뭐있냐? 죄다, 인스턴튼데.
성우 : 배고파, 이거라도 먹고 싶다구.
하숙 : 그러자. (하고, 생선 뒤집다가, 성우 물끄러미 눈치 보며) 너, 기분 풀렸지?
성우 : ?
하숙 : 어제 일?
성우 : 어제는 어제로 지나갔어. 오늘은 오늘이야. (하숙 팬을 보며) 그거 타겠다.
하숙 : 이런! (하고, 가스 불끄는데)
벨소리 난다.
하숙 : 은수 왔나보다! (하고 나가고)
성우 : (하숙 나간쪽 보며, 심란하고)
씬35. 거실.
임과장 가운뎃자리에, 하숙, 성우(간간히, 국자로 자기 잔 채워가며, 술마시고, 편안한 얼굴로),
준희, 은수(주스 마시는) 나란히 앉아 웃으며 과실주를 먹고있다. 테이블엔 과실주병과 마른 안주 놓여있다.
하숙, 어이없다는듯 크게 웃으며, 임과장을 흘겨본다.
하숙 : 외조? 아이고, 아이고, 당신이 외조?
임과 : (하숙 무시하고, 준희만 보며, 은수만 보며) 사람들은, 우리 장모님조차도 내가 무능하다, 뭐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절대 아냐. 무능한 남자가, 아낼 이렇게 크게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
하숙 : (기막힌) 날 키워? 자기가? 그리고 언제 울 엄마가 당신을 무능하다고....생사람 잡지마.
준희,은수 : (웃는)
임과 : (하숙 보며) 사실, 당신 엄마가 날 안무시했냐? (흉내) 자넨 월급을 얼마나 받나? 번번히 때 되면, 나한테 안 묻냐고?
하숙 : 그게 어떻게 무신가? 세상이 하두 살기 힘들다고 하니까, 걱정돼서...
임과 : 걱정? 그게 걱정이냐? 곤지 지르는거지.
하숙 : 곤지는 또 뭐야? 어디서 이상한 말두 잘 같다붙여. 울엄마도 나두 알아요, 당신 유능한 거, 하지만...
임과 : 하지만, 뭐?
하숙 : 당신이 외존 안하지. 그냥, 내버려, 내팽겨쳐 두는 거지.
임과 : 야....외조..
은수 : (웃으며, 말꼬리 자르며) 그만들 하세요. 그러다 싸우시겠네.
임과 : (은수 보며) 싸워? 우리가? 잘 모르시는구만. 우린 이게 일상 대화야, (잔 내밀며) 안그래, 하숙 아줌마?
하숙 : (잔 부딪치며) 그럼요.
임과 : 애들도 장모님집에 갔고. 오늘 알지?
하숙 : 말해 무엇해. (하고, 술 마시고)
은수 : (웃고)
준희 : (웃다가, 앞에 앉은 성우에게 걱정스런 눈길가고)
임과 : (성우에게) 성우씨, 홀짝 홀짝 마시지마. 과일주가 입엔 달아도 은근히 독한 거야.
은수 : (성우 보는)
성우 : (마시며) 솔직히 아깝죠?
임과 : 그게..아깝지. 적당히 마셔.
하숙 : 놔둬. 취하게. (성우에게 잔 내밀며) 성우야, 우리 취하자. 아주 망태되자.
성우 : (웃으며, 잔 부딪히며) 좋지.
준희 : (그런 성우 걱정스럽고)
은수 : (주스마시며, 준희 본다, 맘이 조금 불편하다, 다시 눈길 성우에게 주고)
성우, 술잔 내려놓는데, 입가에 웃음져도 기분 서글프다,
다시 술 따르려는데, 준희 성우 손목을 잡는다.
성우 보면.
준희 : 그만해요.
성우 : (준희 보는)
은수 : (그런 두사람 안보려고 해도, 보이고)
성우 : (애써 웃으며, 후배에게 하듯) 그러지말고, 서준희씨가, 한잔 따라주지.
하숙 : 그래, 따라라. 남자가 따라주는 술 좀 먹자.
임과 : (하숙에게) 당신은 내가 줄께.
준희 : (무표정하게 성우의 잔에 술 따르고)
성우 : (그런 준희 물끄러미 보고)
은수 : (그런 성우 보고, 준희 보고, 주스 마시고)
씬36. 하숙의 집 앞.
하숙, 임과장 배웅하고 있다.
하숙 : (성우에게) 괜찮지?
성우 : 물론.
임과 : (은수에게) 재수씨만, 차 가져왔구나. (턱으로 성우 가리키며) 바래다 줘요.
은수 : (웃으며) 물론요.
그때, 집안에서 전화벨소리나고.
하숙 : 이런 애들 전화왔나보다. (성우에게) 잘가라.
성우 : 어서 들어가.
하숙 : (임과장 밀며) 빨리 들어가자.
임과 : (하숙에게 밀려서 들어가며, 준희에게) 다음에 또 보자.
준희 : 잘자, 형.
하숙, 임과장 들어가고. 문 닫히고.
세사람, 그런 두사람 보고.
잠시후, 전화벨 끊기고.
은수 : (차로 가 문 열고, 성우에게) 댁이 어디세요?
성우 : (발끝만 보다가, 고개 들어 은수 보며, 웃음띤) 아니예요. 택시 타고 갈께요.
은수 : 저, 주스 마셨잖아요. 운전 경력도 5년, 숙련공인데...걱정마시고 타세요.
준희 : (성우 보는)
성우 : 아니예요. 별로 취하지도 않았고, 갈 수 있어요. 가는 방향이 달라요. (준희에게) 어서 가.
준희 : 제가 모셔다 드릴께요.
성우 : (편하게) 됐어...
은수 : (그런 준희 보고, 조금 속상한, 그러다 짐짓 밝게 웃으며, 성우에게) 그렇게 하세요.
성우 : (은수 보는) ?
은수 : 준희씨 배웅 받으세요. 제 차 타기 불편하신 것 같은데.
성우 : ?
은수 : (준희에게) 자기가 모셔다 드려라. (하고는 차에 탄다)
성우,준희 그런 은수 보는.
씬37. 은수의 차안+달리는 은수차.
은수, 조금은 화난 얼굴로 운전해 가고 있다.
씬38. 택시 정류장.
성우, 굳은 얼굴로 앞서 가고.
준희, 그 뒤에서 고개 숙이고 걸어오고 있다.
성우, 가다가 멈춰서서 뒤돌아선다.
준희, 성우 보고.
성우 : (가라앉은) 가봐.
준희 : (안 보고)댁까지 모셔다 드릴께요.
성우 : 혼자 갈 수 있어.
준희 : 밤길 위험해요. 집앞까지만, 가요.
성우 : (준희 물끄러미 보다) 너 많이 위험해.
준희 : (성우 보는)
성우 : 나....위험해지구 있어.....난 알아. 이건, 경보 신호야. 더이상은 가지말라는.
준희 : (눈 감았다 뜨고, 용기내 성우 보는데, 맘이 아프다, 눈가 그렁한) 맞아요. 위험해요. 첨엔, 성우 선배 보는게
힘들기만 하더니... 이제 난 잠두 못자요. 누가 칼을 들이대는 것도 아닌데, 아파요. (숨들이 마시고) 참고 있어요.
참을 수 있을 때까진 참을 거예요. 선밸.... (맘 너무 아프다, 자기 맘 다스리려, 손바닥으로 얼굴 한번 훑어내리고)
성우 : (그런 준희 보며, 자신도 흔들리는, 그러다 모질게 맘 다 잡고 본다)
준희 : 선배, 저요....
성우 : 준희야.
준희 : (보는)
성우 : 너 유부남이야.
준희 : !
성우 : (돌아서서 가고)
준희 : (그런 성우 보고)
씬39. 성우의 욕실.
성우, 속옷 입은채 주저앉아 샤워물을 받고 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
씬40. 준희의 빌라, 현관 계단.
준희, 계단에 앉아 담배 피우며 생각많은 얼굴이다.
씬41. 영희의 방.
영희 자고 있다.
문 열리더니, 성우 샤워한 모습으로 들어와 영희 옆에 앉아 영희를 물끄러미 본다.
성우, 영희의 머리카락 쓸어넘겨주며 눈가에 물기 천천히 차 올라 온다.
성우 : (애써 웃으며) 엄마, 엄마딸... 너무 힘들다... (그러다, 고개 돌리는데 눈가 그렁하다)
씬42. 준희의 집, 거실 + 주방. 밝은.
준희, 쇼파에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은수, 커피를 타고 있다.
거실에 석고처럼 앉아있는 준희에게 자꾸 눈길이 간다.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준희, 그 소리 듣는지 못듣는지, 가만 있고, 은수 커피 두잔 가져와, 그 옆에 놓으며, 서서 준희 보며(관찰하듯) 전화기 든다.
은수 : 여보세요?
성우 : (E) ....
은수 : 여보세요?
성우 : (E) 저, 주성우예요.
은수 : (순간 준희에게 눈길 가고, 어색하게) 아, 네....
씬43. 성우의 집 거실. 어두운.
성우, 바닥에 앉아 전화하고 있다.
성우 : (어려운) 아까, 죄송했어요. 많이 걱정했죠?
은수 : (E) 괜찮아요. 지금은 어떠세요?
성우 : 샤워하고, 찬물 한잔 했더니, 술이 아깝게 너무 빨리 깨던데요.
은수 : (E) 준희씨가 많이 걱정했는데, 배웅 받으시지 그랬어요.
성우 : 배웅 받을 정도, 아니었어요. 은수씨한테 괜한 모습 보이고,
나중에 은수씨두 내 앞에서 한번 실수해줘요. 그땐 내가 받아줄께.
씬44. 준희의 집, 거실.
은수 : (웃으며) 저두, 차만 안가져 같으면, 마셨을텐데. 괜히 차 가져가서...술자린 줄 알았으면, 두고 갔을 텐데,
(하다, 준희 슬쩍 보고) 준희씨 바꿔드 릴까요? (사이) 네, 잠시만요. (준희 전화기 준다)
준희 : (보면)
은수 : (굳은) 주실장님, 이야.
준희 : (전화기 받아들고) 네.
은수 : (준희 눈치 보며, 커피잔 들고, 강아지 한테 가서는 강아지 들고, '엄마랑 놀자'하며 자기 방 문 쪽으로 가는데,
준희에게 눈길 저절로 가고)
씬45. 성우의 집, 거실.
성우, 말하기 어려운 듯 말하고 있다.
성우 : 걱정하지 말랬잖아. 고주망태로 취한 것도 아닌데........
준희 : (E) 잘 들어가셨으면 됐어요.
성우 : 미안하다. 내가 너한테, 화낼 일이.. 아닌데. 오늘 내내 미안해.
준희 : (E) 아니예요.
성우 : (말꼬리 자르며) 준희야-.
씬46. 준희의 집, 거실.
준희, 석고처럼 무표정하게 앉아있다.
준희 : 말씀하세요...
씬47. 성우의 집, 거실.
성우 : 서준희.... 나.... (애써 담담해 지려는데 잘되지 않고, 눈가만 그렁해진다) 나, 나 있잖아. 니가.. 준희야...
씬48. 준희의 집, 거실.
준희, 숨이 멎는 것만 같다.
씬49. 성우의 집, 거실.
성우 : 서준희. (맘 아프게 눈을 감으면, 눈물이 주룩 흐른다, 눈을 뜨고, 맘 아픈, 그러다 또박또박) 니가, 너무 많이... 보고 싶다.
하는 성우의 얼굴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