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Y3JV9R2nVac
구노/ 아베마리아 Piano . ver
기도실
강 현덕
울려고 갔다가
울지 못한 날 있었다
앞서 온 슬픔에
내 슬픔은 밀려나고
그 여자
들썩이던 어깨에
내 눈물까지 주고 온 날
.
.
🌹
12 월로 접어드는 때였다
때 묻고 迷妄에 절어버린 영혼을
건져 보려는 간절함에
성당을 찾았다.
저녁 미사를 마친지 한참이 지난
성전 안에는 감실의 불빛만
붉게 빛나고 있었다.
겸손한 몸짓으로
가슴을 낮게 드리우고
삶에 지친 무릎을 꿇었다.
默想의 바다에 침잠하려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제대 가까운 곳에서 어깨를 들썩이는
검은 그림자.
흐느끼는 억지로 참아내는
기이한 울음 소리가 어둠을 가르고 있었다.
어렴풋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보이는 것은
남자의 굽은 등 뿐이었다
가슴이 내려앉았다
무슨 아픔이 있길레 저 이도
이 어둠 속 불빛을 찾아왔나
나의 침묵의 기도는 이미 사라졌다
눈길은 그의 뒷모습만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한참을 지나
그의 어깨의 흔들림이 잦아질 때쯤
살금살금 발 끝을 모아
성전을 빠져나왔다
하늘엔
동짓달 가느다란 초생달이 파랗게
떠오르고 있었다
.
.
강현덕 육필 원고 / 울산매일
카페 게시글
시인의마을
🌳 기도실 (예순둘)
따로
추천 3
조회 27
23.05.07 00:0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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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음이
따스해 집니다
어느해 새벽 파티마 성당에서
기도하는 부부를 만난적이 있는데
많은 감동을 받았던 순간 이였지요.
너무 늦게 답글 올립니다
파티마의 감동이
제 곁에 조금이라도 흘러 온다면 ^^
젊은시절 찾았던 기도실이 생각납니다.
누구에게나 추억이 있고 신앙인들에게는
현재도 자기만의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스위스에서 찾았던 기도실을 떠 올려 봅니다
신앙의 쫀쫀하고 깊숙한 맛은
나이들면서 더 담담하게 느껴집니다 ^^*
굽은 등 남자의 애절한 기도가 응답 받았길 바래봅니다.
그랬을 겁니다 ^^*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