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섭 교수의 “한국사 祕史열전” 3. -경정이풀, 붉은 개펄의 비밀-
장 교수는 역사 기록에 숨어 있는 귀중한 대상을 찾아 “한국사 비사 열전”으로 집필 출간하고 있다. (푸른영토 출판사 간행) ‘비사열전의 이들 책은 포켓북 판으로 200페이지 내외여서 독자가 2~3일 만에 읽을 수 있는 작은 분량이다.
그렇다고 한번 읽고 집어치우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저서이다.
이는 저자가 책을 읽지 않는 현재의 세태에 대한 대안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아내 짤막하게 풀어내면서도 역사의 전체 맥락 속에서 기록자료를 충실하게 동원하고 있다.
“한국사 비사 祕史열전”의 제1책은 “조선시대 노비의 여주인 ‘강간사건”을 다루었다. 이는 조선왕조실록(태종실록)에 단한번 나오는 기사를 찾아 당시 역사의 전체를 신분제와 법제사적인 조망을 하면서 이 사건을 여러 각도로 풀이한 책이다.
제2책은 “–엄마찾아 3만리, 효자 김천 이야기-”이다. 이는 몽골의 침입으로 강릉지방의 호장의 부인이었던 김천의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몽골군의 포로로 잡혀가 십수 년간 생사를 몰랐다. 그래서 이미 죽은 줄 알았던 어머니가 서신을 보내와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심양에까지 가서 어렵게 그리운 어머니를 송환해 오는 눈물겨운 효성을 그린 책이다.
어머니는 지금 탈북자들처럼 어느 집 노비로 묶여 있어 송환에는 큰 경제적 보상을 치러야 했다. 그는 엄청난 빚을 감수하고 어머니의 생환을 이루어낸 이야기이다.
김천에 대한 내용은 “고려사” 효우(孝友) 열전에 실려 있다. 이 책 출간을 계기로 강릉시옥계면 현내리에 최근에 김천의 효자비를 세우고 효자촌이 생겨났으니 이는 역사의 재탄생. 즉 ‘소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출간된 제3책 “-경정이풀, 붉은 개펄의 비밀-”은 병자호란 때의 강화도에서 당한 민간인의 참상을 서술한 것이다. 이 난 중에 백성이 당한 슬픔의 역사를 세밀하게 다루었다. 병자호란은 비록 두 달 만에 끝난 침략이었지만 이 사건은 조선시대의 사상계에 큰 획을 긋는 가장 큰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 침략의 후유증은 수십 년이 지나도록 남아 있었다. 특히 병자호란의 전 과정을 연대순으로 세밀하게 기술하였다. 강화도로 왕비와 왕손을 피난토록 한 책임을 진 ‘강도(江都) 검찰사’ 직을 맡았던 한성판윤이었던 김경징이 임무 수행을 소홀히 한 책임을 만천하에 폭로한 책이다.
청의 조선 침략은 조선이 대응하기에는 힘에 벅찬 역사적 사건이었다. 국가가 백성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함으로써 수 많은 여자들이 자결하는 참상이 일어났다. 이런 일은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우리 역사의 아픈 현장이었다. 그러나 남북한이 대치하여 6.25전쟁을 당한 현재 이 문제는 바로 오늘의 역사 속에서 지난 날의 이야기라고만 할 수 없는 비참한 역사 현장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강화도 펄에서 죽어간 백성의 피가 엉겨 ‘경징이 풀’이라고 민간에서 오늘날까지 칭해져 오고 있음을 찾아 부제로 달았다.
이 책의 백미는 윤증이 9살 때 헤어진 누나가 의주에서 생환하는 대목이다. 이는 인간 인연의 꼬이고 꼬인 기구한 운명이 기묘하게 풀려나는 장면이다.
역사에서 가려진 이런 일들을 찾아서 역사 기록 자료를 상세히 찾아 전 장면을 그려내는 저자의 역사 기술과 역사적 평가, 그리고 저자의 역사관은 전체 시리즈에 일관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책은 가려진 우리 역사 속의 사건의 속내를 잘 풀어냈다는 점, 그리고 쉽게 읽을 수 있게 서술했다는 점. 사료를 충실히 이용한 점, 그리고 주제에 벗어난 사건은 별도의 설명을 해주는 기법은 우리 역사서술의 한 좋은 선례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저자의 이런 책이 꾸준히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소설이나 상상의 허구적인문학 작품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중심으로 다룬 점에서 인문학과 사회과학, 그리고 자연과학도이 읽으면 유익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젊은이는 물론 노인층까지도 읽기를 권장한다. 이는 우리 역사 중 “숨겨진 역사의 뒤안길”이라고 할 수 있으며, 부담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정가는 11,000원이다.
한국사 비시 열전 3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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