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뉴스 / 서정홍

[전북동시문학회]

산골 뉴스     /       서정홍

 서울에서 서로가 왔다는 소문이 여기저기 퍼졌습니다. 이웃 마을에 사는 청년 농부 구륜이가 집에서 키우는 토종닭 두 마리를 들고 왔습니다. 은실 이모는 바쁜 농사일 다 제쳐두고 틈틈이 간식을 챙겨 주고, 서와네는 손수 농사지은 토마토 한 소쿠리에다 팥빙수까지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랑이 엄마는 옥수수를 삶아 주었고, 아랫집 세댁 선미 고모는 집에서 우리밀 빵을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 왔습니다. 옆집에 사는 나무실 할머니는 "산골에서 오랜만에 '귀한 거' 보았다야, 그냥 보믄 안 되지. 안괴말고." 하면서 꼬깃꼬깃 넣어 둔 만 원짜리 한 장을 주셨습니다. 윗마을에 사는 열 살 이랑이와 효준이는 학교 방과 후 수업도 안 가고 서로와 같이 산과 들로 뛰어다니며 놀았습니다. 할머니는 놀아 주었는데, 아이들은 그냥 놀았습니다.

출처 : 《동시마중》2023년 5.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