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꿈속에서 매화 한 송이가
남쪽 순매원에서 기차를 타고 북으로 가는 길이라며
향기 한웅큼 쥐어주고 간다.
눈을 뜬니 아침 햇살이
창살에 눈부신데
오후에는 황사장군이
비칼을 옆에 차고
구름말을 타고 방문하신단다.
그러거나 말거나
삼랑진을 내려 천태산 마루에 올라서니
용연폭포는 아득히 산허리를 둘러 내리고
하늘로 들어가는 문은 협곡에서 열렸다.
서둘러 떠난 길에 마음 조급한데
매향이 배불려주냐며 민생고부터 해결하잔다.
천태사 아래 고기집도 매화로 단장했다.
저물어 가는 원동 삼거리
순매원 이정표는 어디로 가고
좌로 향한 화살표 위에
축제장 깃발만 나부긴다.
깃발 따라 찾아가니
내포 지나 영포라
그 옛날 여기까지 낙동강물 들어온 흔적이
마을이름에서만 남았구나
영포 축제장에는
매화주에 취한 노래소리 시끄럽고.
사방을 둘러보니
삼삼오오 짝 지었다
이제 겨우 시작인데
황사장군 금방 쫓아오더니
보지말라 투기하며 비칼로 후려친다.
서둘러 돌아서는 마음
원망으로 가득하다.
밤 새 황사장군 설쳐대더니
아침은 고요하고 맑다
오늘은 순매원 찾아
원동 삼거리에서 화살표 꺼구로 간다
언덕아래 낙동강변 순매원에는
꽃향기 실어나르는 기차가 오고가고
사람과 차량은 도로에서 법석인다.
그저께 밤 꿈속에서 찾아온 매화를
물래방아 옆에서 만났다.
매향에 취한 사람
사색에 잠긴 사람
그리고 사랑에 취한사람들
사람을 구별 않고 순매원 주인은
공짜 점심국수를 대접하는데
기다리기 지루한 손님 중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매화나무 아래 세워놓고
대포를 들이대기도 한다.
매항도 말이 없고
강물도 말이 없는데
사람들만 공연히 분주하다
어제 못 다본 영포매원 찾아가니
뒷동산 매원에는 사양이 빗겨있다.
매화향 사이로
저녁연기 피어오르고
석양은 매향을 타고
지붕 위로 내린다
이곳에도
땅이 땅속에 있지 않고
하늘로 오르겠다며 전봇대를 타네
영포 뒷동산 매화는
석양에 눈부시는데
매화나무 아래
풀색 또한 봄을 재촉한다
봄빛에 잠 깬 것이 어디 매화 뿐이겠는가
매원의 아낙은 고달프기만 하다네
축제장 가고 없는 돌담집에는
때를 만난 산수유가 담 위에서 놀고있네
매화야 얼른 가지말거라
네가 가면 님도 떠난다
귀로에 통천문을 들어서니
범종루가 맞이하고
대웅전을 지나면 무량수궁이라
무량수궁 앞뜰에는
세상과 이별한 백골들이 마을을 이루었다
이생과 인연을 다하고 분골이된 이들이
다리를 건너 무량수궁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포대화상님이 환~한 큰 웃음으로 맞이한다.
포대화상님
그 웃음의 뜻은 무슨 의미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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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따라 남도 천리길
聽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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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4
10.03.26 21:3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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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제도 서울엔 진눈개비 날렸는데. 남도의 화사한 매화 소식 반갑구려. 꽃구경 한번 상상 관광열차타고 잘 하고 갑니다.
꽃구경 잘 했읍니다. 그곳에 어떻게 하면 갈수 있는지 안내도 함께 했으면 더 좋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