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8차캠프, 4차순례 네버스탑, 2차백두대간 카르페디엠,
5차순례 3주간 참가, 9차캠프 LT준비위원, 1세대탐방까지 했지만
이번 순례만큼 후유증이 심한 적은 없었습니다.
몸이 머리보다 정직한 법이어서,
침대에 누우면 내 몸은 플루오르와의 부대낌을 기억했습니다.
잠에서 깨면 내 몸은 어딘가 바삐 움직여야한다는 긴장감을 기억했습니다.
아~ 머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몸의 기억력.
몸이 느끼는 그리움에는 어떤 이성적인 설명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마냥 보고 싶었지요.
그래서 일부러 집에만 있고, 카페에 쓸 글감이 있어도 말을 아꼈습니다.
전화도 문자메시지도 일체의 연락통도 붙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가기를 바랐지요. 나의 그립다는 말이 어색해질 때까지...
휴학도 해야하고 무언가 새로운 결심을 해야했지만 저는 너무 지쳐 있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설사와 함께 앓았던 향수병이 다시 도졌습니다.
휴학을 한다면 필시 서울행을 결심해야하는데 그게 힘들었습니다.
도전의식이 약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내 몸은 그걸 힘들어했어요.
화요일에 학교에 가서 이것저것 알아보며 마음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어제 이번 학기 국문학과 강의계획서를 다시 찬찬히 살펴 보았습니다.
내가 얼마나 얼렁뚱땅 대책없는 녀석이었는지,
국문학 강좌구성이 조금 달라져서 이번 학기에도 6과목 이상을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1학기에만 국문학을 6과목 듣고 복수전공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줄 알았거든요.
마지막 학기를 맞기로 하였습니다.
어제 국문학과 사무실로 찾아가서 필요한 서류절차를 마쳤고
다음 주 수요일 수강변경기간에 수강신청을 하기로 했습니다.
진영이, 진국이, 후관이 모두 잘 결정했다고 했고
특히 효점이는 "우와 선배 나랑 같이 졸업하네요."하며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참으로 좋아하셨지요.
그나저나 온 동네방네 휴학한다고 떠벌리고 다녀서
휴학을 번복하고 나니 내가 우스운 꼴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그래도 학교를 다닌다고 생각하니 안정감이 듭니다.
비록 국문학만 공부하겠지만 좋은 친구들과 같이 학교에 다니는 것도 좋고
집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도 참 좋습니다.
어제 대구광역자활지원센터에서 부정기적인 인터뷰기사 자원봉사를 의뢰 받았고
포레스트 워크샵 때 발표한 '대중가요에서 배우는 사회사업의 철학과 방법론'을
원고로 다듬어서 사회복지 관련 잡지에 보내볼 생각입니다.
당장은 이번 주 토요일, 두잉 현장 릴레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바닥까지 가라앉았다가 다시 활력이 솟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학기라는 중압감이나 부담감 보다는
이곳저곳 분주히 움직이면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챙기며 살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9차캠프 때, 바쁘게 이동하며 양치하는 모습
관련일기 2004-07-18 아팠습니다
첫댓글 잘했다 상진아.
늘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사람! 아프지 말고 잘 지내렴^^
상진이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쓰라리지만...상진이와 나만의 어떤 비밀이 생긴것 같아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습니다..^^
그립다는 말을 아끼고 싶었다는 오빠의 마음......* 유쾌하고 진지하던 오빠 모습. 오빠~! 감정이입 꾸준히 연습할게요~!!!^ o^ㅋㅋ
형의 소식에 저도 기분이 마냥 즐겁습니다. 형 대구에서 보자구요~~^^
형이 내게 해주었던 말을 형에게 해주고 싶습니다. Let it be~!! 형의 팬입니다.^^
삼랑하는 상진형. 토요일날 뵙자구요 ^^
보고싶은 맘에 달려가고 싶지만 일상이 저의 발목을 부여 잡네요^^참으로 속이 상합니다^^ 보고싶은 상진이 형^^ 형의 얼굴을 가슴에 그려봅니다...^^
^^ 몸이 머리보다 정직하다는 표현...와닿습니다.
헤~^^ 휴학한다고 부러워했는데, 휴학 안하고 학교 다니는건가요? 근데 그 모습이 더 어울리네요, 휴학한다고 했을 때 보다 훨씬 재밌어 보이구요
형과 함께 학교다닐 수 있어서 좋지만요...이번 학기를 끝으로 졸업한다니 아쉽네요. 같이 잘해보자구요..ㅋㅋ
이번 모임에 참여 할 순 없지만 어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맘 속으로 너의 선택에 대해서 잘 했다고 격려해 줄테니깐..졸업동기 됐네..남은 학기 잘 해보자..화이팅~~~^^
지금까지 그랬 던 것 처럼.. 열심히..
상진오빠 잘 하셨어요. 서울행이 사라져 아쉽긴 하지만. 잘하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