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齊對月(산제대월)
이우윤(李佑贇:1792~1855)
본관은 성주. 자는 우이(禹爾), 호는 월포(月浦).
문사에 능했고 글씨에 뛰어났으며, 1822년(순조 22)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벼슬에 뜻이 없어 나아가지 않고, 오직 학문연구에만 몰두했다.
달을 따라 가보니 주변이 고요하고
月從人邊靜 월종인변정
나 또한 달빛 아래 한가롭네
人亦月中閑 인역월중한
저잣거리 티끌은 도성에 많아
囂塵多城市 효진다성시
달과 함께 산으로 왔네
與爾來山間 여이래산간
*
즉석감회
논어 첫머리에 나오는
朋友에 ‘붕’ 자는
같은 스승 밑에서 수학했던 도반을 말한다.
말 그대로
문경지교(刎頸之交)의 친구이다
세상에 살아오면서
많은 친구들이 있지만
벗을 위해 죽음을 대신해 주는 벗이 얼마나 있겠는가?
요즘 시국에는
수지타산을 따져가면서
친구도 등급을 매기는 시대다.
친구가 많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벗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의 인생도 헛되게 살지는 않은 것이다
친구 한 명 한 명이
나에게 커다란 짐이 된다면
과감하게 절연(絶緣) 하는 게 낫다
이 시를 읽다 보면
번잡한 속세를 떠나
달빛 따라 산으로 들어왔다
그저 좋다고 따라다니는 달을 바라보면서
그냥 바라만 보아도 마음에 평화를 찾는다
옛 선인들은 오죽하면
달이며 돌이며 꽃이며
심지어 나무까지 벗을 삼아겠는가
그저 말없이
서로 좋다고 따라다니는 너를
어찌 버릴 수 있겠는가!
네가 너무 좋아서
번잡한 도심을 버리고
아예 산속으로 집을 옮긴
그 시대
그 사람이
그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