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추후 그로 통일 ^^): 정동기씨죠? 면접보시러 오세요!
나: 네? (첨엔 황당!) 아~ (여기서 잠시 머릴 굴림! 원서를 몇군데 넣었는데 어디서 왔는지 파악해야 했기에... 말투를 보니 대구!) 00건설이군요!
그: 지금 나오실 수 있나요?
나: 네? (또 황당! 당시 시각 오후 9시! ㅡㅡ; 장소는 천안!) 지원서에 제 주소가 어떻게 쓰여있는 지 보셨나요?(황당해서 정말 일케 말했음!)
그: 아~! 그럼 낼 와요! 그러곤 끊긴 전화!
나: ㅡㅡ^(갈까 말까 고민때리게 만들더군요! 그래도 경험상 가보리루~)
그리고 다음날 회사가 있는 대구변두리로 어렵게 찾아감! 마중나온 그사람!
허거걱~! 후질근한(녹슬고 열라 찌그러진) 포터를 타고왔습니다. 콧털도 삐져나왔더군요!
그: 동기씨죠? 추운데 차나 한잔하러 갑시다.
그리고 다방으로... (커피숍이 아닌 다방입니다! 평생 딱 한번 가본 다방! 신산리에 있는 다방 첫휴가때 애비되는 사람하고 가본이래 첨임니다.) 그리고 다방에서 면접을... ㅡㅡ; 정말 황당~! 아무리 토목일이 노가다라지만... 다방서 면접이라니... 근데 면접이라 할 것도 없이 그냥 마담이랑 놀았죠! ㅡㅡㅋ 시간이 좀 흘러 저녁무렵이 되었고 배고프니 식사하러 가자더군요! 배고파서 따라 갔습니당!
그리고 저녁을 마치고 임금 협상이랑 일에 대한 것들을 물으려는 찰라!(아까 말했다 싶이 다방서의 면접은 거의 마담과의 농담따먹기였으므로...) 2차를 가야 한답니다! 첨 본사람에게 그것도 면접보러 온사람에게 2차라니... 그래도 임금 협상을 해야겠기에(처음 면접이라서... 그냥 마구 끌려다녔씀당!) 따라 갔는데...
2차의 장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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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란한 술집! (다방에 이어 저를 또다시 패닉상태로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아가씨들이 안주를 먹여준다는 단란한 술집! 노래방 시설이 완비되어있구! 야시시 사진이 난무하는 단란한 술집! 그랬습니다. 전 면접관하고 단란한 술집에 와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더더욱 황당한 것은 술집에 있던 깍두기 머리 행님들과 달건이 행님들이 그사람에게 90도 인사를 하더군요!(머여~! 이사람 조직인가? 하는 의구심이...)
첨엔 그사람이랑 저 둘뿐이었는데, 그사람이 소개시켜 줄 사람이 있다고 사람을 부름니다. 달려온 사람은 인근 피씨방, 술집, 다방, 당구장 주인들! 허거걱~! 이건 또 머여?
그: 정대리라고 오늘 부임해 왔으니깐? 잘해줘!
나머시 사람들: 네! 잘부탁해요! 정대리님! 심심할때 놀러오심 무조건 공짭니다!
나: (띠용~! 또 이건 머여? 여기부터 제 정신이 아닙니다. 내가 잘못 왔구나! 여긴 조직이다! 하는 생각이... 근데 한편으론 월급만 많이 주면 있을만 하겠는데 하는 생각도... ㅡㅡ;) 저야 말로 잘 부탁합니다!(이게 먼소리여! 나온다는소리가 이랬습니다.)
암튼 세벽 3시까지 임금 얘기도 못꺼내 보구 술을 퍼마셨습니다. 그사람이 말하길 낼 출근해야 하니깐 이쯤에서 일찍 파하자더군요! 3시가 일찍이라니...
계산대앞!
그: (카운터에 지갑을 홱 던지면서...) 알아서 빼가!
한 60만원쯤 나왔는데, 모두 현금으로 지불하더군요! 얼마를 빼갔는지는 모르겟지만... 다시한번 놀랬습니다. 얼마나 놀래야 이 상황이 종결될런지... 아직 임금협상도 못했는데... ㅠㅠ
그사람이 함께 자고 내일 현장에 가보잡니다. 잘곳도 없구 갈때까지 가보자는 맘으로 그사람 숙소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 6시(글케 술퍼마시고 일찍도 일어납니다.) 옷을 갈아입고 나가려는데... 제것으로 보이는 한국상표 프로스펙스 안전화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이건 언제 준비해놨지! ㅡㅡㅋ
자기전에 아침엔 기필코 임금협상(ㅠㅠ)을 하기로 맘 먹었기에...
나: 저기요!(약간 떨리는 목소리! 어제 상황으로 보아 조직에서 몸담다 그만두고 토목일을 하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니 저절로 목소린 떨립니다!) 임금은?
그: 얼마줄까?(정말 간단합니다!)
나: 여기 방침이 어떤데요?
그: 방침은~! 내가 주고싶음 주는거지! (ㅡㅡ;)
나: 연봉 1800!(토목쪽 초임이 대게 현장은 1600-1800, 설계는 1400-1600)
그: 좀 뜸들이더니! 그래! 1800! 좋다! 그럼 현장으로 가보자!
그리고 현장을 둘러봤는데... 아~! 월급을 많이 주는 이유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군요! 장난이 아닙니다. 정말 가관입니다. 글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그사람은 제가 거의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만 둔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그래서!
나: 이제 그만 올라가봐야겠네요! 일을 하게 되면 전화드리고 옷가지 챙겨 내려오겠씀당!
그런데 그사람 역시 여기서도 저를 실망 시키지 않더군요!
그: 옷가지! 나 내일 설 가야 되는데, 내일 같이가면서 가져오믄 되! 그리고 왠만하면 내가 다 사준다! ('이제 그만 올라가봐야겠네요! 일을 하게 되면' 이부분은 들리지 않나 봅니다.)
나: 자취집 짐도 빼야되고! 아직 확신이 서질 않네요! 올라가서 생각좀 하고...
그: 생각 오래하믄 않좋아! 토목쟁이는 무식해야되!(ㅡㅡ; 점점 더 이건 아니다란 생각이...)
그래서 대충 얼버무리고 집에 올러와서 다음날 정중하게(제가 생각해도 정말 정중했습니다. 그사람 생각하면 저절로 정중해 집니다.) 함께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전화했습니다. 그사람에게 전화가 계속 옵니다. '정대리 내가 머 섭섭하게 해준거 있어?' 하믄서! 무려 이틀동안 옵니다. 무섭습니다. 그래서 배터리를 빼놨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는데... 다시 전화가 옵니다. 정말 맘에 들었었다고 다른 곳에서 일하게 되더라도 열심히 하고 언제 다시 만나믄 술한잔 하자고... 좀 죄송한 맘이 들더군요! 그래도 다시 그당실 생각하믄 등에서 식은땀이 흐릅니다. 지금은 이렇게 웃으며 말할 수 잇지만...
저의 대구에서의 첫 면접은 이랬습니다. 대구사람 다들 이렇게 화끈하고 단한번에 사람을 그렇게 믿는지... 대구분들 답변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