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판에 한번 올라온 글인데 조회수가 낮아서 다시 위로 올렸습니다.
너무 좋은 글이라서 못보신 분들 꼭 읽어보셨으면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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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어린 눈매...그 뒤에 감춰진 정열...그리고 카리스마에 빛나는 연기..
한국 최고의 여배우를 선정하라고 하면 나는 주저 없이 문정숙을 선택하고 싶다.
1960년대 최은희와 함께 한국영화계의 두 톱으로서 활동했던 그녀는
그 당시 멜로, 눈물드라마가 판치던 시절, 자의식이 강한 개성있는 연기로 한국영화계의 격조를 한 품격 끌어올린 장본인이기도 했다.
모던하면서도 우수어린 그리고 지적인 분위기....아울러 뛰어난 연기로 울고 불고 하던 영화가 아닌 수준있는 영화에 주로 출연하므로써 대중적 인기는 약간 뒤떨어지기는 했으나 톱스타의 위치를 지키면서 한국영화를 지켜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단점이라고 하면 현대적 이미지와 배우치고는 약간 큰 얼굴, 큰 이마 등으로 사극 특히 앞머리를 뒤로 넘겨 이마가 다 드러나는 조선시대 여인역으로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인도 이를 알고 있었는지 이런 영화에는 거의 출연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사극이라도 조선시대가 아닌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화랑도, 칠공주, 동명성왕 등에 주로 출연하고 조선시대라 하더라도 쪽머리와는 상관없는 산적두목의 딸로 나오는 그런 영화에 출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전성시대가 지난 70년도 중반이후부터는 조선시대여인으로 나오기도 했다. 예를 들면 '고가', '물레야 물레야' 같은 영화에서 시어머니로....
이만희 감독은 문정숙의 이마가 좀 큰 것을 커버하기 위해 앞머리로 살짝 이마를 가리는 헤어스타일을 권장했다고 한다
문정숙은 1960년대 이만희 감독의 '만추', '귀로', '시장', '돌아보지마라' 등으로 대종상, 청룡상, 부일영화제,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한국최고의 배우인 것은 틀림없으나 톱스타치고는 지금은 너무 잊혀진 배우가 되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만희 감독과의 동거를 제외하고 나면 별다른 스캔들이 없어서일까?
최은희는 잊혀질만할 때 납치사건으로 다시 한번 대배우로서의 명성(?)을 떨쳐 한국인들의 뇌리에 잊을 수 없도록 만들었고 김지미는 다 알다시피 유명세를 아직도 날리고 있다.
대기만성형의 전형적인 배우로서 지금의 영화계후배들도 배울 점이 많은 배우이기도 하다.
연극으로 시작해서 1952년 신상옥감독의 '악야'로 데뷔했다고 하는데...
2000년 그녀가 사망하고 난 뒤의 기사를 보면 1956년 유현목감독의
'유전의 애수'로 데뷔한 걸로 되어있었다.
아마 최초의 주연작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당시 6.25전후 어수선할 때 그냥 찍은 영화들이라 별로 기록에 남아있지 않아 그런 건지 동시대에 사는 우리들의 기록이 이렇게 허술한 데에 대한 안타까움을 떨쳐버릴 수 없다.
출생 연도 또한 1927년, 1931 ,1932년으로 제 각기였다.
내가 알기로는 여러 가지를 종합해보면 1927년 생인 것이 확실한 것 같다.
그렇다면 최초의 주연작인 '유전의 애수'는 29세 때 찍은 게 된다.
여배우나이 29세.....그 당시로는 주연급으로 부상하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았으나 그녀는 이를 극복하고 톱스타로 부상한다.
남정임, 문희 등이 20대 초반에 데뷔하여 20대 후반에 은퇴한 것과 비교해보면 실로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이들의 경우는 너무 일찍 은퇴하는 바람에 한국영화계의 손실이기도 하고 본인들도 영화사측면에서 보면 큰 점수를 못 받고 있다.
하여튼 당시 문정숙의 얘기로는 미모로 승부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연기로 승부했다고 하는데 아마 그것이 적중하였던 것 같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1956년 약관의 나이 20세로 엄앵란이 '단종애사'로 데뷔하고
김지미는 1957년 17세의 나이로 '황혼열차'로 데뷔한다.
이들은 큰 어려움 없이 60년대 들어 톱스타가 된다. 엄앵란보다는 김지미가 먼저...
이들은 라이벌의식이 강해 초창기 때 두어 작품 빼고는 한번도 같이 출연하지 않았다고 함.
엄앵란은 문정숙 주연의 영화에 딸이나 동생 등으로 여러 작품 출연하였음.
문정숙과 최은희도 같은 영화에 출연한 적이 거의 없는데 내가 알기로는 문정숙이 초창기 조연시절 1954년 신상옥 감독, 최은희 주연의 '젊은 그들'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1970년 후반 둘 다 한물갔을 때 '어머니'란 영화에 같이 출연했으며 이들이 진짜 전성시대에는 딱 한번 같이 출연하여 두 톱스타가 같이 영화에 나왔다하여 많은 화제가 된 적이 있다함.
전성시대에 이들이 라이벌의식을 느껴 같이 출연을 기피했는지 아니면 주위에서 두 거물을 한 작품에 같이 출연시키기에는 너무 부담을 느껴 출연 안 시켰는지는 잘 모르겠음.
문정숙은 1957년도까지의 조연생활 그리고 58, 59년도부터의 주연급등을 거쳐 1960년에 이르러서야 톱스타의 반열에 오르게되고 이후 한국여배우를 대표하기에 이른다.
1950년대 당시 톱스타들로는 최은희와 함께 이민자, 조미령, 주증녀, 노경희, 윤인자씨 등이 있었는데 최은희만 빼고 60년대에 들어 모두 조연급으로 밀려나게 된다.
이들 모두 문정숙과 비슷한 연배인걸 생각하면 문정숙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최은희도 물론 대단하고..그러나 그녀는 신상옥이라는 엄청난 빽이 있었다.
특히 60년대 중반이후 소위 트로이카라 불리우는 문희, 남정임, 윤정희가 판을 치던 시대에도 김지미만 빼고 태현실, 김혜정 ,최지희 등 다른 젊은 배우들이 이들 한테 밀려 조연으로 밀려났지만 문정숙만 40 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주연급으로 활약했다. 최은희도 이때쯤 활동이 뜸해지고 70년대 들어서는 문정숙보다 훨씬 활동이 줄어든다.(이들은 거의 동갑인걸로 알고있고 막연한 친구사이라고 함...최은희는 문정숙의 언니 인민배우 문정복의 추천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것으로 알고 있고 문정숙도 최은희보다는 나중에 언니의 추천으로 연극계에 입문하였고 곧 이어 결혼으로 한동안 쉬다가 영화계에 입문)
첫댓글 화려함? 지나고 보면 그것도 별것 아닙디다. 탄탄한 실속이 더 오래 기억되지요. 화려하고 실속있다면 더할 나위없지만... 스타라기 보다는 명연기를 펼치는 大 배우 문정숙 입니다. 초창기의 영화 몇편을 본 기억 중에서 아직도 '만추'는 가을 낙엽처럼 아슴합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