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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27
틈새 시장 / 김진철 목사
어제 우리는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이 성 패배의 아픔과 상처를 씻고 다시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을 말씀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여리고 성에서의 승리와 아이 성에서의 패배의 경험은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는 경험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하심 가운데 "내 사전에 '포기'는 없다"라고 외치며 분연히 일어난 여호수아에 의해 이 어려운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저들은 다시금 용기와 담대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아이 성을 함락하는 개가를 올렸습니다. 이 소식은 빠르게 가나안 땅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본문 1절과 2절 말씀이 바로 그 상황입니다. 함께 봉독합니다.
"요단 서편 산지와 평지와 레바논 앞 대 해변에 있는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의 모든 왕이 이 일을 듣고 모여서 일심으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로 더불어 싸우려 하더라"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출연은 가나안 땅에 살고 있던 모든 족속들에게 공동의 문제였습니다. 이제는 여리고와 아이 성의 사건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입니다. 언제 자신들이 그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될지 몰라 두려워하던 다른 가나안의 족속들이 일종의 연합군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그들은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의 군사들과 더불어 전쟁을 할 태세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결코 긴장을 풀고 있을 여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3절 이하에서 또 다시 연약함에 빠지는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을 만나게 됩니다. 조금 전에 우리가 말씀을 봉독하면서 살펴 본대로 당시 가나안 땅에 정착해 살던 기브온 거민들이 꾀를 써서 이스라엘의 종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사실 기브온 거민들은 가나안 땅의 정착민들이기 때문에 저들 역시 이스라엘이 정복해야할 대상입니다. 바로 '적'입니다. 그런데 기브온 거민들은 자신들이 이스라엘의 상대가 될 수 없음을 알고 거짓 술수로서 이스라엘을 속이고 자신들을 종으로 삼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신앙에도 '틈새 시장'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틈새 시장'이 무엇입니까?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번쩍거리는 아이디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세상입니다. 이제는 그전처럼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 괜찮다 싶어 따라 했다가는 정말이지 쪽박을 차게 될지도 모를 만큼 저 밖의 세상은 복잡다단해져 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앞서가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미처 관심을 갖지 못하는 분야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요즘 세상에서는 생존방법이라고 까지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를 반영해주는 말이 매스컴을 통해 종종 소개되지요? 그것이 '틈새 시장'입니다. 남들이 쳐다보지 않는 분야나 영역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창업을 해서 성공하거나, 그와 같은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 하나의 장을 가리켜 '틈새 시장'이라고 말합니다. 일예로 양복을 보세요. 과거에는 맞춤복이냐 기성복이냐 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성복을 즐겨 입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기성복 자체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지경이 된 것입니다. 그러자 최근에 어느 업체에서는 오랜 시간동안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향기를 낼 수 있는 매우 작은 입자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을 양복을 제조하는 과정에 집어넣었습니다. 향기 나는 양복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랬더니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틈새 시장입니다. 무엇인가 소비자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욕구의 틈을 발견해서 그것을 상품화합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경우 큰 성과를 거둘 수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틈새 시장'은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앙의 세계에서는 어떻습니까? 여기서는 경우가 다릅니다. 오늘 우리가 말씀을 통해 만나게 되는 '틈새 시장'은 다분히 우리들의 신앙을 주춤거리게 만듭니다. 우리의 신앙을 병약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문을 통해 우리 신앙에서 경계해야 할 '틈새 시장'의 내용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이 허용한 '틈새 시장'은 '분별력의 부재'라는 것입니다. 본문 3절부터 6절까지의 말씀입니다.
함께 봉독합니다.
"기브온 거민들이 여호수아의 여리고와 아이에 행한 일을 듣고 꾀를 내어 사신의 모양을 꾸미되 해어진 전대와 해어지고 찢어져서 기운 가죽 포도주 부대를 나귀에 싣고 그 발에는 낡아 기운 신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다 마르고 곰팡이 난 떡을 예비하고 그들이 길갈 진으로 와서 여호수아에게 이르러 그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르되 우리는 원방에서 왔나이다 이제 우리와 약조하사이다"
보세요. 기브온 거민들은 여기에 올 때까지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그들의 준비는 다름 아닌 여호수아와 그 백성의 눈을 속이는 일입니다. 저들은 자신들이 가나안 땅에 사는 사람들이 아님을 증거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해어진 전대, 해어지고 찢어져서 기운 가죽 포도주 부대, 낡아 기운 신발, 낡은 옷, 말라비틀어지고 곰팡이가 난 떡이 저들의 준비물입니다. 기브온 사람들은 이것들을 여호수아 앞에 내어놓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매우 먼 곳에서 여호수아를 찾아온 사람들이라고 변명합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증거들을 본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족장들은 너무 쉽게 그것을 믿어 버렸습니다. 지금 자신들이 전쟁 중이라고 하는 중요한 사실을 망각하고 거짓 증거들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분별력의 부재'입니다.
성경에서 우리는 분별력을 중요하게 말씀하는 구절들을 자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창세기 3장 6절 말씀을 기억하십니까?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한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 지라"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고 타락하게 된 장면입니다. 이때 하와에게 부족했던 것이 무엇입니까? 분별력입니다. 선악과를 놓고 유혹하는 사탄의 술수가 거짓된 것임을 발견하는 분별력이 있어야 했지만 그것이 부족해서 결국은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야 말았습니다. 따라서 본문말씀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오늘날에도 우리의 분별력이 부재할 때 사탄은 그러한 우리의 틈새 시장을 파고듭니다. 그리고 우리를 유혹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몫을 잃어버리게 만들고야 맙니다.
일찍이 하나님께서는 사도 요한을 통해 이와 같은 삶을 경계하셨습니다. 요한일서 2장 15절부터 17절 말씀을 함께 봉독합니다(p. 389).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 온 것이라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이는 영원히 거하느니라"
할렐루야! 하나님께서는 저와 여러분이 영적인 분별력을 가지기를 원하십니다. 지금 우리의 삶에 다가오는 것들이 육신의 정욕에 기초한 것인지, 안목의 정욕을 위한 것인지, 이생의 자랑을 내세우기 위한 것인지를 잘 분별하는 지혜가 우리에게 있어야 함을 말씀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오직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하는 사람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십니다. 이러한 분별력이 있으면 우리는 여호수아처럼 실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믿음 안에서 보다 성공적인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주여, 우리에게 영적인 분별력을 주셔서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게 하옵소서." 이 새벽 우리의 기도제목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두 번째로 본문에서 찾을 수 있는 '틈새 시장'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나친 우월감'입니다. 본문 9절과 10절 말씀입니다. 함께 봉독합니다.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되 종들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인하여 심히 먼 지방에서 왔사오니 이는 우리가 그의 명성과 그가 애굽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들으며 또 그가 요단 동편에 있는 아모리 사람의 두 왕 곧 헤스본 왕 시혼과 아스다롯에 있는 바산 왕 옥에게 행하신 모든 일을 들었음이니이다"
보세요. 기브온 거민들은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들먹입니다. 하나님의 명성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하신 일들을 운운하면서 그 하나님을 믿는 당신들이야말로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부축입니다. 계속되는 11절 말씀에서는 자신들을 가리켜 "당신들의 종입니다"라고 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그 동안 여리고와 아이 성을 함락하고 다시금 들떠 있는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에서 430년간 종살이를 했던 민족입니다. 그런데 한 무리가 찾아와서 이제는 우리들이 당신들의 종이 되겠다고 하니 이 말이 여호수아와 그 백성들의 마음에 하나의 지나친 우월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여호수아가 기브온 거민들에게 틈새 시장을 허용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우리 사람들에게는 참 이상한 성향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비행기'를 태워주면 그 다음에는 물불을 안 가린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월감입니다. 이것을 살짝 건드려주면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것을 이용해서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도 하지요. 지금 여호수아가 그 짝입니다. 기브온 거민들이 태워주는 비행기를 타다보니 그들이 적군인지 아군인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들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허용합니다. 이러한 일은 오늘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파고듭니다. '나'를 우월하게 여기고 싶은 생각들, 환경들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오늘의 '나'는 과연 어떻게 세워진 것입니까? 우리들이 정말 다른 그 누군가가 말해주는 것처럼 뛰어난 능력이 있고, 뛰어난 무엇인가가 있어서 오늘의 '내'가 있는 것입니까?
여기서 우리는 사도 바울의 고백을 기억해야 합니다. 고린도전서 15장 10절 말씀입니다.
"그러나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
이것이 사도 바울의 솔직한 고백입니다. 나의 나 된 것은 나의 수고나 땀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의 재능이나 노력의 결과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직,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나님의 은혜라고 바울은 고백합니다. 여기 어디에 우월감이 자리할 곳이 있습니까? 결코 없습니다. 여호수아도 이를 기억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틈새 시장을 내주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주여, 우리로 지나친 우월감에 빠져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는 자들이 되지 말게 하옵소서." 우리의 기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로 본문이 말씀하는 가장 중요한 '틈새 시장'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젠 하나님 없이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하는 생각입니다. 본문 14절과 15절 말씀입니다. 함께 봉독합니다.
"무리가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 어떻게 할 것을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 여호수아가 곧 그들과 화친하여 그들을 살리리라는 언약을 맺고 회중 족장들이 그들에게 맹세하였더라"
여기서 우리는 결정적인 '틈새 시장'의 현장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아이 성을 공격할 때에 이미 한 번의 잘못을 범한 적이 있는 여호수아와 그 백성들입니다. 그때에도 아이 성을 만만하게 보고 하나님께 묻지 않았습니다. 자기들의 힘으로 아이 성을 넉넉하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이 성을 공략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패배였습니다. 철저한 패배였습니다. 이렇게 패배의 경험을 한지가 얼마나 됐습니까? 1년이나 2년이라도 되었습니까? 아닙니다. 얼마 전입니다. 그런데 또 다시 그와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기브온 거민들에 관한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여호와께 묻지 아니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한계를 발견합니다. 한 번 실수해놓고 또 실수하는 한계 말입니다. 우리 역시 이러한 삶에서 제외된 사람들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여호수아를 탓하거나 손가락질 할 자격이 없습니다. 우리도 종종 하나님을 믿노라 하면서도 하나님 없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주여, 우리로 하나님 없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지 말게 하옵소서."
이렇게 여호수아와 그 백성들에 의해 허용된 '틈새 시장'을 통해 기브온 거민들은 이스라엘의 종이 되었습니다. 16절 이하의 말씀을 보면 얼마 후에 기브온 거민들의 거짓말은 들통났습니다. 이로 인해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당황하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오늘의 본문은 비극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틈새 시장을 허용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관용을 베푸셨습니다. 그들은 처음에 하나님의 뜻을 묻지 아니하고 화친의 결정을 내리는 잘못을 범했지만,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했으므로 이 기브온 거민들과의 화친의 맹약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했습니다.
결국 기브온 족속을 죽이지 않고 그들을 종으로 삼아 여호와의 단을 위하여 나무를 패고 물을 긷도록 했습니다. 하나님은 이것을 귀하게 보셨습니다. 여기까지가 오늘의 본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본문에서 '틈새 시장'의 교훈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여호수아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만 국한된 일이 아닙니다. 우리 역시 영적인 긴장감을 놓치면 이러한 잘못을 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새벽 기도의 행진으로 약속의 땅을 밟아나가는 우리 모두는 기도해야 합니다.
"주여, 우리에게 영적인 분별력을 주셔서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게 하옵소서."
"주여, 우리로 지나친 우월감에 빠져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는 자들이 되지 말게 하옵소서."
"주여, 우리로 하나님 없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지 말게 하옵소서." 이러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귀한 시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