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예배도 드리고 영어도 배우자, 영어주일학교
영어주일학교, 어떻게 운영할까?
주일학교/교회학교를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의 교육방식을 고수하면서 운영할 수 있는 독특한 방법의 전도 및 교육프로그램은 없을까, 고민하는 교회가 많다. 학원, 과외 및 각종 세상 문화 속으로 끌려 다니는 청소년들을 말씀으로 양육할 수는 없을까? 이게 영어주일학교이다.
총신대학교 김영숙 교수(영어교육)가 발표한〈한국교회의 영어주일학교 프로그램의 실태와 사례 연구>에 의하면, 영어주일학교를 실시하는 교회는 수도권 일대가 높았으며, 교회들의 설립 역사도 20년 이상 된 교회들로 지속적인 투자와 운영이 가능한 교회들이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그램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일반주일학교와 별도로 진행되는 특별활동 형식의 예배, 예배와 특별활동의 혼합, 순수한 영어예배 순이며, 주로 주일 오후에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배는 1시간이 가장 많았고(72.6%), 진행순서는 일반주일학교와 마찬가지로 찬양, 설교, 분반학습 순으로 이어진다. 설교 때 영어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청각 활용이 높게(72%) 나왔으며, 교재는 외국에서 수입(40.1%)해 쓰고 있기 때문에 총회적으로 영어주일학교 설교 자료와 공과 제작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영어주일학교를 운영하는 교회 대다수(86%)가 “지역사회 복음화와 전도의 도구로 영어주일학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역자가 생각하는 영어주일학교 교사자질 중 1순위는 헌신과 열정(34%)이었으며, 그 다음이 아이들에 대한 사랑, 영어구사 능력 순으로 나타나 어린 영혼에 대한 교사들의 사랑과 열정이 이 사역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교사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워(45%) 교사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영어주일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사․교역자 확보(41%)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성도들의 인식과 교회지원(22%), 프로그램과 커리큘럼․교재(18.9%), 분명한 예배의식․목회철학(10.8%), 교육환경(8.1%) 순이었다.
이를 정리하면 성공적 영어주일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설교와 공과의 연계, 영어 요절암송, 영어 주기도문·사도신경·십계명·율동찬양 활용, 장년부 영어예배 연계, 영어시청각 자료 활용, 영어교사 훈련 등이 필요하다.
영어주일학교의 조직
영어주일학교의 조직은 간단하다. 담임목사가 교장이 되고 교육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관심이 있는 직분자가 위원장이 되면 된다. 이 경우 너무 간판적인 인물 중심보다는 이 일에 헌신적인 자세가 되어있는 실무진 중심으로 조직을 짜야 한다. 교회교육의 병폐 중 하나가 교육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위원장이나 부장이 되지 않고 당회원들이 매년마다 돌아가는 ‘감투’가 되어 버리기에 교육은 항상 그 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다.
영어주일학교는 전문가 중심으로 조직을 편성해야 한다. 교장도 담임목사의 양해가 있다면 아예 헌신된 평신도 중에서 세우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럴 경우 담임 목사의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영어 주일학교 교사들은 처음부터 영어를 잘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주님을 위한 뜨거운 열정을 소지한 자라면 영어를 못해도 상관없다. 영어를 지도하는 교사가 아니고 성경을 영어를 통해 하나님을 더 잘 믿고, 주님을 닮아가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당연히 기본이다.
영어를 잘 하고 있으면 물론 좋겠지만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교사도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만 운영되는 주일학교가 아니라 말씀과 찬양, 사도신경 고백, 주기도문, 분반공부 등을 영어로 하고 반(班) 관리는 우리말로 하기에 오히려 봉사와 함께 영어 습득을 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학생들과 함께 교사 자신도 영어를 배워나가고 영어 성경, 영어 찬송, 영어 기도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의욕적인 교사생활을 할 수가 있다. 교사가 신이 나고 즐겁게 예배하기에 아이들도 함께 즐겁게 주일학교 생활을 할 수가 있다.
영어주일학교 교사라기보다는 스스로를 반(班)의 리더라고 생각하며 교사용 지도서나 테이프, 연수 등을 통해 학생들보다 조금만 앞서 나가면 된다. 이렇게 봉사하면 1년 후에는 자신도 놀라는 영어 능력자로 변하게 되어 주위의 많은 성도들이 교사를 희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영어 전공자들이 많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다. 영어예배에 대한 교사의 영어실력과 헌신도는 당연히 영어예배의 질적 수준을 높인다. 아이들이 영어 환경에 익숙해지면 그만큼 예배분위기나 영어 실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안교회 영어예배 교사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4시간 이상 영어찬양을 외우고 율동을 연습한다. 예배 후 진행되는 수준별 공과공부 준비에도 만전을 기한다. 공과공부 교재는 모두 교사들이 만든다. 다양한 교재를 벤치마킹해 어린이들의 수준에 맞도록 편집했다. 알파벳부터 시작해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예배에서 배운 찬양곡 등을 직접 써보고 익히도록 했다.
영어주일학교의 운영
영어주일학교를 하게 되면 예배 운영은 어떻게 할까? 영어주일학교는 모든 시간을 영어로 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이곳은 엄연히 대한민국 땅이고 한국교회인데 모국어를 버리고 외국어로 경배하며 예배드리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영어주일학교는 식상해 있는 주일학교 제도와 프로그램에 영어를 도입하여 더 생생한 말씀과 찬양, 기도의 능력을 체험하자는 것이다. 학생들이 예배의 주체자가 되고 살아 역사 하시는 하나님께 경배하는 주일학교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단지 영어 몇 단어를 깨우쳐 주고 학습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오직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집중된다. 그러기에 주일학교와 영어주일학교는 양분하여 운영하는 게 좋다. 교장은 물론 교사들도 오전과 오후로 이분화하면 서로 선의의 경쟁도 되고 가중된 봉사로 주일을 피곤하게 보내는 일도 많이 덜어질 것이다. 오전예배는 기존의 예배형식으로 드리고 오후예배, 아니면 토요일에 영어주일학교를 운영함으로 기존의 주일학교와 병행하는 것이 좋다.
대구의 내일교회는 주일학생들의 유휴시간인 주일 오후시간대에 신앙훈련과 영어교육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어린이 영어예배를 드린다. 영어캠프도 열어 어린이들이 예배와 영어를 함께 드리고 배우는 흥미 있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생략) 3월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