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홀로 연기한다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다. 관객들의 반응을 미리 살필 수 없는 영화에서 배우의 '1인 연기'는 자칫 내재된 본능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원맨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정재영(39)이 영화 '김씨 표류기'(이해준 감독·15일 개봉)의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우려했던 이유도 바로 이같은 위험 때문이었다. 흠 잡을 데없이 훌륭한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오죽했으면 이해준 감독을 만나 "왜 나를 주연으로 점찍었느냐, 과연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따져 물었을 정도였다 . "이해준 감독님이 술 한잔 먹고 '당신 아니면 이 영화를 연출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하길래, '그렇다면 감독님만 무작정 따라가겠다'며 엉겁결에 답했죠(웃음). 그날부터 머리와 수염을 기르기 시작해 한강 밤섬의 '로빈슨 크루소'로 서서히 변해갔습니다."
지난해 8월 밤섬을 시작으로 충주 청원 영동 등을 돌며 3개월 가까이 진행됐던 촬영은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았다. 환경 보호 차원에서 영화 '괴물'의 제작진도 결국 촬영을 포기해야만 했던 밤섬에 영화인 최초로 상륙하는(?) 영광을 안았다. 물론 화장실이 급하면 배를 타고 섬 바깥으로 건너가야 하는 수고도 감수했지만, 서울 속 원시림인 밤섬은 그에게 영화속 주인공 '김씨'가 누렸던 도심 속의 이색 자유를 제공했다.
해프닝도 많았다. 밤섬에서의 촬영 기간 중에는 인근 대교에서 두 건의 자살 사건이 일어났다. 지방에서는 원시인처럼 분장한 그를 본 인근 마을 주민들이 깜짝 놀라 도망가는 일도 있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제가 자살을 시도하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촬영 중에 두 명이나 자살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갑자기 심난해지더군요. '그 분들이 완성된 영화를 보셨으면 아마도 삶의 의지를 되찾지 않으셨을까'라는 부질없는 생각도 들었고요. 우리 사회가 그토록 살기 힘든가 싶어 그때는 마음이 참 복잡했습니다."
영화에 거는 정재영의 기대는 짐짓 소박해 보이지만, 실은 반대다. 관객들이 자장면 한 그릇에서 희망과 소통의 불씨를 되찾는 '김씨'처럼 작은 일에도 감동하고 기뻐하는 성격으로 바뀐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럴려면 당연히 흥행에 성공해야겠죠(웃음). 관객 반응이 좋으면 감독님에게 밤섬이 내려다 보이는 최고급 중식당에서 출연진과 스태프 전원에게 자장면 한 그릇씩 돌리라고 조를 겁니다. 만약 감독님이 자장면을 사지 않으면 어떡할 거냐고요? 다시 밤섬에 데려다 놓아야죠. 하하하.
※ '이민호 사인 부탁' 아내 새 모습에 섭섭 |
정재영은 얼마전 아내의 새로운 모습에 당황했다. '꽃보다 남자'에 심취했던 아내가 이 드라마에서 '구준표'로 출연했던 후배 연기자 이민호의 사인을 받아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아내의 이같은 요청에 그는 후회가 막심했다고 한다. 지난해 영화 '강철중 : 공공의 적 1-1'에서 이민호와 공연했지만 아쉽게도 촬영기간 중 그리 친하게 지내지 못해서였다. "11년 동안 함께 살면서 아내가 누구의 사인을 받아달라고 진지하게(?) 말한 적은 이번이 정말 처음이었죠. 아니, 남편은 단 한번도 영화배우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민호만 좋아하고…. 아내가 조금은 섭섭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하하하." |
조성준기자 when@
첫댓글 ㅎㅎㅎㅎㅎㅎㅎㅎ아.. 이민호한테 밀리셨구나.ㅋㅋㅋㅋㅋ 사모님 멋져!!!
오...이렇게 와이프분 얘기한건 굉장히 오랜만인듯 싶네요ㅋ
ㅋㅋㅋㅋ 우리가 있자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