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26장에서부터는 욥기의 가장 실속 있고 중요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26장은 빌닷에 대한 욥의 세번째 변론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욥은 빌닷의 지적과 논리 전개는 훌륭하고 옳은 내용들이 많지만 이것들이 자기와는 상관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욥은 26장을 통해 빌닷보다 훨씬 능라하는 안목과 표현력으로 하나님의 권능과 무한하심을 선포하였습니다.
1. 빌닷에 대한 욥의 반발
1) 힘없는 자를 참 잘도 도와 주는구나
욥은 빌닷을 향해 비웃는 의미에서 그가 한 말에 사의를 표하고 자기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고 반어적으로 말하였습니다. 욥은 빌닷에게 '네가 힘없는 자를 참 잘도 도와 주는구나 기력 없는 팔을 참 잘도 구원하여 주는구나'라고 하였습니다. 빌닷을 비롯한 욥의 친구들은 욥이 처한 재난을 도울 생각으로 나름대로 변론을 하였으나 그것은 오히려 고난을 가중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하였습니다. 욥의 비웃음에서 힘없는 자는 곧 자신을 가리키며, 참 잘도 도와 주는구나라는 말은 빌닷의 유창한 연설이 자신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a.위로 대신 책망만 하는 친구들(욥6:25)
b.욥이 변론하는 친구들을 조롱함(욥12:2)
2) 지혜 없는 자를 참 잘도 가르치는구나
욥의 비웃음은 계속됩니다. 빌닷에 대한 욥의 조롱적인 말투는 참 지혜와 지식의 문제를 논쟁으로 삼고 이를 비난합니다. 욥이 말한 지혜는 단순히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철학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언약 백성 사이의 관계를 바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이론적인 명철함이나 실천적인 방법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빌닷이 교훈한 지식은 참된 지혜에 근거한 것이 아니기에 욥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a.지혜가 쫓겨난 자(욥6:13)
b.지혜를 찾을 수 없는 자들(욥17:10)
3) 누구를 향하여 말하느냐
계속하여 욥은 빌닷에게 네가 누구를 향하여 말하느냐고 하였습니다. 이는 빌닷에게 너는 누구에게 말을 하였느냐라는 뜻입니다. 빌닷의 말은 허공을 치는 것과 같이 욥 자신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비꼬는 말입니다. 그리고 욥은 빌닷의 말이 신적 영감이 없다는 뜻에서 누구의 정신이 네게서 나왔느냐라고 비웃습니다. 이처럼 말이란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았다고 할지라도 상대방에게 적합한 말이 되지 아니할 때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a.변론을 좋아하는 서기관들(막9:14-16)
b.어리석은 변론과 족보 이야기(딛3:9)
2. 하나님의 전지성과 감추임
1) 하나님은 모든 것을 드러내심
욥은 빌닷이 하나님의 주권이 하늘에 있음을 언급한 데 비해(참조, 욥25:2-3), 하늘과 땅 그리고 땅 밑과 음부에까지 확대시키면서 하나님의 주권을 찬양합니다. 그래서 욥은 죽은 자의 영들이 물 밑에서 떤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죽은 자들이 거하는 스올에서도 하나님의 능력이 미치어 그 곳에 있는 자들도 두려움에 떤다고 하였습니다. 욥은 계속하여 하나님의 큰 권세가 모든 감추인 것도 드러내게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존재와 섭리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하나님의 속성은 지옥의 처소에까지 영향력을 미치십니다.
a.스올 깊은 곳에 있는 객들(잠9:17-18)
b.스올에도 주가 계심(시139:7-8)
2) 하늘과 땅을 주장하심
하나님의 능력에 대하여 찬양하고 있는 욥은 스올 세계에 이어 하늘에까지 미치는 하나님의 통치를 말하였습니다. 욥은 북쪽 허공에 별들을 조성하신 자가 하나님이실 뿐만 아니라 땅을 우주 공간에 만들어 두신 자도 하나님이시라고 하였습니다. 천지 창조 당시 하나님에서는 특별히 지구를 인류의 보금자리로 삼으시고자 우주의 구심점이 되게 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늘을 펴시고 땅을 공간에 매다신 하나님께서는 부름 속에 물을 싸시어 홍수가 나지 않도록 하십니다.
a.홀로 하늘을 괴심(욥9:8)
b.터를 바다 위에 세우심(시24:2)
3) 인간과 떨어진 하나님
하나님의 권능을 찬양한 욥은 이제 하나님의 위엄에 대하여 찬양합니다. 그래서 욥은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보름달을 가리시고 자기 구름으로 그 위에 펴신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자기의 보름달을 가리신다'라는 말은 구름으로 하나님의 보좌를 차단하여 보이지 않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보좌와 영광스런 광채를, 구름을 펼치심으로써 땅에 사는 인간들의 눈으로부터 감추신다는 뜻입니다 이어 욥은 하나님께서 수면에 경계를 그으셨다고 하였으며 빛과 어두움의 지경까지 한정을 세웠다고 했습니다.
a.아무도 볼 수 없는 자(딤전6:16)
b.백성을 멀리 서게 하심(출20:21)
3. 대적자를 치시는 하나님
1) 지혜로 라합을 치심
앞서 하나님의 주권과 위엄을 찬양했던 욥은 이제 대적자를 파괴하시며 하늘의 질서를 바로 세우시는 분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꾸짖으시니 하늘 기둥이 흔들리며 놀라고 바다를 잔잔하게 하고 지혜로 라합을 쳐서 깨뜨리신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하나님께서 꾸짖으신다는 표현은 자연계의 현상을 통제하시는 하나님의 권위를 잘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산마저 떨게 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은 바다 또한 잔잔하게 하십니다. 또한 하나님의 크신 권능 앞에서는 라합도 무릎을 꿇습니다. 여기서 라합은 악의 큰 세력들을 가리킵니다.
a.하늘이 진동함(히12:26)
b.교만한 자를 물리치심(약4:6)
2) 날렵한 뱀을 찌르심
지혜로 라합을 깨뜨리신 하나님은 그의 입김으로 하늘을 맑게하시고 손으로 날렵한 뱀을 무찌르십니다. 여기서 그의 입김은 하나님의 영 또는 바람이나 호흡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기상 변화에 대한 모든 주권을 가지실 뿐만 아니라 날렵한 뱀을 하나님의 주권의 손으로 찔러 죽이십니다(참조, 사27:1).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을 가리켜 만왕의 왕이요 만유의 주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참조, 대상29:12).
a.용들의 머리를 깨뜨리심(시74:13)
b.악어의 머리를 부수심(시74:13-14)
3) 측량할 수 없는 하나님
욥은 자기가 지금까지 서술한 하나님의 주권과 위엄을 그 행사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언급함으로써 더욱더 하나님의 주권을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께 대하여 들은 것도 심히 세미한 소리뿐이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아주 적은 부분에 한정되어 하나님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세미한 소리에 대조하여 욥은 하나님의 능력을 우레와 같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전능성을 모두 자기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떠들은 친구들을 이렇게 반박한 것입니다.
a.하늘보다 높으신 하나님(욥11:8)
b.측량 못할 광대하심(시145:3)
결론
욥은 현재 자신이 당하고 있는 고난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바로 하나님의 주권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하나님의 주권을 찬양하였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무한한 영으로, 자존하시는 하나님으로, 불변하시고 한곳에 치우쳐 있지 않게 하시며 전지전능하신 완전한 하나님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하나님의 크신 주권을 믿고 늘 찬양을 드리는 성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