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은 한 도시 안에
예술과 왕궁의 격식, 맥주의 향기, 푸른 공원의 고요함이
겹겹이 포개져 있는 곳이다.
처음 걸을 때는 분명 도시였지만
걷다 보면 어느 순간,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뮌헨이라는 거대한 서재]
마리엔플라츠에 서면 시간의 페이지가 바스락거린다.
누에즈 라타우스의 인형이 정각마다 춤을 추고
사람들은 고개를 올린 채 그 순간을 기다린다.
도시의 중심은 늘 분주하지만
그 속을 천천히 걷고 있노라면
마치 오래된 책의 장면 속으로
한 장 한 장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알테 피나코텍은 그 책의 오래된 첫 장이다.
르네상스와 바로크의 붓결이
정적 속에서도 뜨겁게 숨 쉬고
노이에 피나코텍과 모데르네에서는
시대가 바뀌며 색이 바뀌는 예술의 흐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렌바흐하우스의 블라우에 라이터는
또 다른 페이지를 펼쳐 보이며
뮌헨이 왜 예술의 도시라 불리는지를
침묵으로 가르쳐준다.
[왕궁의 돌벽에 깃든 이야기]
뮌헨 레지덴츠와 바이에른 국립박물관은
왕조가 남긴 정교한 흔적들로 가득하다.
거울이 늘어선 회랑은
얼굴보다 풍경을 더 많이 비추며
누군가의 발자국을 오래전부터 품어온 듯
서늘한 안쪽 깊숙이까지 사람을 이끈다.
성 베드로 교회와 테아틴 교회
아삼교회와 프라우엔키르헨은
각기 다른 숨결의 기도를 품고 있어
문을 열고 한 발 들여놓는 순간
도시의 소리가 절로 멀어진다.
[뮌헨이 주는 일상의 온기]
빅투알리엔 시장에서는
젖은 과일 껍질 냄새와 갓 구운 빵 냄새가
사람들 이야기 사이에 가볍게 흐른다.
호프브라우하우스에서는
낯선 사람들과 잔을 부딪히며
맥주 거품 속에 녹아드는 도시의 환대가 느껴지고
뮐러의 전통 목욕탕에서는
목욕탕의 따뜻한 김 사이로
연세 지긋한 현지 사람들이
조용히 오후를 보내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순간에는
여행자가 아니라 이 도시의 주민이 된 듯한
이상한 친근함이 마음 한쪽에 스며든다.
[도시가 숨 쉬는 푸른 쉼표]
영국정원과 올림피아 공원은
뮌헨이 단지 단단한 역사의 도시만이 아니라
푸른 숨을 가진 도시임을 알려준다.
가을에는 잎이 금빛으로 물들고
봄에는 강가에 앉아 책을 읽는 학생들
잔디 위에 누운 연인들
호수 위를 이리저리 떠다니는 하얀 구름까지
모두가 하나의 장면이 된다.
그 정적은 오래된 음악처럼
도시의 중심을 부드럽게 감싼다.
BMW 박물관과 알리안츠 아레나는
또 다른 뮌헨의 심장과도 같다.
과거와 미래가 같은 도시에 어깨를 걸고 있는 풍경
예술과 기술이 같은 박자 안에서 호흡하는 순간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9월의 광장에 피어나는 맥주의 노래]
매년 가을
오ktoberfest가 시작되면
도시는 거대한 축제의 장이 된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밴드의 음악
맥주잔이 부딪히는 소리는
뮌헨이라는 도시 전체가
일 년에 단 하루는
우리 모두의 친구가 되어주는 듯한
특별한 연대를 만든다.
그 푸근함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늘 이 도시로 돌아온다.
[뮌헨이라는 느린 예술]
뮌헨은 여행지가 아니라
읽히는 도시이다.
왕궁의 돌벽과 박물관의 그림들
시장과 공원의 푸른 바람
사람들의 잔잔한 표정까지
모두가 한 권의 책처럼 이어져 있다.
천천히 읽어 내려가면
도시는 조용히 당신에게 말을 건다.
기억하라.
예술은 걸음을 멈추는 순간에도
당신 안에서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첫댓글 겸손[謙遜]없는 자부심[自負心]은 자만[自慢]이 되고
겸손[謙遜]없는 용기[勇氣]는 무모[無謀]함이 되며
겸손[謙遜]없는 지식[知識]은 아집[我執]이 됩니다.
겸손[謙遜]없는 비지니스는 고객[顧客]을 무시 하게 됩니다.
겸손[謙遜]없는 승리[勝利]는 오만[傲慢]이 되고 맙니다.
겸손[謙遜]이라는 비움이 있어야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는데
자만[自慢], 무모[無謀],
아집[我執], 무시[無視], 오만[傲慢]으로
가득 차 있는 그릇에는 아무것도 더 담을 수가 없습니다.
마음 편안한 하루길 보내세요.!!.
🎖️🏅🥉🥈🥇
따뜻한 햇살이 어깨를 감싸며 길이 열리고
낯선 풍경의 숨결이 천천히 마음에 스며들고
걷다 멈춘 자리마다 새로운 감정이 피어나고
스치는 하루가 작은 위로처럼 다가오고
여행이 끝날 때쯤엔 마음에 잔잔한 빛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