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나는 것들은 모두 제각각의 빛깔을 가지고 있으니 무엇이든 천연염색 재료로 쓸 수 있다. 우아하고 고고한 푸른빛으로 인기가 많은 쪽을 비롯해 노란색을 내는 치자·황백·울금, 붉은색을 만드는 꼭두서니와 홍화, 검은색을 만드는 상수리나무·오배자·밤껍질 등 풀과 나무, 꽃은 물론 감·오미자·미나리 등 식재료도 색을 내는 것은 뭐든 가능하다. 다만 천연염색을 하는 것은 옷이나 손수건 등 사람의 몸 가까이에 두고 쓰는 것이 대부분인 만큼 몸에 해로운 독성이 있는 재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천연염색에는 염료 외에 반드시 필요한 재료가 있으니 매염제인 명반이다. 매염제는 염료가 천에 잘 붙어 색이 오래 가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는 재료다. 염색 과정에서 염료를 묻힌 천을 매염제를 녹인 물에 담가 색을 고정한다. 명반, 철, 동 등이 사용되는데 가장 많이 쓰는 것이 명반이다.
대표적인 천연염색 재료는 쪽이다. 염색을 위해서는 염료의 물을 따로 우려내야 하는데 쪽물을 내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7~8월에 쪽을 베어서 항아리에 담은 뒤 빗물을 채워 이틀쯤 두면 심한 냄새가 나면서 색이 완전히 빠진다. 시간이 더 지나면 색이 너무 짙어져 쓸 수 가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줄기를 건져낸 뒤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구워 만든 소석회를 물에 넣어준다. 물 300ℓ에 소석회 2㎏ 정도가 적당하다. 소석회를 넣은 물을 거품이 일어날 때까지 횃대로 힘차게 저어준다. 거품이 일면서 색깔이 변하기 시작하면 하루 동안 그대로 둔다. 거품이 다 가라앉으면 다시 횃대로 저어 거품을 일으킨 뒤 막걸리를 넣어 발효시킨다. 30℃ 정도의 따뜻한 곳에서 열흘 정도 지나면 쪽물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