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부들은 왜 몸짱 아줌마 '정다연'에게 열광하나?
2003년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니들에게 봄날을 돌려주마!”를 외치며 등장한 봄날아줌마 정다연. 전국에 피트니스 붐을 일으켰던 그녀가 새로운 무기 ‘피규어로빅스’를 개발해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6년 전 처음 알려졌던 모습보다 더욱 젊어진 그녀의 건강과 아름다움의 관리 비법, 아낌없이 공개한다.
일본 주부들, 정다연에게 반하다!
즐겨 보는 일본 잡지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봄날아줌마’, ‘몸짱아줌마’로 잘 알려진 정다연,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 했더니 일본에서 다이어트 아이콘으로 떠올라 새로운 DVD를 출시해 지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 동안 ‘다이어트는 자신과의 지겨운 싸움’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쉽고 재미있게 몸매를 가꿀 수 있도록 개발한 ‘피규어로빅스’가 그녀의 새 무기다. 다이어트 효과는 물론이고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효과적으로 체력을 기를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저도 처음에는 닥치는 대로 운동을 했던 적이 있어요. 물론 유행하는 각종 원푸드 다이어트도 해봤죠. 하기 싫은데 의지만 가지고 억지로 하는 다이어트는 나 자신을 괴롭게 하더라고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법으로 개발한 것이 피규어로빅스에요. 피규어로빅스는 쉽고 재미있고 강력합니다. 운동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도 질리지 않고 따라 할 수 있어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결합해 DVD를 보고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심박수가 점차 올라가고 대사량이 높아진답니다. 동작을 잘 따라 하지 못하는 ‘몸치’라도 지치지 않고 잘 따라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후지 TV, 요미우리 TV 등에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피규어로빅스는 30분 동안 쉬지 않고 서킷 트레이닝을 하는 피규어로비, 덤벨을 이용한 근력운동인 피규어덤브, 하체운동을 강화해 하체비만이 많은 동양인의 체형 교정에 꼭 맞춘 피규어댄스, 복부와 하체 중심 매트 운동인 피규어매트 등 4가지 운동으로 구성되었다. 정다연은 2006년 SBS ‘초고도비만탈출프로젝트’에서 처음 피규어 체조를 선보인 후 3~4년간 수정과 보완을 거듭해 지금의 피규어로빅스를 완성했다. 그녀의 고심과 노력이 만들어낸 피규어로빅스의 효과는 100억대의 매출과 하나같이 칭찬 일색인 구매자들의 리뷰가 증명한다. 얼마 전 일본의 대형 피트니스 체인인 ‘토큐 스포츠 오아시스 도쿄’의 요청으로 오사카 지점에서 특별 시연을 하기도 했다. 피규어로빅스는 한국에서 최초로 개발되고, 최초로 수출하는 GX프로그램이라는 데 더욱 의미가 있다. 정다연의 일본 진출과 성공은 시들어가는 한류의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주었다는 데 더욱 의미가 크다. 정다연의 피규어로빅스 DVD는 현재 일본에서만 정식 발매되었으며 국내에서는 인터넷쇼핑몰 샵봄날(www.shopbomnal.com)에서 구매대행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제2, 제3의 정다연을 찾습니다
그녀가 주목을 받는 것은 단순히 탄력 있는 몸매 때문만은 아니다. 분명 40대의 주부가 20대처럼 보인다는 것은 놀랍고 부러운 일이지만 정작 정다연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여러 분야에 도전하는 적극적인 생활방식을 선망의 대상으로 꼽는다. 그녀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성격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감이 없어 남 앞에서 나서길 부끄러워하는 성격이었지만 운동을 하는 동안 삶의 활력을 얻었고,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성격으로 변했다. 그를 낳아 기른 친정어머니가 ‘다른 사람 같다’고 할 정도다. 건강사업에 관심이 많아 현재 일산에서 운영하고 있는 ‘봄날휘트니스’ 외에도 피트니스 웨어 개발, 후계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원래도 숫기 없는 성격이었는데 어릴 때 교통사고로 눈에 흉터가 생기고 나서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꺼려졌어요. 연년생 오누이를 낳고 살이 급격히 찌면서 우울해지더라고요. 당시 시어머니, 시누이, 시동생, 남편, 아이까지 일곱 식구가 함께 살다 보니 챙겨야 할 일도 많아 건강이 매우 안 좋았고요. 살을 빼는 것도 시급했지만 건강을 되찾기 위해 재활 차원으로 운동을 하면서 나에게 자신감이 생겼고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었어요. 스트레스를 적절히 푸니까 가족에게도 전보다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었고요. 체력이 강해지니 집안 일도 빠르게, 수월하게 해낼 수 있었습니다. 짬을 내어 운동을 했을 뿐인데 생각지도 못한 부가 수확이 많았어요. 처음 ‘봄날 아줌마’로 알려져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을 때는 카메라를 피해 방문 뒤에 숨었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아무리 많은 사람 앞이라도 태연히 강연할 수 있어요. 제 주변의 운동을 같이 하는 주부들은 대부분 나이보다 젊게,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에요. 운동의 놀라운 효과를 저 혼자 알리기보다 여러 ‘봄날 아줌마’가 알린다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물론 정확한 운동방법을 체계적으로 알리는 것도 시급했고요. 그게 아카데미를 설립한 계기에요.”
2006년 12월에 개설한 ‘아카데미 JFTA’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운동법을 전파하기 위해 피규어로빅스 트레이너를 배출하는 곳이다. 이곳 출신의 트레이너는 특히 그녀처럼 인생에 멋진 전환점을 맞은 운동 전도사 주부들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전국에서 제2, 제3의 정다연으로 활약하며 누구나 운동을 통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다. 에너지 넘치는 그녀의 다음 계획은 ‘남자 몸 만들기’에 관한 DVD 출시다. 일본에서 한창 각광 받고 있는 ‘섬세하고 슬림한 근육’ 만드는 방법을 제안한다.
새로운 한류 열풍의 주인공
카리스마 주부 정다연, 평생 20대처럼 사는 법
정다연, 가족 건강은 어떻게 챙길까?
이런 저런 스케줄이 바빠도 국내에 있을 때는 자신이 운영하는 봄날휘트니스센터에 나가 직접 회원들을 지도한다. ‘얼굴 마담인 줄 알았는데 마주치니 신기하다’는 회원들도 많다. 센터가 유흥가에 있다 보니 정다연의 몸매를 구경하러 오는 술 취한 사람도 종종 있을 정도다. 집에서는 평범한 주부에 가깝다. 단련된 체력으로 집안일을 재빨리 해치우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점이 보통 주부와는 좀 다르다.
만화 그리기와 4마리나 되는 애견의 미용을 직접 하는 것이 취미이자 휴식이다. 온 가족이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사람들 생각과는 달리 그녀의 아이들은 통통한 편이다. 아이들과 함께 외출하면 ‘저 아줌마 자기 몸은 멋지게 가꾸면서 자식 몸은 안 챙기나 보네?’ 하는 소리도 듣는단다. 조금이라도 아이들의 체중이 불면 하드 트레이닝을 시킬 것 같았는데 의외다. 운동은 남이 강요하기보다 스스로 깨닫는 바가 있어야 꾸준히 지속할 수 있고 효과도 확실하다는 것이 정다연의 생각이다. 아이들의 학교 스케줄이 너무 바빠 특별히 운동시킬 시간도 얼마 없단다. 엄마가 소문난 ‘운동 전도사’임에도 전혀 몸 가꾸기에 관심이 없던 자녀들에게도 최근 변화가 생겼다.
“사춘기인 중학생 아들에게 좋아하는 친구가 생겼어요. 전에는 누가 봐도 통통한 편이었는데 살을 10kg이나 빼고, 자신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그토록 좋아하는 음료수도 자제하는 걸 보니 운동은 역시 스스로 할 마음이 들었을 때 시작하는 게 제일인 것 같아요. 초등학교 6학년인 딸도 앞으로 거울보기를 즐겨 하게 되겠죠?”
정다연, 그녀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 관리 비법
하루 1000kcal 섭취, 매일 1시간 이상 운동, 간식은 절대 금지… 이것이 정다연의 관리비법이다. 빡빡한 다이어트 규칙을 세워 놓고 악착같이 실천할거라 추측한 많은 이들의 생각을 한 번에 날려 버리는 스케줄이다. 정다연은 “물론 빡빡하게 스케줄을 짜서 관리하면 살은 빨리 빠지겠지만 금세 지치고 말아요. 다이어트는 장기전입니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지 오늘 당장 얼마나 안 먹고 얼마나 운동했느냐는 그 다음 문제가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정다연은 49~51kg 사이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어렵지 않은 그녀의 관리비법, 자세하게 알아본다.
- 식이요법, 먹는 것을 대하는 자세
멋진 몸매는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하지만 다이어트 식품을 섭취하거나 매끼마다 칼로리를 계산해 먹는 것은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로서 힘든 일이다. 그녀가 하는 식이요법은 따라 하기 어렵지 않다. 매끼 밥은 잡곡밥으로 1/2공기, 대신 소화 속도가 느린 단백질과 섬유질 위주의 반찬을 많이 먹는다. 식단에 항상 버섯, 채소 등의 재료를 넣어 요리한다.
식사 간격이 멀 때는 견과류, 저지방 요구르트, 토마토 등의 간식을 먹는다. 허기를 참지 말아야 폭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다연은 ‘간식도 끼니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루에 토마토를 2회 먹고 식사 세 끼를 챙겨 먹었다면 다섯 끼를 먹었다고 생각해야 간식을 무턱대고 많이 먹지 않을 수 있다. 그녀와 피트니스센터 식구들의 가방에는 항상 삶은 고구마가 들어 있다. 고구마는 섬유소가 풍부하고 GI지수가 낮아 운동하는 이들의 필수 간식이다. 주말을 이용해 1주일에 하루, 먹고 싶었던 음식을 자유롭게 먹는다.
주로 아이들이 먹고 싶어하는 메뉴로 외식을 하는데, 주중에 소식을 하다 보니 마음껏 먹어도 양이 많지 않다. 얼굴이 알려지다 보니 사람들의 시선도 식사 조절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삼겹살집에서 고기 한 점 집을라치면 “어머! 저 아줌마 고기도 먹네”하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부담이 돼서, 고칼로리 외식은 절제하게 된단다.
-신체 밸러스 조절이 관건, 피부관리
정다연의 가장 좋은 화장품은 ‘운동’이다. 운동은 멋진 몸매를 만들어 줄 뿐 아니라 피부를 탄력 있게 유지하는 데도 좋다. 피부관리에 특별히 관심이 없다는 그녀는 일 때문에 자주 진한 메이크업을 하는데도 깨끗하고 팽팽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 1주일에 3~4회, 1시간 이내로 꾸준히 운동을 지속하고 있어 땀과 노폐물이 원활하게 배출되고, 수분을 많이 섭취한 결과다. 짜게 먹지 않으니 얼굴이 붓거나, 피부가 푸석푸석한 현상도 없다. 특별히 좋다고 소문난 화장품을 구매하는 편은 아니다. 주로 피부에 부담이 없는 천연 제품을 사용한다.
- 운동, 평생 해야 하니 친해지자!
‘어떻게 하면 정다연 씨처럼 멋진 몸매를 가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수만 번도 더 들어보았다는 그녀가 항상 하는 말은 ‘평생 운동을 벗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절망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기적적인 다이어트 법은 반드시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짧은 시간에 효과를 볼 방법을 찾기보다 적게 먹고, 먹은 만큼 칼로리를 소비하는 기본을 지켜야 한다. 처음 피트니스 센터에 방문한 회원 중에 욕심이 지나쳐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영양, 운동, 휴식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어야 효과적이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특별한 계기나 자극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초반에 지루함을 조금만 견디고 몸이 달라지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면 그때부터 운동을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이 초보자를 위한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